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서
국회의장의 영상취재 통제를 반대한다.
한국영상기자협회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영상취재 통제가 이루어진 데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
어제 오전 국회 대변인실에서는 ‘국회 접견실 공간의 협소함’을 이유로 문희상 의장의 신년 기자간담회의 영상취재를 제한했다. 국회의장의 모두발언까지만 스케치하도록 공개하고 의장의 발언 내용과 기자 질의응답 내용은 국회방송이 촬영한 녹화 영상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이에 국회 출입 영상기자 풀단은 회의를 거쳐 국회방송이 제공하는 영상을 거부하고 기자간담회 전체 내용을 영상 취재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취재 현장에서 의장의 모두 발언이 끝난 후 영상기자들은 강제로 퇴장을 당해야 했다.
국회 출입 영상기자 풀단은 지금까지 좁은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행사는 사전에 국회 언론담당관과 협의해서 행사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해 왔다. 하지만 이번 기자간담회의 핵심인 ‘국회의장의 발언’과 ‘기자 질의응답 내용’의 취재를 통제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또한 대변인실 판단에 따라 기자 간담회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일부 발언 내용을 편집해서 제공하겠다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알 권리와 언론자유를 훼손하는 것이다.
국회의장 신년 기자 간담회는 국민을 대신해 국회 출입 기자들이 의장에게 질의하고 취재하는 자리이다. 기자 간담회는 누구에게나 질문과 취재가 보장된 자리이다.
우리 영상기자들은 국민이 선출한 입법 권력의 수장인 문희상 국회의장의 신년 구상과 정국 현안에 대한 입장을 성실하게 기록해 국민에게 전달하려고 했다. 하지만 영상기자들의 취재를 애초부터 통제하고 제한하는 것은 우리 국회가 앞장서서 지키고 실현해야 할 언론자유의 가치를 스스로 무시하고 국민을 대신해 뉴스현장을 기록하고 감시하는 언론을 망각하는 것이다.
우리 영상기자들은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 주고, 들려주고 싶은 것만 들려주려고 하던 정치인과 정치세력들이 몰락하는 것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촛불 혁명이 복원한 민주주의 현장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은 ‘촛불정신을 실현하겠다’고 외치고 있다. 하지만 그 중심이 되어야 할 국회의장실에서 언론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것이다.
국회에서의 영상취재를 포함한 언론의 취재활동은 정치적 목적에 따른 통제와 허용이 아닌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이 제1의 가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2019년 1월 4일
한국영상기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