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뼈아픈 역사, 지역 영상기자의 역할 확고히 하는 계기 돼”

by KVJA posted Aug 3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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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영상기자 콘텐츠 소재개발 및 제작 역량강화 연수 후기>


제주의 뼈아픈 역사, 지역 영상기자의 역할 확고히 하는 계기 돼


영상기자 콘텐츠 소재개발및 제작 역량강화 연수 2.jpg


 살면서 처음 제주 땅을 밟았다. ‘제주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휴양지였다. 푸른 바다와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어우러져 있는 풍경이 먼저 생각났다. 그러나 이번 연수로 제주의 아름다운 모습 이면에 숨겨진 4.3 사건이란 아픈 역사를 알아갔다.

 

 ‘제주 4.3 사건의 영상 콘텐츠화와 영상기자강의에서 그동안 4.3 사건을 기록화하고 영상적 가치를 높이기 위한 선배들의 과정을 들을 수 있었다. KBS제주 강재윤 기자는 오라리 방화사건이 기록된 제주 메이데이를 컬러화 작업을 했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3개월에 걸쳐 작업을 했는데, 흑백영상을 컬러로 보니 오라리 방화사건의 참혹한 현장을 더욱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영상기자는 영상으로 새로운 역사를 기록한다. 그러나 과거 촬영된 영상을 새로운 기술과 접목해 생생한 역사의 증거로 재탄생시키는 역할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KBS제주 고진현 기자는 한정된 자원에서 직접 세트를 구성하고 연출했다. <4.3 예비검속 절대극비> 제작기에서 목격자의 증언을 바탕으로 조명과 미니어처, 편집 기법 등으로 사실감을 극대화해서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제주MBC 김현명 기자는 4.3 사건 직권 재심의 모든 과정을 기록했다. 또한, 재판의 증언을 AI 이미지로 재현해 생생한 당시 분위기를 재현했다. AI 이미지로 충분히 이야기를 녹여낼 수 있지만, 사실 왜곡에 대한 논란은 피해 갈 수 없다. 앞으로 어떻게 AI 이미지를 정교화해서 사용할 것이고, 어디까지 사용해도 괜찮을지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배기성 강사의 제주 4.3과 현대사와 역사투어로 4.3 사건의 배경과 흔적들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었다. 제주는 일제강점기부터 일본군에 의해 군사기지로 이용되었다. 2차 세계대전 말 일본은 제주를 본토 결전지로 삼아 결7호 작전을 펼쳤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제주 도민들이 자살특공대로 강제 차출되어 희생당했다. 해방 이후 4.3 사건과 오라리 방화사건으로 수많은 도민들이 처참히 희생되었고, 그 사실조차 연좌제때문에 세상에 알리지 못해왔다는 사실에 충격을 금치 못했다. 송악산 해안 동굴진지와 정방폭포, 박진경의 묘비를 둘러보며 제주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4.3의 흔적들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조성현 PD과거 뉴스와 보도영상자료의 새로운 콘텐츠화<나는 신이다> 제작기를 통해 아카이브 베이스 다큐멘터리 기획, 제작, OTT 계약에 대한 전반적인 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다. 오늘날 촬영된 원본이 추후 어떤 방식으로 재가공될 수 있으므로 자막이 없는 촬영 원본을 아카이빙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출연자 모두 법적 문제를 보호해 주겠다는 서약서를 쓰고 경호원과 보험을 들어 비교적 안전한 신변 보호 아래서 촬영이 진행되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장익선 조명감독은 보도영상을 위한 조명디자인 고찰을 통해 영상에 의도를 담을 때 룩(Look)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외 사례를 통해 Look에 대해 명확히 알 수 있었다. 밝은 녹색 톤을 상징 컬러로 사용한 일본 NTVNews zero, 무채색과 단색의 컬러를 사용한 미국 CBS News 등 시각적으로 어떤 방송사의 뉴스 프로그램인지 바로 알 수 있게끔 영상의 Look이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보여준다는 걸 알았다. 시리즈로 기획 취재를 할 때 기준 Look을 만들고 제작한다면 콘텐츠의 테마와 방향성을 잡기 수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4.3 사건이라는 제주의 뼈아픈 역사를 듣고, 보며 영상기자로서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고민해 봤다. 우리 지역의 아픔을 꺼내고 모두가 기억할 수 있게끔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이 영상기자의 역할이 아닐까. 아름다운 풍경 속 제주 4.3의 뼈아픈 역사를 알아가며 지역의 영상기자로서 해 나가야 할 역할을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된 연수였다.


김현준 / MBC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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