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비판 다큐에 포스코 노사, 산재 취재방 해…노조가 “투자중단” 협박도
포항MBC “포스코, 성역아냐”…기자 단체, 포스코 노사에 사과 요구
▲지난16일정의당김종철대표가산재사고조사를위해포스코를방문했다.
이 장면을 취재하려는 포항MBC 취재진이 포스코 측으로부터 저지를 당했다<지난 16일
포항MBC뉴스화면갈무리>
포스코 노사가 포항제철소 노동자의 산재 사망 취재를 잇달아 막아 언론 현업인 단체가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노조는 포스코 직업병 실태를 다룬다큐멘터리가 방영된 직후 포항 지역에 대한 투자와 사회공헌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해 지역 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은 지난 11일 유가족과 노웅래 더불어민주당의원 참관 아래 포스코 하청업체 소속 60대 노동자가 기계 설비 수리를 하던 도중 떨어져 사망한 산재 사고 조사를 진행했다. 포항MBC는 유가족 요청과 노동부 협조 아래 현장을 동행 취재하기로 했다. 하지만 포스코 내 다수 노조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취재 당일 포항MBC 취재진의 출입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취재기자가넘어지는 등 물리적인 충돌이 있었고, 결국 취재가불발됐다.
포항MBC는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포항제철소를 방문한 16일 다시 동행 취재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포스코 회사 측이 취재를 막았다. 당시 현장 취재를 나갔던 기자는 “회사 측에서 취재진만 들어갈 수 없게 막았고, 당 대표와 노동부 관계자가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도 버스에 타지 못하게 했다.”고 밝혔다.
포스코 노사가 산재 사망 취재를 막고 나서자 한국기자협회와 한국방송기자연합회는 공동성명을 통해 포스코 노사에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16일 성명에서 “언론자유가 보장된 대한민국에서 자신들을 비판하는 기사를 전했다는 이유로 취재를 방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포스코 노조가) 집단적인 물리력을 행사해 정당한 취재를 방해한 행위는 민주주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두 단체는 이어 포스코를 향해 “소속 직원이 완력을 행사해 취재를 방해하고 회사 임원들이 노조의 물리력 행사를 방치한 경위에 대해 소상히 밝히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포스코 노사가 포항MBC의 취재를 막아선 배경에는 지난 10일 방영된 특집 다큐멘터리 ‘그 쇳물 쓰지 마라’가 있다. ‘그 쇳물 쓰지 마라’는 포스코 직업병 실태와 환경 오염, 지자체와 지역 언론의 카르텔 등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다큐멘터리가 방영된 다음날, 한국노총포스코노조는 포스코의 포항 지역사회 투자와 사회 공헌, 지역사회 소비활동을 일체중단하고 직원과 가족주소도 이전해 포항을 소도시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포스코 사측은 포항시와 상생협력을 계속 추진하겠다고밝혔지만, 지역사회는‘포스코 노조 뒤에 사측이있다’며 믿지않는눈치다.
포항MBC는 16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노조가 특정 방송사의 다큐를 문제 삼아, 50만 포항시민과 포항시를 볼모로 협박하는 행태는 납득할 수 없다.”며 “포스코는 포항에서 비판할 수 없는 성역이 아니며, 환경, 노동, 안전과 관련해 법적 의무를 다하고 언론의 상시적인 감시와 견제를 받아야 할 포항의 한 구성원”이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도 21일 성명을 통해 “포스코 노조는 노동자 보호라는 본분을 망각하고 사망사고를 취재하는 정당한 언론활동까지 앞장서 방해했다.”며 “직업병과 대기오염을 지적한 정당한 보도를 두고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포항시민과 언론사를 말그대로 겁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 쇳물쓰지마라’를 촬영한 양재혁 기자는“포스코에서 포항MBC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촬영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려고 노력했고, 프로그램이 완성된 뒤 전문가의 자문도 받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안경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