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현업단체 공동성명서]
방통위원장 후보 이진숙 지명에 단호히 반대한다
오늘(4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진숙을 후임 방송통신위원장에 지명했다. 탄핵 위기에 몰려 ‘꼼수 사퇴’한 김홍일의 면직안을 재가한 지 이틀 만이다.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용’ 방통위원장 인사가 점입가경이다. 이동관이 이전 보수정권의 실세이자 ‘언론장악 기술자’였다면 그 후임이었던 김홍일은 방송・통신 분야 무경력자로서 정권의 언론장악 의도를 충실히 관철해낸 ‘언론장악 하수인’이었다. 이진숙은 방송사 내부에서 정권과 손발을 맞춘 ‘언론장악 부역자’였다.
이진숙은 이명박 정권 시절 김재철 사장 체제의 MBC에서 홍보국장・기획조정본부장 등을 지내며 정권의 MBC 장악에 부역했고, ‘전원 구조 오보 및 유가족 폄훼 보도’ 등으로 얼룩진 MBC 세월호 보도 참사의 책임자이기도 했다. 또한 故 이용마 기자 등 언론노조 MBC 본부의 핵심 간부들을 ‘트로이컷’이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불법 사찰하여 손해배상 판결을 받기도 했다. 대전 MBC 사장 시절에는 세월호 관련 보도를 틀어막고 자신에 반대한 언론인들에 징계와 부당전보를 일삼다 결국 거센 반대 여론에 직면해 쫓겨나기도 했다. 결정적으로 박근혜 정권 시절이었던 2012년,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과의 비밀회동을 통해 MBC 민영화를 모의한 것이 발각된 전력도 있다. MBC에서 쫓겨난 뒤 이진숙은 극우적 성향의 황교안 전 대표가 주도하던 자유한국당에 입당해 선거 출마를 시도했고, 자신을 ‘좌파 미디어 카르텔 척결’을 위한 ‘전사’로 칭하며 극단적 정치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오늘 이진숙은 지명 직후부터 윤석열 정권 언론장악 돌격대임을 보여주는 문제적 발언을 쏟아냈다. “공영방송은 노동단체로부터도 독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영방송 노동자의 노동3권을 부정하는 반헌법적 발언이다. 나아가 ‘바이든-날리면’, ‘김만배-신학림 녹취파일’ 보도 등을 거론하며 ‘가짜 허위 기사’라고 규정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해당 보도들은 국가검열 기구로 전락한 류희림 방심위가 법정제재를 가했으나, 모두 집행정지 결정이 내려졌으며, 정부와도 소송으로 다투고 있는 사안들이다. 이진숙은 국제적 우려까지 낳고 있는 윤석열 정권의 언론자유 파괴와 공영방송 장악을 부인하고, 언론에 대한 국가검열을 획책해온 정권의 전임 방통위원장들의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 이진숙은 또 불법적 방통위 2인 체제로 공영방송 이사 교체를 강행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방문진 이사 등 공영방송 이사진을 여당 우위로 물갈이하고, 임기가 남은 MBC 사장을 중도해임하겠다는 것이다. 나아가 공공의 자산인 공영방송 MBC 민영화 추진도 시간문제가 될 것이다.
오늘 이진숙 지명은 여전히 윤석열 정권이 언론탑압과 방송장악을 통해 정권에 대한 비판을 잠재우고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거라는 착각에 빠져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국민들은 이미 방송통신위원회를 언론장악의 도구쯤으로 치부하며 공영방송 장악을 시도하는 정권에 총선참패로 분명히 경고한 바 있다. 과거의 행적으로, 그리고 오늘 쏟아낸 궤변으로, 국민적 상식과 동떨어진 부적격 인사임을 이미 증명한 이진숙 지명은 윤석열 정권을 더 깊은 늪으로 몰아넣게 될 것이다.
우리 언론현업인들은 이진숙 지명에 단호히 반대한다. KBS를, YTN을, TBS를 차례로 망가뜨린 정권이 또다시 부적격자이자, 민영화 기술자 이진숙을 내세워 언론탄압과 방송장악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오기를 분명히 하고 있다. 우리는 언론자유와 민주주의 퇴행을 획책하는 망동에 모든 역량을 다해 맞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