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카메라기자 ‘블랙리스트’ 공개
카메라기자 65명 대상, '요주의인물' 관리까지.....
MBC 영상기자회 소속 51명 전면 제작 중단 돌입
노조, 24일부터 총파업 찬반 투표 실시
MBC가 카메라기자 65명에 대해 성향을 분석한 ‘블랙리스트’ 문서가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김연국, 이하 MBC본부)는 지난 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내 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메라기자의 성향분석표>와 <요주의 인물 성향>이라는
제목의 문건, 이른바 MBC 블랙리스트 문건을 공개했다.
이 문건에는 카메라 기자 65명을 ✕(12명), △(28명), ○(19명), ☆☆(6명)의 표시로 4등급으로 나누고 기자들의 정치적 성향, 출신 지역, 회사 정책에 대한 충성도, 노조와의 관계 등을 비롯한 ‘(절대) 격리 필요’ ‘보도국 외로 방출 필요’ ‘주요 관찰 대상’ 등의 표현에서부터 ‘게으른 인물’ ‘영향력 제로’ ‘무능과 태만’ ‘존재감 없음’ 등의
인격 모욕적 표현들이 담겨있다.
MBC본부에 따르면 이 문건은 “회사 측이 2012년 파업 참가 여부와 정치적 성향에 따라 기자들을 4등급으로 매겨 인사평가와 인력배치에 활용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MBC ‘블랙리스트 파문’으로 피해 당사자인 MBC 영상기자회 소속 45명의 카메라기자들은 9일 오후 12시부터 전면 제작 중단에 돌입했다.
MBC 영상기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2012년 170일 파업이후, 보도영상부문이 공중분해 되었다. 발기발기 찢겨져 노예들처럼 살아온 MBC영상기자들은 이제 각자의 자리에서 카메라를 내려놓고, 블랙리스트의 진실을 스스로 밝히기 위해 제작중단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지난 5년간 MBC기자회 회원들을 감시, 감찰하고 억압했던 굴레에서 벗어나, 우리의 MBC를 바로 세우고, MBC 보도영상부문 재건을 위해 당당히 일어설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8월8일 오전 MBC노조가 카메라기자 '블랙리스트'문건 공개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와중에 회사 측은 영상기자와 취재기자 등 경력채용 계획을 공지하면서 영상기자회 소속 기자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회사 측은 17일 공고를 취소했다.
한편, 17일 현재까지 제작 중단에 참가한 영상기자회 소속 카메라기자들은 52명(영상기자회 총인원 58명)으로 늘어났다. 이어 보도국 취재기자들까지 제작 중단 움직임에 돌입하면서 MBC 노조원 289여명(서울 노조원 950여 명)이 제작 거부에 들어갔다.
MBC 노조는 24일부터 총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한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24일 오전 9시부터 29일 오후 6시까지 쟁의행위 확대를 위한 조합원 투표를 실시한다고 17일 공고했다. 찬반투표에서 파업이 결정되면 2012년 170일간의 파업이 끝난 후 5년 만이다. 전국 MBC 노조원은 모두 1,750여 명이고 이 중 서울에 근무하는 노조원은 950여 명이다.
이정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