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는 지난 3일, 전주 코아리베라 호텔에서 ‘강력범죄 피의자의 초상권과 인권’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에는 협회 회원 및 대학생 명예 카메라기자, 언론관련학과 학생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본 세미나에서는 MBC 영상취재부 류종현 부장(제1주제: 강력 범죄 피의자의 초상권과 인권)과 협회 고문 변호사인 이 신 변호사(제2주제: 강력 범죄 피의자의 초상권과 인권에 대한 법률적 고찰)가 발제를 맡았으며, 우석대 신문방송학과 장낙인 교수와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최용준 교수 그리고 KBS전주총국 영상취재팀 정종배 차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MBC 류종현 부장은 피의자 신분의 단계에서는 그야말로 단순히 혐의를 받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아직 ‘사실’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진실성의 원칙에 따라서 진실보도만이 면책의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그 피의자가 사법적인 심판에 의해 범죄자로 확정된 후에라야 얼굴을 공개해도 진실보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순한 사실보도에서 비롯되는 어떠한 오류나 명예훼손 프라이버시 침해 등이 보도하는 언론사의 전적인 책임이며, 피의자의 초상공개로 파생되는 또 다른 범죄에 대하여서도 법률적 책임과 함께 도의적 비난까지 모든 부담을 언론이 진다는 전제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피의자의 초상권 공개는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따라서 법을 만들고 집행하고 적용하는 주체들이 언론과 머리를 맞대고 ‘불완전한 이론적 합의’라도 함께 도출하려는 노력을 마다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사회적 논쟁과 논란에 종지부를 찍게 될 날도 그리 멀지 않을 것이라며 결론을 내렸다.
이어서 발제를 맡은 이 신 변호사는 강력 범죄자에 대한 초상권공개는 신중한 접근방식이 필요하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 변호사는 강력 범죄자에 대한 초상공개에 대한 찬반논리는 나름대로의 근거를 가지고 있으나 초상공개에 따라 얻어지는 공익과 사익에 대한 비교형량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아직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초상공개가 강력범죄자 본인에 대해서는 충분히 용인될 수 있는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 가족관계의 특수성에 비추어 연좌제적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초상공개는 신중해야 하며, 만약 강력범죄자의 초상공개를 허용한다고 하더라도 엄격한 기준과 요건이 법적으로 완비된 다음에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덧붙여 지난 3월 25일 법무부에서 입법예고한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의 경우, 수사기관이 살인이나 미성년자 약취, 유인, 강도 강간 등 특정강력범죄를 저지른 피의자의 얼굴이나 나이 등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 역시 국민의 알권리 등 공익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증거관계가 명백해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제도가 시행되더라도 시행과정에서 그 문제점을 계속적으로 보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강력 범죄자 초상권 공개’에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함을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 세미나는 한국언론재단의 후원을 받아 진행되었으며, 강력범죄 피의자의 취재 및 편집 제작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분석하고 현재의 법률과 판례를 살펴보고자 기획되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