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회 한국영상기자상 문화보도부문 MBC안동 임유주 기자
▲ <“최초의 한류, 최치원” 2부작>보도로 한국영상기자상 문화보도부문을 수상한 안동MBC 임유주 기자<사진 왼쪽>.
“미래는 개척하는 사람만의 몫이다”라는 말은 매일 새로운 상황을 맞이해야 하는 우리들에게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현재 우리의 제작 환경에서 다큐멘터리는 기획과 취재, 촬영, 그리고 편집이 함께 하는 대표적인 팀작업 가운데 하나다. 영상은 항상 팀의 일원이었고 많은 경우 주어진 기획에 따른 좋은 그림을 만드는 것이 최고의 덕목이라고 생각해 왔다.
물론 좋은 기획자를 비롯한 팀원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지는 우리 모두가 잘 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또 다른 꿈이 있다. 스스로 기획하고 그 기획에 가장 잘 어울리는 영상으로 시청자들과만나는 꿈. 개척이 필요하고, 어려운 일이지만, 꿈을 위한 새로운 도전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이러한 시도는 우리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발걸음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카메듀서(카메라와 프로듀서의 합성어)로서의 도전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한 번도 고민해 보지 않았던 ‘기획’이란 문턱 앞에서 많이 망설였다. 기획된 내용을 중심으로 그림을 만들었던 기존 틀에서 벗어나, 영상으로 가장 잘 표현될 수 있는 새로운 기획을 해야 했다. 오랫동안 다루어왔던 카메라 뷰파인더에 눈부터 대는 것이 아니라, 손잡이를 더듬으면서 이 카메라가 가장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내용에 대한 고민부터 해야 했다. 나는 지금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우리 지역의 어떤 이야기가 시청자들이 원하는 콘텐츠인지, 지금 이 시점에서 시청자들은 어떠한 스토리를 원하는지, 같은 고민은 그야말로 새로운 시도였다. ‘최초의 한류, 최치원’은 이러한 고민의 결과물이다.
이러한 변화는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일일 수 있을 것 같다. 이른바 ‘공중파’ 중심 방송 환경은 이제 더 이상 현재 진행형이 아니다. 송출과 콘텐츠를 모두 가지고 있어야 ‘방송사’였던 시대를 넘어 우리는 지금까지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1인 미디어 시대를 맞고 있다. 팀 작업을 통해 모든 분야에서 완성된 퀄리티를 만들어야 했던 기존의 방송제작 환경은 늦은 속도감으로 인해 새로운 시대에 뒤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시시각각 변하는 시청자들의 요구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1인 유투버들 앞에서 우리도 변화가 필요하다. 프로페셔널이 요청되는 이유다. 빠르게 결정하고, 그 결정에 가장 적절한 영상이 제공될 수 있는 시스템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 지금 방송환경에서 요구하는 변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시도만으로도 너무나 힘든 일이었지만, 이번 시상은 이러한 시도에 대한 새로운 평가라는 점에서 내게는 매우 의미가 크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길 가운데 하나를 열심히 걸어가라는 격려로 받아들이겠다.
다큐멘터리 2부작은 호흡이 매우 긴 작업일 수밖에 없었다. 주제가 흐려질 때마다 다잡아 주신 이어령 전 장관과 최병주 회장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1인 제작의 특성상 잦은 출장으로 가장의 빈자리를 많이 느꼈을 아내와 가족들에게도 이 상이 가장 큰 위로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특히 어려운 제작환경에서도 이러한 시도를 격려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던 안동MBC 임대근 사장님을 비롯한 보도국 식구들에게도 특별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임유주 / 안동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