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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발언 취재, 보도한 MBC 영상기자, 취재기자에 협박편지도

최근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에 일부 행사 공식발언 외에 대통령 현장음 사용 말 것 요구에 기자단 항의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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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27일 윤석열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현업언론단체 긴급 공동기자회견.

 이번 ‘대통령 비속어논란’ 뒤, 이를 취재, 보도한 영상기자, 취재기자, 그리고, MBC에 대한 대통령실과 여권의 비난과 공권력을 동원한 수사와 각 종 조사는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언론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는 민주주의의 다른 권리를 보장하는 중요한 권리인 언론자유를 침해하고, 이를 현장에서 실현하는 기자들의 위축을 가져 오고 있다.

 대통령실은 9월 22일 대통령의 발언이 담긴 해당 영상을 확인한 뒤 기자단에 “어떻게 해 줄 수 없냐?”며 비보도를 요청했다. 기자단이 이를 거절하자 대통령실은 이번에는 해당 영상을 최초 보도한 MBC에 취재 경위를 묻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대해 MBC는 “보도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엄연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최고 권력기관인 대통령실에서 보도 경위를 해명하라는 식의 공문을 공영방송사 사장에게 보낸 것은 언론자유를 위협하는 압박으로 비칠 수 있어 매우 유감스럽고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대통령비서실에 앞서,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은 'MBC 사장, 부사장, 보도본부장 중 한 명이 국회에 와서 국민의힘 과방위 위원과 ICT미디어진흥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대상으로 이른바 허위방송에 대해 해명하라'는 공문을 보내왔다.”며 “언론사 임원을 임의로 소환하려는 시도 역시 언론자유를 심대하게 제약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고 항의했다.

 대통령실의 무리수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10월 5일 윤 대통령이 주재하는 제9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앞두고 기자단에 ‘공식 발언 외의 현장음을 사용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지난 8월 새로 임명된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의 지시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기자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취재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몇 시간 뒤 대통령실은 방침 철회와 함께 사과의 뜻을 전했다.

 대통령실을 출입하는 한 기자는 “영상기자들은 대통령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언론인인데 ‘영상을 내보내지 말라’, ‘녹취를 하지 말라’라고 요청하는 것을 보며 보도지침이 통하던 옛날 언론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언론을 대통령실에서 얼마든지 통제할 수 있는 대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너무 어이없었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이어 “더 놀라운 것은 녹취 금지를 요구한 사람이 바로 방송사(YTN) 기자 출신 비서관이었다는 점”이라며 “대통령 주위에 언론인 출신이 여럿 있는데, 언론에 대한 신념이나 개념이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집권여당과 그런가 하면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비속어 논란 보도에 대해 MBC 박성제 사장과 기자 등을 검찰 고발하고, 국정감사 자리에서 MBC 민영화를 언급하는 한편 MBC를 항의방문하기도 하는 등 전방위 압박을 가했다.

 특히 김석기 국힘 의원은 지난 4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MBC의 보도에 대해 “정상적인 경우라면 ‘혹시 우리 대통령께서 실수하셨나 그러면 큰 일인데’(라고) 걱정을 해야 하는데, 이걸 그냥 외신에다 갖다 퍼뜨리면서 전혀 얼토당토않은 미국, 의회, 바이든(과 같이) 없는 말을 자막에서 만들어서 붙여서 퍼뜨린다”고 말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비속어 영상을 촬영한 MBC 기자는 대통령실과 보수 유튜버 등으로부터 ‘정치적 의도를 갖고 영상을 왜곡했다’, ‘윤 대통령의 후보 시절 유세 장면을 왜곡했던 기자’ 등의 공격을 당했다. 이 기자는 국힘은 물론 익명의 인물로부터 여러 건의 검찰 고발을 당하고 자신을 욕하는 내용의 우편물을 받는 등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며 심리상담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기자는 자신과 취재기자를 매도한 세력에 대해 명예훼손과 모욕 등의 혐의로 법적 조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언론노조 최성혁 MBC본부장은 “MBC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좌표 찍기와 검찰 고발, 국정감사를 통한 왜곡 선동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일련의 적반하장식 책임 전가는 공영방송 MBC 장악 의도를 드러내는 것이라 판단하고 향후 예상되는 탄압에 더욱 강하고 굳건하게 대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 본부장은 이어 또 “MBC가 더 이상 정치권의 진영 논리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이번 정기국회가 끝나는 연말까지는 반드시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위한 지배구조 개선 법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적극 투쟁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나준영 한국영상기자협회장은 “더 이상 정권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기자와 방송, 언론사가 움직여지고, 이에 반대하거나 비판하는 언론인과 방송, 언론사에 대해, 공권력까지 동원한 수사와 조사로 압박하는 것은 우리 사회와 시민들이 오랜 시간 성취하고 발전시켜 온 민주화와 언론자유를 흔들고 훼손시키려는 퇴행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며, “일시적으로는 언론인과 방송사, 언론사들이 위축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런 시도들이 결국에는 국민과 언론의 거센 저항과 심판에 직면했던 우리의 역사를 정부와 여당은 다시 한 번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고 현 상황에 대한 우려와 정부와 여당의 자성을 촉구했다.

안경숙 기자 cat10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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