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회 기획보도부문 - 심야의 무법자

by MBC 김기덕 posted Oct 1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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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로부터 소외된 아이들의 이야기>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오토바이 폭주족! 그리고 그 뒤를 쫒는 취재차량!
과속과 신호위반은 다반사. 때론 역주행도 마다않고 폭주족을 놓칠세라 바짝 따라붙는다. 폭주족과 접촉사고라도 일어난다면 그야말로 최악이다. 취재차량 썬루프를 통해 몸의 상반신을 드러낸다. 급커브라도 돌때면 내 몸은 좌우로 흔들려 몸이 차 밖으로 튕겨나갈 것만 같다.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놓칠 수 없기에 눈을 뷰파인더에 집중한다. 그러다보면 안전에 대한 걱정은 뒷전이다. 도심 한가운데서 두발달린 오토바이를 네발달린 취재차량으로 쫒는다는것은 녹록치 않다. 때론 신호에 막혀, 다른 차량에 막혀 폭주족을 놓치는 일은 허다하다.

취재기간은 3주정도가 걸렸다. 취재하는 동안 늘 아쉬움에 부족함에 하루하루를 보냈다. 나의 부족함이 또는 게으름이 아이템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생각하면 괴롭기까지 하다. 잠도 오지 않는다. 오토바이 폭주는 주로 밤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나또한 늦은 심야에 취재하게 됐다. 덕분에 낮과 밤이 뒤바뀌어 버렸다. 태양빛을 받으면 살이 녹아드는 벰파이어가 될 것 같다는 착각도 해본다.

폭주족의 구성은 대부분 10대 청소년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들에게 접근해서 그들의 속내를 들어보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취재진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것이 당연했다. 밤마다 얼굴을 익히고 친근감있게 이름을 불러주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들도 취재를 흔쾌히 허락하였다. 그들의 얘기를 들으며 안타깝고 놀라웠던 것은 폭주족 구성원중 대부분이 폭주를 그만두고 평범하게 살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학교를 그만두고 마땅히 갈 곳이 없거나 할 일이 없어서 모인 같은 또래의 같은 환경에 처한 이들이 모여 폭주를 뛰는 것만이 그들의 안식처였던 것이다. 폭주족의 또 다른 이름은 사회로부터 소외받은 아이들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오토바이 폭주를 하는 10대 청소년들에게 사고의 위험으로부터 안전을 당부하고 싶다. 그리고 빠른 시간안에 사회에 적응하여 평범한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

부족한 저에게 수상의 영광의 안겨준 심사위원들과 취재기간동안 밤마다 고생을 같이한 팀동료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김기덕 / MBC 영상취재팀/ kimkd@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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