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기록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낸 영상기자들의 사명과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작품들
심사위원장 서태경
뉴스특종 단독 보도부문에 국회 영상 공동 취재단의 ‘비상계엄 선포 후 해체과정 일체의 보도’가 수상하였습니다.
영상기자들에게 특종 욕심은 본능입니다. 그러나 12월 3일, 이들은 본능 보다는 국민들의 알권리를 위해 모두 함께했고 결국 민주주의를 지켜냈습니다. 국회를 향한 장갑차와, 무장한 군인들과 맞선 국민들의 모습. 국회 본관의 유리창을 깨고 진입하는 계엄군들.. 그리고 마침내 국회 본회의장에서 계엄 해제를 결의하는 그 역사적인 순간들을 모두 영상으로 담아내고 생방송으로 국민들에게 생생하게 보여 주었습니다. 심사위원 전원은 이들 국회 영상 공동 취재단에게 ‘민주주의를 지킨 기자들’이라 명하며 수상을 결정하였습니다. 이들의 노고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냅니다.
보도 특집 다큐 부문에 JIBS 제주방송 윤인수, 고승한 기자가 출품한 ‘더 루트 – 사라지는 기억-’이 수상하였습니다.
그동안 제주 4.3 사건은 숱하게 거론되고 방송 되었습니다. 그러나 ‘더 루트-사라지는 기억-’은 제주 4.3을 세계사적 역사의 흐름 속에서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으며, 희생됐던 많은 사람들의 슬프고 참혹한 길을 따라 담담하고 아름다운 영상으로 기록하였습니다. 사이판과 하와이 포로 수용소, 다시 제주 그리고 일본으로 밀항할 수밖에 없었던 신응순씨의 개인사를 작품에 녹여 더욱 더 가슴에 와닿는 서사를 만들었습니다. 제주 4.3은 아직도 우리가 알지 못한 묻혀진 진실들이 남아 있습니다. 이러한 시도들이 진실을 밝혀내고 우리 후손들이 이 역사적 비극을 잊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하리라 믿습니다.
멀티 보도 부문에 MBC 충북 김병수 기자의 ‘AI 돌봄’ 2부작이 수상하였습니다.
초고령 사회, 대한민국. 농촌은 병들고 돌봄이 필요한 노인 인구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무엇인가? 그 해결책으로 AI와 로봇을 들고 왔습니다. 그리고 노인들과 로봇의 교감과 정서적 돌봄이 가능한지 꼼꼼이 기록했습니다. 조금 서글프고 안쓰러운 장면들을 보면서 우리들의 미래가 상상되기도 하고 한편 과학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 고민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인권, 노동 부문에 KBS 청주 김성은 기자의 ‘칠십에 찾은 새 사랑, 노망?
로망!’이 수상하였습니다. 처음 이 작품은 보도특집다큐부문에 출품되었지만, 주제와 내용으로 보아 노인들의 인권 문제에 더 적합하지 않느냐는 심사위원들의 의견으로 부문이 변경되었습니다. 노인들의 사랑과 성문제를 영상으로 담아내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특히 카메라에 노출되는 노인들의 자연스런 표정과 진솔한 속마음을 자연스럽게 인터뷰로 풀어낸 것은 영상기자의 가장 돋보였던 능력이었습니다.
이제 계엄과 탄핵을 넘어 새로운 시대로 가야 할 대한민국입니다. 더욱 영상기자들의 역할이 중요할 때입니다. 지치지 말고, 강건하게 영상기자의 본분에 충실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