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1일, 기자는 KBS 영상편집제작팀을 방문하게 되었다. 방문 목적은 “현장 포착”을 제작하는 최현주 차장을 인터뷰하기 위함이었다.
기자가 방문하는 순간에도 최현주 차장은 편집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20년가량 근무한 최현주 차장은 KBS 영상편집제작팀의 산증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또한 이 분야의 베테랑임은 재론할 여지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기자는 “영상 취재” 분야 저변 확대의 디딤돌이라고 할 수 있는 “현장 포착”에 대한 모든 것과 앞으로의 보도가 지향해야 할 방향에 대해 물어보고, 최현주 차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위 : 현장포착팀 사진]
1. 현장포착을 기획하게 된 동기가 무엇입니까?
TV는 영상 중심의 매체이다. 그리고 보도는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다. 불필요하게 많은 말이 들어가지 않아도, 영상의 구성만으로 충분히 시청자들에게 사실을 전달할 수 있다. 우리가 사견의 개입이나, 왜곡 없이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전달해주었다면 그에 대한 2차적인 해석의 몫은 시청자에게 있다. 시청자의 2차적 해석의 권리를 빼앗지 말자는 것이 우리가 현장 포착을 기획하게 된 첫 번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이유는 하루에 카메라 기자들이 취재해오는 100여건의 아이템 중 재미와 볼거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장되는 아이템이 많다. 그래서 이러한 부분을 살릴 수 없을까 의견을 모으던 중 우리가 전부터 생각하고 있던, 첫 번째 이유와 맞물려 실질적으로 “현장 포착"을 시작하게 되는 이유가 되었다.
2. 현장 포착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십시오.
현장포착이 시작된 것은 약 2년 전이었다. 그때는 YTN에서 “돌발 영상”이라는 영상구성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었던 시기였다. 그래서 처음에는 “현장 포착”도 YTN의 돌발영상을 상당 부분 벤치마킹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돌발 영상”은 정치적 사건을 말풍선으로 제작자의 의도를 개입시키는 등의 방법을 사용하여 희화화 하는 성격이 강했다. 이는 우리의 제작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향의 것이었다. 우리는 우리의 기획의도에 적합한 우리만의 영상 구성물을 만들어내기로 했다. 그것이 지금에 이른 것이다.
"현장 포착“의 미래 또한 ‘처음의 기획 의도에 더욱 충실한 모습’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뉴스적 가치“와 ”충분한 볼거리“를 가진 영상 구성물로 자리매김하는 것도 ”현장 포착“의 숙제라고 생각한다. 뉴스는 주입식 강의가 아니다. 이것도 시청자의 시청률을 먹고 사는 한 프로그램으로서 시청자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 책임이 있는 것이다. ”현장 포착“도 뉴스의 일부분이긴 하지만, 앞으로 ”현장 포착“이 이러한 부분을 해결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3. 앞으로 뉴스의 모습이 어떤 방향으로 변화 , 발전했으면 하는지 이야기해 주십시오.
앞서 말했듯, 뉴스는 주입식 강의가 아니다. 지금의 뉴스는 올바른 것, 그리고 어려운 것을 가르쳐 주려는 선생님 같다. 그러나 우리의 시청자는 무지한 학생이 아니다. 누가 인도해주지 않아도 어떤 사실에 대한 판단은 스스로 내릴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뉴스는 지나치다 못해 넘친다. 90%이상의 리포트로 50분 동안 너무 많은 내용을 시청자에게 전달하려 한다. 이는 시청자들이 원치 않을 뿐 아니라, 시대의 흐름에도 역행하는 것이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뉴스 대부분에서 리포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3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는 스트레이트 아이템인 것이다. 적절하게 촬영되고, 편집된 영상을 보고, 시청자는 사실을 전달 받으며, 그에 대한 해석은 시청자 스스로 하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우리 뉴스가 지향해야 할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덧붙여 이야기 하자면, 현재 시청자들은 뉴스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는 뉴스의 시청률이 떨어져 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특히 젊은 층으로 갈수록 더욱 뉴스를 보지 않는다. 이것은 커다란 문제이다. 젊은 층이 뉴스를 보지 않으면, 앞으로 우리 보도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률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보는 사람이 없는 프로그램이 어떻게 되는지는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뉴스는 새로워져야 한다. 젊은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수 있는 아이템을 개발해내야 하는 것이다. 보통 뉴스는 집에서 휴식을 취하며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요즈음은 뉴스에 나오는 아이템 자체가 스트레스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거기에 많은 말들을 더해 시청자의 스트레스를 가중시킬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시청자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뉴스, 젊은 층을 시선을 집중시키는 뉴스를 만들어내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뉴스 포맷의 변화도 필요하겠지만, 우선적으로 카메라 기자와 편집 기자의 아이템 발굴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 좀 더 볼거리 있는 아이템, 재미있는 아이템을 탁월한 촬영과 편집으로 시청자에게 뉴스가 한 발 다가갈 수 있게 하는 노력 말이다. 나는 “현장 포착”이 그러한 영상 취재물의 기준이 되어 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