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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담긴영상

by 정연철 posted Feb 24,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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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내용은 문화방송 홈페이지 뉴스인뉴스에서 발췌한것입니다.
사랑이 담긴 영상
정연철 카메라 수습기자 mpeople@imbc.com


영상 매체의 절대적인 힘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는 지금, 영상의 중요함을 다시 말한다는 것은 번거로운 일입니다. 일례로 TV에 나온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성금이 쏟아진다든지, 뉴스에서 보도했던 방법으로 모방범죄가 일어나는 것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영상을 보고 그에 공감하고 반응하게 됩니다. 저는 지금 전국의 오천만 시청자가 보는 뉴스 영상을 그려내고자 이 자리에 도전했습니다.


▶ 그려내고 싶은 삶의 모습들은 너무나도 많은데...

'카메라'라는 기구를 들고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은 이 세상에 얼마든지 많습니다. 내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크고 작은 일들, 어린아이가 순수하게 웃음 짓는 모습이며, 주름 투성이의 아주머니가 시장에서 콩나물을 파는 모습, 그런 평범한 모습에서부터 노숙자들의 생활 모습이나, 역사의 한 현장에 서서 김대중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악수하는 모습까지 내가 들고 있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나의 눈을 통해, 그리고 나의 마음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뿐만 아니라, 요즘에 한창 전세계의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엘살바도르의 지진 피해자의 눈물 한 방울, 그리고 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은 오지에서의 삶들의 모습 그런 모습들도 그려보고 싶습니다.

연수 생활동안에 저의 이런 생각들을 다시 한 번 정리하게 된 계기는 저널리스트로서의 뉴스의 공정성과 객관성에대한 강의였습니다. '과연 내 마음을 통해 한 번 걸러진 영상이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포함하면서 공정성과 객관성을 유지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었습니다. 또한, 편집 데스크에 앉아서 걸려오는 시청자들의 항의 전화를 받아 보면서 '내가 만든 잘못된 영상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게 될까' 하는 걱정 또한 들었습니다.



▶마음까지 찍어낼 수 있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마음을 여는 건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갑갑한 도시 속에 살면서, 또 각박한 세상을 헤쳐가면서 닫혀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제가 만든 영상으로 살짝 열어보고자 하는 욕심을 부려 봅니다. 하지만 먼저 제 맘속에 있는 걱정들을 떨쳐버려야겠죠. 훌륭하다기보다는 올곧은 저널리스트가 되기 위해 지금은 고민하고, 공부하고, 노력하겠습니다. 제가 그려내는 영상이 MBC라는 타이틀을 걸고 나갈 때 결코 우리회사를 부끄럽게 만들지 않을 것이라는 다짐을 합니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보도 본부의 여러 선배님들을 봤습니다. 그리고 아직은... 그 옆에서 멀뚱하게 서있는 제 모습을 봅니다. 저도 그 안에서 바삐 돌아가는 동료가 되려고 합니다. 같이 웃을 수 있는 정을 느끼며 뉴스의 영상을 그려내겠습니다. 언젠가는 제가 그려낸 영상으로 우리 모두가 한 번 웃을 수 있고, 한 번 울어줄 수 있는 꿈을 꿔 봅니다.
사랑이 담긴 영상... 그것은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