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와 권력에 맞설 우리의 무기는 손에 든 카메라와 마이크입니다.”
‘2021힌츠페터국제보도상’에 참여하게 된 건 동료 덕분이었습니다. 저는 제 다큐멘터리를 출품한 적이 없어 수상 경력이 없었습니다. 저는 동료가 요청한 대로 출품 양식을 작성했고, ‘힌츠페터국제보도상 심사위원회’가 저를 '기로에 선 세계상' 수상자로 선정했다는 메일을 발견하기 전까지 잊고 살았습니다.
힌츠페터국제보도상의 심사위원회가 제 작품을 평가해 주신 것에 감사합니다. 제 다큐멘터리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들이 벨라루스 사람들이 겪고 있는 모든 일을 알게 되었기를 바랍니다. 힌츠페터국제보도상을 통해 벨라루스 주변 정세와 루카셴코 정권 하에 벨라루스 사람들이 겪는 고통에 관심을 가져 주신 대한민국 국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힌츠페터국제보도상을 수상한 후 제 삶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여전히 폴란드에 있는 BelsatTV에서 근무하며, 2020년 이후 루카셴코 독재 정권의 언론과 비정부기구에 대한 탄압을 피해 벨라루스를 떠난 독립 언론인들의 발전을 돕고 있습니다.
저는 벨라루스를 떠나야만 했던 평범한 벨라루스 사람들과 제 영화의 영웅들을 만났습니다. 제 작품에 대한 엄청난 찬사도 받았습니다. 일반인들은 감사를, 동료들은 존경을 표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저에게 속편을 만들 거냐고 물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계획은 있지만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입니다. 만약 속편을 제작한다면, 속편은 굉장히 슬픈 작품이 될 것입니다. 루카셴코 정권은 전체주의 체제로 바뀌고 있으며, 정치범들과 탄압을 피해 떠난 벨라루스 사람들이 매주 점점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 침략에 동참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감옥에 갇힐 뿐만 아니라, 죽고 있습니다. 수만 명의 사람들이 죽었습니다. 이건 끔찍한 일입니다. 시청자들에게 희망을 보여 주고 싶지만, 제가 직접 목격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희망을 전달할 수 있을까요?
영상기자를 비롯한 언론인과 다큐멘터리 제작자 여러분! 힘든 상황 속에서 사람들에게 진실을 전달하는 것보다 더 큰 가치는 없습니다. 독재 정권들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그들은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감옥에 가두고,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만의 무기가 있습니다. 우리의 무기는 손에 든 카메라와 마이크입니다. 여러분이 어떤 기술을 사용하든 어떤 걸 발견하든 상관없습니다. 여러분이 세상에서 알게 된 사람들과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중요합니다! 우리는 취재와 보도로 선전을 비난하고, 독재 정권의 거짓말을 허물었습니다. 힌츠페터 기자가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참상을 취재하지 않았다면, 세상은 전두환의 범죄를 알지 못했을 겁니다. 용감무쌍한 벨라루스 언론인들과 감옥에 갇힌 사람들이 아니었다면, 세상은 루카셴코 정권의 범죄를 알지 못했을 겁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많은 언론인들로 인해,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부차와 마리우폴에서 발생한 러시아의 전쟁 범죄를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기리며, 우리의 일을 계속해 나가야 합니다! 세상이 ‘진실을 알리기 위한 당신의 작품’을 알 수 있도록 ‘2022 힌츠페터국제보도상’에 출품해 주시길 바랍니다.
2021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기로에 선 세계상' 수상자 / 미하일 아르신스키 (벨라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