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현업단체 기자회견문] 언론과 시민에 대한 무차별 사찰은 독재회귀의 명백한 물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관련자 전원 파면하고 명예훼손 수사 중단시켜라.

by KVJA posted Aug 05, 202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No Attached Image

[언론현업단체 기자회견문] 




언론과 시민에 대한 무차별 사찰은 독재회귀의 명백한 물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관련자 전원 파면하고 명예훼손 수사 중단시켜라.  



 초유의 사태란 이럴 때 쓰는 말이다. 

사흘 전(2일) 언론계와 정치권, 시민사회의 여러 인사들에게 무더기로 검찰발 문자 메시지가 날아들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반부패수사 1부가 통신사로부터 무차별적으로 통신 정보를 제공받아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훼손 수사에 활용했다는 내용이었다. 당일 이 문자를 받은 사람들은 무려 3,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통신 정보 조회는 이전부터 벌어져 온 일이지만, 언론계와 정치권, 시민사회, 일반인들까지 망라한 3,000여 명이라는 숫자는 국가 권력 기관에 의한 유례없는 민간인 사찰로 규정할 수 밖에 없다. 


검찰이 정보를 제공받는 시기는 올해 1월로 검찰 해당 부서가 김만배 녹취 기사를 빌미로 대통령 명예훼손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수사를 진행하던 때다. 언론의 감시와 비판이 당연한 국가 최고 권력이 언론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고 언론사와 기자들에 대해 무더기 압수수색과 강제수사를 남발하는 동시에 검찰은 윤석열 한 사람의 심기 경호를 위해 아무런 범죄혐의도 없는 언론인과 노동조합 관계자, 시민단체 관계자 등 국민의 수천명의 기본권을 유린한 것이다. ‘대통령이 검찰의 수사권을 사유화한 민간인 사찰 사건’인 것이다. 

게다가 검찰은 통신 정보를 제공 받은 지 무려 7개월이나 지나 당사자들에게 통신 정보 조회 사실을 통보했다. 전기통신사업법이 규정한 통신 조회 후 30일 내 통보 기간을 유예한 것이다. 

 법에 따르면 유예 규정을 적용한 3,000여 명은 ‘국가 안전보장이나 피해자의 생명과 신체를 위태롭게 할 우려’가 있거나 ‘증거 인멸•도주•증인 위협’ 또는 ‘사건관계인의 명예•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중대한 범죄자에 해당한다. 검찰은 대통령 한 명의 ‘명예’를 위해 3,000여 명에 달하는 국민을 범죄자로 낙인 찍은 셈이다.  


 이 초유의 사태는 압수수색과 무더기 기소, 극우인사 투하를 통한 방송장악, 언론 검열에 이어 무차별, 무더기 통신 정보 조회까지 동원해 국민의 입을 틀어막고 눈과 귀를 가리려 한 윤석열 정권의 언론탄압, 아니 ‘대언론 테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군사독재 시절 중앙정보부와 기무사 등이 동원돼 저질렀던 언론검열과 테러, 민간인 사찰의 주체가 윤석열 정권 들어 무소불위의 수사권을 망나니처럼 휘두르는 검찰로 바뀐 것 말고는 독재정권의 수법 그대로다. 이는 명백한 독재회귀의 물증이다. 


 우리는 이 모든 사태의 장본인인 윤석열 대통령에 요구한다. 

당신은 대선후보 시절 고발사주 사건으로 공수처 수사를 받을 당시, 공수처의 통신자료 조회에 대해 ‘사찰’로 규정하고 ‘언론탄압’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똑같은 반헌법적 기본권 유린 행위가 검찰에 의해 자행됐다. 당신이 당하면 범죄이고, 국민이 당하면 정당한 수사인가? 대통령 윤석열은 무도한 민간인 사찰과 언론탄압을 저지른 검찰 수사 책임자 전원을 즉시 파면하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 

윤석열 한 사람의 심기 경호를 위해 무려 3천명 이상의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다룬 이 사태는 대통령 명예훼손이라는 성립할 수 없는 범죄 혐의 수사에서 비롯됐다. 처음부터 명예훼손 대상이 될 수 없는 최고 국가기관인 대통령 스스로 처벌 불원 의사를 밝혀 지금이라도 관련 수사를 모두 중단시키는 것만이 스스로 독재자가 아님을 증명하는 길이다.  


 집권 여당 국민의힘에 요구한다. 대통령과 당대표 모두 검찰 출신이고, 여러 국가 요직을 검찰 인맥으로 도배하다시피 하고 있는 이 상황에서 벌어진 언론인과 야당 정치인, 시민에 대한 무더기 통신정보 사찰을 옹호한다면 스스로 과거 민정당, 공화당과 다름없는 독재권력의 주구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한동훈 당대표는 이번 사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언론계와 국민들 앞에 대책을 내놓기 바란다. 또한 언제라도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는 전기통신사업법 관련 조항 개정에 나설 것을 약속하고 야당과의 협의에 즉각 착수하라. 이러한 상식적 요구에 응답하지 않는다면 당신들도 검찰발 민간인 사찰 사건의 공범임을 자인하는 것이다. 


 이 사건의 본질은 오직 윤석열 대통령 한 명의 심기 경호를 위한 수사권 사유화, 언론 탄압, 국민 기본권의 침해다. 대통령, 검찰, 그리고 국민의힘 모두 우리의 요구에 즉각 답하지 않는다면 주권자인 국민들이 나서서 당신들을 준엄하게 심판할 것이다.   





2024년 8월 5일

방송기자연합회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기자협회・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영상기자협회・한국PD연합회



Articles

1 2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