카메라기자의 생각을 공유하는 신문
어떤 과거의 일은 꽤 시간이 지났는데도 한 장의 사진처럼 떠오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카메라기자 신문 100호 기념 원고 청탁을 받고 떠올려본 2003년.
그 기억 역시 겨울의 끄트머리 충무로 인쇄골목의 여백이라는 조그만 사무실의 열기로 떠오릅니다.
“대통령 축사 왔어?” 이 기산 어느 면에 넣어요?” “오타 다시 한 번 봐 주세요”
“배송은 몇 시에 되는 거지?” 꽤 쌀쌀했던 바깥 바람에도 사무실 안의 초짜 배기 편집위원들은 우왕좌왕 열을 내고 있었습니다.
어설프고 엉성했지만 편집위원들의 그런 열기로 2003년 2월 23일 4년 만에 일간지 판형으로 복간된 카메라기자 신문 5호가 나왔습니다.
신문 복간에는 당시 심승보(MBC)회장님과 나준영(MBC)대의협력 국장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습니다.
전 같은 회사라는 악연(?)으로 편집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격월로 발행되는 신문이었지만 신문 편집 경험이 없던 우리 편집위원들에게 두 달은 너무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어떻게 신문을 알차게 만들까?’ 에서 ‘무엇으로 이 많은 면(8면이었음)을 채우나!’ 하는 한탄으로 회의가 진행되긴 했지만
각 사의 편집위원들은 열심히 고민하며 신문을 만들었습니다.
카메라기자들의 생각을 공유하고, 협회와 회원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서 신문은 꼭 필요한 것이라는 공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시작 된 신문이 이제 100호를 발행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동안 우리 신문도 크게 발전해서 회원들의 관심과 사랑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재난 보도영상에 대한 진지한 고민부터
디지털 시대 신기술 소개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의견과 정보들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런 신문의 질적인 발전에는 많은 편집위원들의 고민과 노력 그리고 회원들의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우리 신문은 보도영상의 발전과 공정성. 그리고 카메라기자의 권익을 위해서 다양한 논의의 장을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디지털 시대가 열리면서 보도영상을 담당하는 카메라기자의 위상과 보도영상의 개념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불합리하게 힘의 논리로 회원들의 권익을 헤치고, 보도영상의 공정성을 담보하는 제도와
시스템들이 훼손되는 일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 신문의 적극적인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카메라기자 신문 100호발행을 진심으로 감사하며, 2003년 복간호 1면에 실렸던 노무현 대통령의 축사 중 일부를 적어봅니다.
‘백 마디의 말보다 한 순간의 영상이 진실을 말해줍니다. 그것이 바로 눈으로 보는 뉴스의 힘입니다.
그런 점에서 카메라 기자들은 역사의 현장을 통찰하는 사관의 눈을 가진 정확한 기록자가 되어야 합니다...
여러분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사명감으로 최선을 다 해주시길 바랍니다.’
2003년·2004년 편집장
양동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