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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광주의 비극,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계속돼, 
힌츠페터 기자의 5.18취재정신 이어가야”

2022힌츠페터국제보도상 시상식,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성공적 개최
민주주의, 인권, 평화의 현장에서 취재, 보도한 국내외 수상자들 한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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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7일 광주광역시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2022힌츠페터국제보도상 시상식에서 대상인
〈기로에 선 세계상〉 수상자 영국의 필립폭스 영상기자가 원순석 5.18 기념재단 이사장으로부터 상을 받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세계 각지에서 민주주의, 인권, 평화를 위해 목숨을 걸고 취재한 언론인들이 힌츠페터국제보도상을 수상했다. 한국영상기자협회(회장 나준영)와 5.18기념재단(이사장 원순석)가 주최하고, 광주광역시가 후원하는 ‘2022 힌츠페터국제보도상’ 시상식이 지난 10월 27일 광주광역시 옛전남도청 앞 5.18 민주광장에서 열렸다.

 경쟁부문 대상인 ‘기로에 선 세계상’은 아프리카 수단에서 군부 쿠데타에 맞서 저항하는 시민의 모습을 담은 영국의 프리랜서 영상기자 필립 콕스에게 돌아갔다.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심사위원회(위원장 크리스토퍼 들루아르)는 콕스 기자의 <수단의 스파이더맨>에 대해 “수단 군사 쿠데타에 저항하는 ‘스파이더맨’의 이야기를 통해 민주주의를 복원하고 더 나은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수단 시민들의 염원과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시위현장의 위험함을 생생하게 담아낸 영상과 다양한 영상장치들을 사용해 스파이더맨을 인상적으로 그려낸 영상미, 그리고, 창의적 스토리텔링을 통해 높은 작품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필립 콕스 기자는 시상식에서 “수단에서도 주부, 학생, 교사 등 많은 사람들이 80년 광주에서처럼 민주주의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나는 그날의 힌츠페터처럼 필름에 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말했다.

 또, “오늘날 인권 문제는 홍콩, 미얀마, 우크라이나 등 많은 나라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광주의 이야기는 아주 특별하게 계속 이어지고 있다. 광주에서 있었던 취재정신을 이어가는 일들이 계속돼야 한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뉴스 부문은 탈레반 재집권으로 혼돈에 빠진 아프가니스탄을 취재한 와타나베 타쿠야 일본 TBS 기자가 받았다. 와타나베 기자는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한 미군이 철수하기 직전인 2021년 8월, 일본 언론 최초로 수하일 샤힌 탈레반 대변인을 직접 인터뷰했다. 또, 탈레반이 통치를 시작한 뒤 수도 카불과 바미얀 지역을 찾아가 식량 부족과 빈곤에 시달리는 아프가니스탄 주민들의 상황을 <지금, 아프가니스탄은>에 담았다. 

 힌츠페터 국제보도상이 생긴 지 2년 만에 한국인 수상자도 나왔다.

 특집 부문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속 시민들의 삶을 담은 한국의 독립저널리스트 윤재완 PD가 이름을 올렸다. 윤 PD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자 전쟁의 참상을 기록하기 위해 도네츠크 지역으로 향했다. 윤 PD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한복판에서 68일을 보내며, 생사의 갈림길에서 사투를 벌이는 평범한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이야기를 <전선에서의 68일>에 담았다. KBS 전인태·김동렬 PD는 윤 PD의 영상으로 우크라이나 침공 100일 특집 다큐멘터리를 제작, 방영했다.  

 여권법 위반에 따른 한국 정부의 법적 처벌을 감수하고 현장 취재를 한 윤 PD는 “저널리스트로서 약자의 삶을 취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우크라이나 등 여권법에 따라 입국이 금지된 곳이 많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저널리스트가 돼 세계 저널리스트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어려운 현장을 취재하고 싶다.”고 밝혔다.

 비경쟁부문인 공로상인 ‘오월광주상’은 고(故) 쉬린 아부 아클레 기자와 마지디 베누라 기자에게 돌아갔다. 

 아클레 기자는 지난 5월 11일 팔레스타인 난민촌을 취재하다 이스라엘 군의 총격에 사망한 알 자지라 소속 기자다. 베누라 기자는 알 자지라에서 아클레 기자와 24년 동안 현장을 함께한 영상기자로, 아클레 기자의 마지막 현장을 기록했다.

 심사위는 “세계 곳곳의 민주주의, 인권, 평화의 현장에서 진실을 알리고, 언론자유를 위협하는 폭압에 맞서 목숨을 걸고 언론인으로서의 사명을 다하고자 노력하는 고 쉬린 아부 아클레 기자와 마디지 베누라 영상기자와 같은 언론인들을 추모·격려하고, 충격과 고통 속에서도 다시 카메라와 마이크를 들어 진실의 현장으로 나서는 전 세계의 언론인들을 응원하는 뜻”에서 두 사람을 올해 ‘오월광주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조직위원회는 지난 6월 1일 제2회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국제 공모에 들어가 7월 21일부터 8월 10일 1차 온라인 심사를 진행했고, 8월13일부터 25일까지 8편를 대상으로 최종 심사를 실시해 수상작을 선정했다. 이번 공모에는 전 세계 12개국에서 CNN, 일본 TBS, 호주 ABC, 싱가포르 CNA, 영국 더가디언(The Guardian), 독일 DW, 글로벌온라인보도채널 VICE NEWS 등의 해외 언론사를 비롯해 KBS, SBS 등 국내 방송사 영상기자들과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들이 자신이 취재·보도한 뉴스와 기획보도 작품들을 출품했다. 

 심사위원회는 크리스토퍼 들루아르 ‘국경없는기자회(RSF)’ 사무총장의 주재로 20명의 저명한 영상기자, 저널리스트, 언론학자, 전문가들이 토론과 투표를 거쳐 수상자를 결정했다.

 크리스토퍼 들루아르 심사위원장은 “2022년 출품작의 다양성과 뛰어난 작품성에 진심으로 놀랐다.”며 “출품작들이 다룬 주제가 무엇이든 영상보도 하나하나가 평화 정의 인권을 엄격하게 존중하는 것에 힘찬 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독립적인 보도 없이는 인권과 법치를 보장받을 수 없다. 저널리즘이 없는 세상은 책임감이 없으며 소수의 사람이 많은 사람의 운명을 지배하고 사람들이 자원으로서 부당하게 착취당할 곳”이라며 “언론 자유는 다른 자유를 보장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힌츠페터 국제보도상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전 세계에 알린 독일 언론인 고 위르겐 힌츠페터의 기자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각 부문 수상자들에게는 부문별로 미화 1만 달러의 시상금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서울과 광주에서 번갈아가며 열리며, 지난해 첫 시상식이 서울에서 열린 데 이어, 짝수해인 올해는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개최됐다.

 이날 시상식에는 필립 콕스, 윤재완 독립PD, 마지디 베누라 등 수상자와, 코로나19에 감염돼 불참하게 된 수상자를 대신해 참석한 오타 히로유키 일본TBS 뉴스편성센터장,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나준영 영상기자협회장, 한원상 전 영상기자협회장, 원순석 5·18기념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안경숙 기자 cat10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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