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오염수방류, 이스라엘-하마스전쟁
평화, 안전, 환경의 위험 높았던 2023년
오송지하차도참사, 서이초교사사망사건, 세계잼버리조기폐영 등 우리사회의 민낯 보여 준 1년
한국영상기자협회(회장 나준영)는 지난 12월 11일부터 13일까지 3일 동안 전 회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를 진행해 ‘영상기자가 뽑은 2023년 10대 뉴스를 선정, 발표했다. 영상기자가 뽑은 10대 뉴스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청주 오송 궁평 지하차도 참사, 깡통 전세사기, 서이초 교사 사망 등 우리 사회의 민낯을 보여주는 부정적인 기사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우울한 뉴스 속에서도 전 국민을 기쁘게 한 ‘굿 뉴스’는 있었다.
영상기자들은 올해의 굿뉴스메이커에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의 주역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선정했다. 항우연의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대한민국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우주 개발 기술 분야에서 독자 기술로 1톤급 실용 위성을 발사하는 능력을 입증한 7번째 국가가 되었다.
<영상기자가 뽑은 2023년 올해의 10대뉴스>
1.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2. 청주 오송궁평지하차도 참사 피해와 지자체 대처 논란
3.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4.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과 전국교사 시위
5. 故채수근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논란과 박정훈 해병 수사단장 항명사건
6.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 부실운영과 조기 폐영 따른 국제망신
7. 홍범도 장군 및 독립유공자 흉상 육사 퇴출 논란
8. 수원, 인천, 동탄 등 깡통전세사기 피해 속출
9. 누리호 3차 발사 성공
10. 합계 출산율 0.7명대 진입
<영상기자가 뽑은 올해의 굿뉴스메이커>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의 주역들
다시 살펴 보는 영상기자들이 뽑은 올해의 10대 뉴스
1.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일본 정부는 올해 8월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오염수 방류를 시작했다.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원전 부지 내 저장탱크에 보관하고 있던 오염수를 약 30~40년에 걸쳐 하루 최대 500톤 가량의 오염수를 방출한다는 계획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류가 주변 국가의 안전과 해양 환경에 위험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인접국가와 시민들에게 충분한 협의와 양해 과정 없이 이뤄진 일방적 조치라는 강도 높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오염수 방류 절차 및 시료 검증에 문제가 없다.’는 IAEA의 안전성 검토 중간 보고서에 근거해 방류를 강행했다.
2. 청주 오송궁평지하차도 참사 피해와 지자체 대처 논란
지난 7월 15일 폭우로 미호강 제방이 무너지면서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 하천물이 밀려 들어와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됐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사고현장 주변의 홍수통제를 맡은 금강홍수통제소는 사고 4시간 전인 15일 새벽 4시10분에 미호강과 미호천교 지점에 홍수경보를 발령하고 사고 2시간 전인 아침 6시31분 지자체에 교통 통제, 주민 대피 등이 필요하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이를 전달받은 지자체들은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도로통제를 하지 않았고,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고는 심각한 인명피해로 이어졌다. 하지만, 참사의 원인을 두고 관할 지방자치단체들과 경찰, 소방 등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시민들의 분노는 계속되고 있다.
3.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지난 10월 7일 새벽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고 250명 이상의 인질을 끌고 가면서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이 시작됐다. 이에 이스라엘은 대규모 공습에 이어 하마스의 본거지인 가자 지구에 대대적 폭격을 가하는 등 즉각적인 보복에 나섰다.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를 전면 봉쇄하고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하며 본격적인 지상전을 시작했다. 인질과 수감자를 맞교환하기 위한 ‘일시적 휴전’이 있었지만, 전투는 다시 시작되었고, 끝을 알 수 없는 전쟁과 무고한 생명들의 희생은 계속되고 있다.
4.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과 전국교사 시위
지난 7월,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2년 차 교사 A씨가 학교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A씨는 1학년 담임을 맡으며 자신의 학급 학생이 다른 학생을 연필로 상처를 입힌 이른바 ‘연필 사건’으로 학부모 민원에 힘들어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직 사회는 크게 분노했고, 악성 학부모 민원에 대한 고발이 이어지면서 교사들은 교권 회복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A씨의 사망 직후인 7월 22일부터 서울 광화문, 국회 앞에서 토요 집회를 열었고, 49재인 9월4일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지정하여 교권 회복을 촉구하며 단체로 연가·병가 투쟁에 나섰다. 교사뿐만 아니라 학부모와 학생 사이에서도 교권 회복과 처우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지난 9월 '교권 보호 4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5. 故채수근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논란과 박정훈 해병 수사단장 항명사건
올 여름 경북 예천 지역의 집중호우로 인한 실종자를 수색하다 해병대의 무리한 수색작전으로 인해 채수근 상병이 하천에 휩쓸려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해병대 지휘부의 무리한 수색지시로 사고가 발생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군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약속했지만, 이를 수사하고 경찰에 사건을 이첩한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한 해병대 수뇌부와 국방부 윗선의 수사외압 의혹이 제기됐다.
6.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 부실운영과 조기 폐영 따른 국제망신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파행 끝에 8월 11일 폐영했다. 그늘 하나 없는 야영장에서 온열 질환자가 속출했고 지저분한 화장실, 상한 음식 등 ‘최악의 잼버리’라는 오명에 걸맞게 연일 이슈가 계속됐다. 사전 준비부터 점검, 일정 관리, 사후 조치까지 순탄한 게 없었고, 태풍 카눈이 올라와 날씨까지 도와주지 않았다. 영국, 미국, 싱가포르 대표단은 조기 퇴영했다. 대회가 끝난 뒤 부실한 행사 준비, 관련 공무원들의 외유성 해외출장 의혹은 물론 잼버리 부지 선정과 예산 집행 과정, 수의계약 관련 유착 의혹도 제기됐지만 조직위원회와 지방자치단체 어느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은 없었다.
7. 홍범도 장군 및 독립유공자 흉상 육사 퇴출 논란
육군사관학교(육사)가 일제강점기 독립전쟁에 나섰던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독립군 양성기관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한 이회영 선생의 교정 앞 흉상을 이전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생도들이 학습하는 건물 중앙현관 앞에 설치된 독립군·광복군 영웅 흉상은 위치의 적절성, 국난 극복의 역사가 특정 시기에 국한되는 문제 등에 대한 논란이 있다"는 육사와 일부 정치인들의 흉상 이전 논리에 윤석열 정부의 ‘전 정부 흔적 지우기’가 도를 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광복회는 “독립유공자 흉상 철거 시도가 최근 일련의 독립운동 역사를 폄훼하는 반헌법적 행태와 무관하지 않은 일로 보고 있으며, 개탄스럽고 매우 우려되는 '독립운동 흔적지우기'로 인식한다"고 반발했다.
8. 수원, 인천, 동탄 등 깡통전세사기 피해 속출
지난해 12월 이른바 '빌라왕' 사태를 시작으로 올해 전세사기가 수원, 인천, 동탄 등 전국을 휩쓸었다.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에 달하는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속출했다. 정부와 여야는 지난 5월 ‘전세사기특별법’을 제정하고 시행 후 6개월마다 보완 입법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피해 회복이나 구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피해자 인정 범위를 확대해 법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9. 누리호 3차 발사 성공
지난 5월 25일,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한국형 우주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3차 발사에 성공했다. 2022년 2차 발사 성공으로 이미 자력으로 1톤급 실용 위성을 발사하는 능력을 입증한 7번째 국가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실용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첫 실전발사인 3차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뉴 스페이스(민간 우주 개발)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10. 합계 출산율 0.7명대 진입
0.7.지난 3분기까지 한국의 합계출산율(한 여성이 가임기 동안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 현재 인구 규모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수준인 2.1명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인구 절벽이 생각보다 빠르게 연속 최저치를 기록하며 우리 앞에 와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지금 추세대로라면 대한민국의 인구가 감소하는 속도가 흑사병이 창궐했던 중세 시대 유럽보다도 더 빠를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내놨다. 내년부터 ▲부모급여 0세 월 100만원, 1세 월 50만원 지급 ▲첫만남 이용권 첫째 200만원, 둘째 이상 300만원 지급 ▲늘봄학교 모든 초등학교로 전면 확대 ▲신생아 출산가구(2세 이하) 주택구입·전세대출 특례 신설 ▲신혼부부 주택구입·전세자금 대출 소득요건 완화 등 저출산 정책도 새롭게 시행할 예정이지만, 이런 정책이 출산율을 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안경숙 기자 (cat10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