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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회 한국방송카메라기자상 대   SBS 이병주 김태훈 비디오머그<응답하라 노량진 수산시장>


대상 수상 소감


비디오머그“응답하라 노량진 수산시장”


노량진 수산시장이 없어진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정확히는 새로운 청사를 지어 옮기고, 예전 시장 자리는 복합 리조트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추위 취재나 명절을 앞둔 분위기 취재 때 단골로 등장했던 노량진 수산시장이 새로운 건물로 이전하게 되면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삶의 터전이고, 많은 이들의 향수가 묻어 있는 서울의 명물 한 곳인 노량진 수산시장을 기록하는 영상을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SBS 비디오머그 팀에는 전담 카메라기자가 있습니다. 그간 데일리 뉴스에서 다뤄보지 못한 독특한 방식으로 둘이 한 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제작에 임했습니다. 제작도 중요하지만 사관(史官)’이 되어 기록으로 남기자는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취재를 시작하면서 처음 만난 현장은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들의 집회였습니다. 그들은 땀냄새와 비린내가 나는 그 곳을 빼앗길 처지에 놓였다는 하소연이었습니다. 언론을 통해 알고 있는 것처럼 좋은 환경에서 장사하고 신선한 수산물을 먹기 위해 새로운 청사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었습니다.

겨울 추위가 매섭던 2월의 어느 새벽, 본격적인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초조한 마음으로 경매를 준비하는 사람들과 경매를 진행하는 중도매인, 그들로부터 물건을 받아가는 상인들까지 흥건한 물기로 신발은 다 젖고 손은 얼었지만, 살아 움직이는 활어와 상인들의 눈빛, 그들의 표정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썼습니다. 그렇게 물 만난 고기처럼 카메라기자 둘이서 마음껏 영상에 담았습니다. 어쩌면 아무 것도 정해지지 않았기에 현장 상황을 충실히 담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현장 취재를 통해 만난 사람들을 통해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담으려고 애썼습니다. 노량진 이전 염천동 시절부터 장사를 해온 상인도 만나고, 상주 직원들과 상인들에게 밥을 해 주던 식당 주인, 새벽 경매시장에 나와 신선한 횟감을 고르려는 주방장, 마지막으로 수협 측과 이전을 반대하는 비대위 관계자까지 노량진의 역사와 추억, 전통 그리고 현재의 복잡한 상황을 그들의 인터뷰로 풀어나가는 구성 방식을 택했습니다.

 

처음에 섭외가 쉽지 않았던 상인들도 계속된 취재진의 출현(?)에 조금씩 마음을 열어주셨습니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나둘 꺼내시고 솔직한 심정을 인터뷰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언론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으로 기뻐하시며 꼭 보도해줄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현장 취재를 마치고 돌아와 촬영본을 보며 취재기자, 작가 등 제작진들과 피드백 과정을 거쳤습니다. 특히 5부작 편집을 담당한 편집기자와 영상을 보고 보충 촬영 시 담아야 할 점들을 상의하고, 유튜브 영상을 보고 벤치마킹할 것들을 보기도 했습니다. 그런 점들이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아직도 두 집 살림을 살고 있는 노량진 수산시장의 속사정이 비디오머그 SCOPE 첫 번째 아이템인 응답하라 노량진수산시장을 통해 그렇게 소개됐습니다. 카메라기자, 취재기자, 작가, 편집기자, 디자이너까지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소통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카메라기자 본연의 자세에 집중할 수 있도록 조언해 준 영상취재팀 선후배들과 비디오머그 팀원 모두와 이 영광을 나눴으면 합니다.

 

이병주/김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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