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살아도 정규직으로

by 김 훈 posted May 18,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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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살아도 정규직으로

 서민들의 호주머니에 먼지가 날리고 목구멍에 거미줄이 생길 정도로 상황이 어렵다고 한다. 한편에선 무역흑자를 이야기하며 경제가 날로 번창 한다고 한다. 외국인 노동자, 파트타임, 일용직, 비정규직 등 노동자의 삶은 쪼개져 층을 이루고 서로 갈등과 반목을 한다.

 보이지 않는 사회 계급론이 등장하고 수많은 차별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 모든 원인은 자본의 자기증식 과정에서 파생되어지는 것이다. 자본은 생존이라는 이름하에 모든 것을 정당화 시키며 차별과 대립, 불신을 조장해 내며 사회전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사회의 공기라는 방송국는 어떠한가. 차별과 변형근로를 비정규직에 강요하고 그 범위도 차차 넓어지고 있다.  이들은 고용불안, 저임금 그리고 참기 힘든 직장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대전mbc의 경우 현업에 종사하는 직종 중 비중이 큰 카메라기자의 절반이 넘는 5명이 비정규직이다. 후배 중 한명은 “하루를 살아도 정규직이 좋다.”는 말은 버릇처럼 한다. 이 후배의 경우 4월 한 달에 연장근로를 법정기준인 48시간을 초과해 무려 72시간을 일했고 1주일에 하루를 쉬어야 한다는 근로기준법을 어기는 경우가 허다하며 휴일근로 시 대휴사용이나 할증인금을 받아본 적이 없다.

 정규직보다 강도 높은 노동을 하고 있지만 임금은 60~70%대이고 항상 불완전 고용 속에 목소리를 죽이며 노동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후배는 척추수술이라는 큰 수술을 한지 한 달 만에 출근해야 했다. 타 방송국의 정규직 카메라기자는 3개월 입원하고 퇴원 후 3개월간 현업에서 재외 되었던 상황과 비교하면 너무 대조적이다.

 비정규직이란 이름 하에선 임금이 적고, 노동을 더하고, 몸이 아파도, 목소리를 낼 수가 없다. “재계약할  때마다 회사가 무슨 큰 은혜를 베푸는 것처럼 대하는데, 월급 적은 것도 속상하지만 무시당한다는 모멸감은 더 견디기 힘들었어요.”라고 하소연하는 후배의 한숨 속에 우리 사회의 고통이 숨어 있었다.

 궁극적으로 노동자라는 동일 계급이면서 비정규직과 정규직이라는 중심부와 주변부 노동자로 나뉘어 쉽게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회에선 2등 국민, 회사 내에선 2등 노동자로 취급받으면서 일상적으로 ‘절망’을 경험하고 있다. 저임금이라는 물질적 궁핍을 넘어 노동자의 자존심을 상실하고 차별에 대한 분노가 극단적으로 치닫는데, 이것이 자아나 사회 공동체의 파괴로 이어지곤 한다.

  자본의 이데올로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협력과 애정으로 바라보고 문제를 공유하고 모순을 타파해야 한다. 왜냐하면 정규직이라는 안락함과 편안함속에는 비정규직의 절망과 희생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대전MBC 보도국 카메라취재부 기자 김  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