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멀티보도부문 MBC 박주영 기자 <[현장36.5] "저희에겐 장벽이에요"> 외 1편

by KVJA posted Jul 2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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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멀티보도부문 

MBC 박주영 기자

 
<[현장36.5] "저희에겐 장벽이에요">



“저희에겐 장벽이에요”


지난 4월 초쯤 점심을 먹으러 회사 앞 패스트 푸드점에 갔는데, 그 곳에서 우연히 휠체어를 탄 지체 장애인이 키오스크로 햄버거 주문을 하는 모습을 봤다. 총 3대의 키오스크가 설치돼있었지만 점심 시간이라 사람도 많았고, 키오스크 간 간격이 넉넉하지 않아서 줄을 선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휠체어를 탄 채 키오스크 앞에 있기 불편해 보였다. 또 키오스크 화면은 휠체어를 탄 상태에서 터치를 하기엔 너무 높아 보여서, 뒤에서 기다리면서도 계속 그 분에게 눈이 갔다. 예상했던 대로 화면 상단에 있는 일부 메뉴는 터치를 할 수 없어 힘들어 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저런 불편을 겪는 상황을 취재해보면 어떨까?’라고 짧게 생각했다. 그런데 사무실로 돌아와서 부서 후배와 이런 저런 이야기하던 중에 ‘배리어프리 키오스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고, ‘아, 아까 그 상황이랑 연결해서 같이 취재하면 되겠다.’ 싶었다. 또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지체 장애인들의 불편뿐만 아니라 시각 장애인들의 어려움도 같이 취재를 하면 키오스크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의 불편을 개선하자는 내용을 다룰 수 있겠다 판단했다.


배리어프리 영화는 키오스크 관련 취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어서 기획하게 됐다. 키오스크 관련 취재를 하면서 관련된 다른 내용들을 찾다보니, 문득 시각과 청각에 장애가 있는 장애인들이 영화를 어떻게 소비하는지 궁금해졌다. 취재해보니 배리어프리 영화라는 것이 있었고, 시청각 장애인들을 위한 전용 영화도 따로 제작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원래 키오스크 아이템과 배리어프리 영화를 한 리포트에서 다루려고 했지만, 리포트 분량이 2분으로 제한이 있어서 두 아이템을 분리해서 각각 진행 하는 게 좋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대신 두 리포트를 연속보도 형식으로 보도하기로 했다.


이번에 출품한 두 개의 리포트는 모두, 영상기자 박주영 본인이 기획하고 취재했다. 또 현장에서 영상 취재하고 리포트 영상 편집을 했고, 자막 작업과 MBC ‘엠빅뉴스’ 업로드 파일 완제까지 직접 다 마무리했다. 


현장 36.5는 MBC 영상기자들이 만드는 코너다. 아이템을 선정하고 뼈대를 만들고, 현장에서 취재한 내용을 2분 내외의 영상 뉴스로 만들어내는 전 과정을 영상기자들이 담당한다. MBC 뉴스 데스크에서 다루는 많은 뉴스들 중 오롯이 영상 기자들이 담당하는 코너라는 점에서 예전에 있었던 ‘데스크 영상’과 비슷한 면도 있다. 하지만 다루는 내용이나 제작하는 형식이 다르고 방송 주기도 다르다. 


또 여러 가지 이유로 기존 뉴스에서 다루지 못했거나 다루기 어려운 아이템들을 영상기자들 만의 제작 문법으로 다룰 수 있고, 취재기자들의 내레이션이 아닌 취재를 하면서 만난 사람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많이 담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아이템들도 장애인 당사자들의 목소리로 그들이 겪는 불편을 최대한 많이 전달하고 싶었다. 


최대한 노력은 했지만, 여러 가지 여건 상 조금 더 충분히 이야기를 다루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이다.


더불어 ‘저희에겐 장벽이에요’ 리포트에서는 원래 디지털 약자인 노년층까지 다루려 했으나 리포트 내용 전개 시 집중도가 좀 낮아지고 주제도 흐려져서 ‘장애인들이 키오스크를 이용하면서 겪는 불편’으로 주제를 좁혀서 진행하기로 했다. ‘장애 상관없이 보세요’는 영화 저작권 문제가 있어서 (사)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저작권 문제가 생기지 않을 소스를 정하고, 사용하는 영상의 길이도 안내를 받아 제작했다.


이 두 개의 리포트를 제작하면서 지체 장애인, 시각 장애인들과 많이 연락하고 실제로 만나서 어떻게 리포트의 내용을 만들어 나갈 것인지 많이 상의하고 교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원래 다른 리포트들을 제작할 때도 사전 취재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취재원과 교감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는 편이지만 이번 리포트들을 제작할 때는 훨씬 더 많이 애를 썼던 것 같다. 또 그들을 돕기 위해 여러 방면에서 같이 고민하고 도움을 주기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도 알게 됐다. 


이번 연속보도 두 건은 다 그 분들의 현실적인 노력에 내가 그저 카메라 앵글을 댄 것뿐이라는 생각이다.


박주영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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