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역사로 기록하는 영상기자> 전국대학생특강 참여기
보이지 않는 걸 보여주는 사람들
▲한국영상기자협회는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전국의 대학을 순회하면 영상기자 특강을 개최했다.
보도영상의 모든 프레임을 채우지만 대중에게 보이지 않는 이름. 바로 우리 영상기자다. 화면에 보이지 않지만, 보여 지는 것들을 담아내는 우리의 모습. 캠퍼스의 청춘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알릴 때가 된 것 같다. 지난 4월부터 영상기자협회와 회원사의 영상기자들이 전국의 대학생들에게 영상기자의 직무를 소개하고 특강이 열린다는 소식에 나는 기뻤다. 입사를 준비할 당시 풀었던 문제들과 그때의 감정들이 아직 생생히 기억에 남았기 때문이다. 진로를 탐색하는 학생들의 고민은 각기 다르겠지만, 그 본질은 이해하고 있다는 자신감에 특강 강사로 참여했다.
지난 4월 전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강의실. 50명 여의 학생들이 강의실을 메웠다. 나는 ENG 카메라를 꺼냈다. 백마디 말보다 강력했다. 그리곤 운을 뗐다. “직업이 무엇일까요”. 영상기자의 장점이나 경험보다,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고민이라고 생각했다. 10년 전, 스물 다섯의 내가 그랬듯이 말이다. 직업을 선택함에 있어서 보통 고려하게 되는 건 ‘직'이다. 직함, 직종 등 내가 맡게되는 역할말이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10년 전 내가 정말 찾던 것은 ‘업’이었다. 바로 어떤 가치를 쫓을 것인가 말이다. 그때의 나는 어떤 직업을 가져야하는지 몰랐다. 다만 나로 인해 다른 사람의 노력이 알려져서 ‘우리’가 행복해지길 바랐다. 그랬던 나는 10년 전 한 편의 다큐를 만들었다. 당시 박근혜 정부의 ‘학과통폐합 정책’으로 졸지에 화장품학과 로 강제병합 된 미술학과의 이야기를 다뤘다. 작은 카메라 하나를 들고 억울함을 울부짓던 학생들의 목소리를 닥치는대로 담았다. <지켜주지 못한 날개>라는 이름을 단 다큐는 그해 KBS 신세대 VJ콘테스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전국에 방송되었다. 이 경험은 <사회통합>이라는 언론의 궁극적인 ‘업’을 이해하게 해주었다. 이후 나는 2018년 KBS정기공채에 합격하며 ‘직’을 갖게 되었다.
위 이야기와 더불어 내가 입사시험을 보던 당시 풀었던 실제 논술문제와 면접 질문들을 보여주었다. 내가 직접 취재한 영상보도물과 그 반향을, 영상기자의 ‘직업’을 설명했다. 강의가 끝난 후 50여명의 중 10여명의 학생들이 찾아와 명함을 가져가고, 다수가 연락을 취해 감사인사를 전해주었다. 한국영상기자협회의 전국 특강은 미래 영상기자들이 그들의 직업을 찾는데 기여했다고 본다. 이번 특강을 통해 나 또한 지역대학생들에게 영상기자를 소개하며 우리의 역할과 정체성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영상기자는 보이지 않는 걸 보여주는 사람들이다. 사회의 변화 속에서 개개인이 통합하고 서로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가치들을 찾아서 보여준다. 영상기자의 사회적 역할과 가치를 대학생들에게 알리기 위해 전국의 캠퍼스를 누빈 영상기자 동료들의 노고에도 감사드린다. 이번 특강이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지길 바라본다.
정현덕 / KBS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