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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 수 매일 1천 명 오르내리는데

‘거리두기’ 안 되는 ‘언론’

“기자단 있다면 사전 협의”… 방통위도 ‘거리두기 등 방역지침 준수’요청

 

 

 

 

영상기자129호(수정완료)_2.png

▲ 지난 16일 새벽 윤석열 검찰총장 검사징계위원회 2차 심의를 마친 정한중 징계 위원장 직무대리가 과천 법무부 청사를

나서고 있는동안 취재진이 방역지침 준수를 하지 않고 취재를 하고 있다.(사진=한국영상기자협회 공동 취재단 화면 갈무리) 

 

 

 사례1.

 법원의 ‘2개월 정직’ 처분 정지 결정 하루만인 지난 25일 낮12시 10분.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은색 관용차를 타고 대검찰청에 출근했다. 윤 총장이 탄 관용차가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사진·영상기자들과 유튜버 등 수십 명의 취재진이 빼곡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해 ‘재판부 사찰’ 등의 혐의를 지적하며 윤 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징계를 청구한 뒤 윤 총장이 집행정지 신청을 한 데 대해 법원이 효력 임시 중단 결정을 내리자 즉각 업무에 복귀했던 지난 1일 모습도 비슷했다. 두명의 취재기자가 윤총장 곁에서 질문을 했고, 윤 총장의 동선을 따라 쳐진 포토라인을 따라 수십 명의 취재진과 유튜버가 빼곡하게 들어서 윤 총장의 모습을 찍었다.

 

 사례2.

 자녀 입시 비리와 사모펀드 의혹에 대한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1심 선고 당일인 지난 23일, 정 교수를 취재하기 위해 정교수가 도착하기 전부터 포토라인 밖에서는 수십 명의 취재진이 진을 치고있다.

 

 사례3.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 씨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의정부 지방법원. 기소 9개월만인 지난 22일 법정에 첫 출석하는 최 씨를 취재하기 위해 취재진이 모여들었다. 취재진과 유튜버들은 최 씨를 따라가며 질문을 쏟아냈다.

 

 코로나19 3차 유행이 본격화하면서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1천 명 대를 오르내리고 있지만, 취재 현장 곳곳에서 기자들이 ‘거리두기’를 하고 있지 않아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있다.

 

 실제로 최근 한국 사회의 주요 정치·사회 이슈가 있는 현장에서 취재진들의 ‘거리두기’는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시청자들은 방송 뉴스를 통해 수십 명의 취재진과 유튜버가 ‘2미터 이상’ 거리두기는 커녕 20센티미터도 떨어지지 않고 바짝 붙어 취재원을 취재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한국영상기자협회와 한국기자협회·방송기자연합회·한국과학기자 협회가 영상보도 가이드라인과 감염병 보도준칙을 통해 ‘기자 본인의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 취재에 임하라’고 권하고 했지만, 현장에선 전혀 지켜지지 않고있다.

 

 법무부의  윤 총장 징계위 과정을 취재했던 한 기자는“현장에서 조심해야 한다는 건 알지만 사회적 관심이 높은 사안인데다 취재 공간이 제한적이라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일을 가까이 붙어서 촬영할 수밖에 없다.”며 “취재기자들은 기자단에서 두 명을 정해 녹음을 하고 그걸 공유하고 있는데, 영상이나 사진은 회사마다 입장이 달라서 그런지 별다른 논의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취재 형태는 기자 스스로의  안전을 지킬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기자를 통해 감염병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10월 26일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를 취재했던 기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날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을 방문했던 사람들은 모두 진단검사를 받아야 했다. 당시 빈소를 취재했던 한 기자는“방역당국으로부터 진단검사를 받으라는 문자를 받고 검사를 받았고, 자가격리도 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언론학 교수는 “취재를 하다 보면 기자들끼리 사전에 협의가 가능한 상황이 있고, 협의가 어려운 상황이 있을 수 있다.”며 “기자단이 운영되는 검찰이나 법원 등의 경우엔 기자단 차원에서 취재현장에서 안전하게 취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미리 협의 하는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어“기자단이 없거나 현장에서 안전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일 때는 기자가 혼자서만 취재에 빠질 수 없다는 생각에 무리하게 취재를 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선 데스크가‘위험하지 않은 범위에서 취재하라’고 지시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회 한상혁·아래 방통위)도 방송사를 향해 거리두기 등 방역지침 준수를 당부하고나섰다.

 

 방통위는 지난 24일 “방송사의 연말 시상식, 드라마 촬영 등 방송제작과정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엄격하게 지켜지지 않아 감염병 확산이 우려된다는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며 “다중이 모이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경우 단순히 방역 지침을 위반하지 않는 데 그치지 않고 최소한의 방송 관계자만 참여하게 하거나 마스크 착용, 출연자 간 거리두기 등 방역지침을 강화하여 철저히 준수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상혁 방통위 위원장은 “방역수칙이 준수되지 않는 영상이 방송될 경우 마스크를 쓰며 일상생활을 하는 엄중한 현실에 부합하지 않고 감염 확산 우려도 제기될 수 있는 만큼, 다중이 모이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방역 지침이 철저히 준수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경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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