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취재기

by 김상하 posted Feb 24,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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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취재기1 - '출발 : 서울에서 산티아고까지' (1999년 11월 -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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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특집을 위한 남극 취재 출장 명령이 떨어졌다.
제목은 '남극을 선점하라!'
남극? 펭귄이 노니는 그곳? 눈과 얼음의 나라? 지구의 끝? 세종기지가 있는곳?!
그렇다. 바로 남극으로의 출장이었다.

남은 기간은 2주일. 11월 18일 출발하여 한달 정도 계획으로 떠나는 것이었다. 취재팀은 이주형 취재기자와 정명구 촬영기자 그리고 나 이렇게 세 명이었다.
우선 남극이라는 곳을 알아보기 위해 남극 세종 기지 홈페이지(http://sejong.kordi.re.kr)를 찾았다.

아! 사람이 살고있었다. 그것도 세계 각 국의 꽤 많은 사람들이 연구 활동을 목적으로 거주하고 있었다.그래, 사람이 살고 있다면 아주 못 갈 곳도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펭귄과 물개가 있는 곳, 점점 남극이 친근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겨울인 우리 나라와는 반대로 남극은 여름이었다. 세종 기지를 기준으로 기온은 영하 10도 내외, 하지만 바람의 영향으로 체감 온도는 훨씬 낮다고한다.

2주일의 준비 기간 동안 세 명의 남극 취재진은 아침마다 모여 회의를 거듭했고 드디어 1999년 11월 18일 김포공항을 떠나 남극으로 가는 대장정을 시작하였다.

남극까지의 여정은 이랬다. 김포공항 출발, LA도착, 트랜짓 후 칠레의 산티아고에서 2박. 다시 출발, 칠레의 땅 끝 마을 푼타 아레나스 도착, 일단 여정을 풀고, 일정이 되는대로 칠레 공군기를 타고 세종 기지가 있는 킹조지 섬으로 가는 것이다.

18일 공항, 세종기지에서 근무하고있는 12차 대원과 임무 교대를 하기 위해 남극으로 떠나는 13차 대원들과 간단하게 상견례를 하고 오후 3시경 서울을 출발했다. 대한 항공 KE017 비행기는 날짜 변경선을 넘어 현지 시각 18일 오전 8시 30분, LA에 도착했다.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고 갖다주는 기내식만 먹으며 10시간 넘게 비행기에 앉아 있었더니 여간 피곤한게 아니었다. 그런데 우리가 갈아탈, 칠레 산티아고 행 Lan Chile 601편이 오후 1시에 있기 때문에 우리는 다시 공항에서 꼬박 4시간 넘게 기다려야 했다. 불행하게 미국 비자가 없는 관계로 공항 직원의 삼엄한 경계 속에 4시간을 대합실에서 대기했다. 지루한 기다림 끝에 Lan Chile(칠레의 국적기)를 타고 다시 산티아고로 향했다. 중간에 페루의 라마를 거쳐 12시간 여를 가서 현지 시각 아침 6시 40분에 산티아고에 내렸다.

입국 수속을 마치니 우리가 만나기로 한 가이드 주신기씨가 기다리고 있었다. 주신기씨는 어려서 칠레에 이민 왔고, 몇 년 전에는 세종 기지의 월동대원으로 근무했었기 때문에 세종 기지로 가는 한국 연구원들을 맞는 가이드 역할을 해오고 있었다.

주선생의 차에 장비를 싣고 숙소로 가서 여장을 풀었다. 묵을 곳은 산티아고 쎈뜨로 지역에 있는 '뚜빠우에 호텔'. 산티아고는 여름이라 그런지 햇볕이 세고 따가왔다. 호텔로 가는 차 안에서 본 산티아고는 우리나라 70년대 모습을 보는 듯했다. 70년대 후반 공장 지역 분위기가 났는데 주선생의 말로는 구도시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담벼락에는 낙서와 곧 있을 대통령 선거관련 글귀가 많았고 단정한 교복 차림의 학생들도 많이 보였다. 안데스 산맥이 멀리 보이지만 부옇게 스모그가 낀 것이 공기가 아주 탁해 보였다. 안데스 산맥, 꼬스따(coast) 산맥으로 둘러싸인 분지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주선생의 설명이었다. 신도시는 상대적으로 깨끗하고 사람은 별로 없어 한산해 보이기까지 했다. 차는 많고 길은 좁아서 운전하는 모습이 아슬아슬해 보이기까지 했다. 남미인들은 낙천적이기 때문에 쓸만큼만 벌고 나머지는 생활을 즐긴다고 한다. 칠레의 인구는 1470만명 정도, 한인은 약 1500명 정도이고 중국인이 6000명 정도 거주한다고 한다. 일본인도 5-600명 정도 있는데 거의 상사 주재원이라고 한다.

산티아고에서도 할 일은 있었다. 2박 3일간 머무른 후 땅 끝 마을 푼타 아레나스로 떠나는데 그동안 우리는 칠레의 대통령 선거 유세를 취재 했다.

남극취재기2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