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전한옥 국장 - 방송인생을 돌아보며

by TVNEWS posted Dec 1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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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퇴직소감?
아직까진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33년간 우리 집 같이 근무한 회사에서 발걸음을 떼려니 시원섭섭하다. 쉬지 않고 일을 해왔으니 일단은 휴식기를 가지고 싶다. 그동안 바빠서 가지지못했던 여유시간을 가지면서 여가생활을 하고싶다. 후배들이 항상 내가 지나갈 적 마다 퇴직에 대한 소감을 매일같이 물었었는데, 나는 퇴직할 준비도 안되있었고, 아직도 회사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질문을 받으려니 기분이 참 묘했었다.그저 실감이 안난다. 첫 번째로 제일 많이 받았던 질문이 퇴직하고 뭐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었는데 일단은 나 혼자 갖는 시간을 갖고싶다. 직장다닐때도 새벽에 운동을 다녔었는데 이제는 시간에 쫓기지 않고 운동을 하고 있다. 테니스, 골프, 복싱 등 다방면의 운동을 가리지 않고 배웠었는데 이젠 마음껏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겨 좋다. 그밖에도 색소폰, 하모니카 등 악기연주에 취미를 두었다. 열심히 배워 봉사활동에 기여를 하고 싶다. 내가 취미가 많고, 다방면에 관심이 많아 하루하루 배우는 재미에 푹 빠져 즐겁게 살고 있다. 앞으로도 이렇게 취미생활을 즐기며 즐겁게 살고 싶다.  
2. 인상깊었던 취재?
지금도 기억이 남았던 취재는 남북 고위급 정상회담을 취재하러 평양에 갔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워낙 중대한 취재였기 때문에 많은 취재진들을 대동하지 못하고 경력이 꽤 되는 소수의 중견차 취재기자, 카메라기자들만이 어려운 절차를 걸쳐 평양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 당시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순간이었기 때문에 막중한 임무를 어깨에 진 듯 했다. 혈혈단신으로 카메라를 메고 다니면서 직접 질문을 하면서 현장을 바삐 뛰어다녔다. 내 목소리가 생방송으로 울려퍼지는 순간, 그때 흘렸던 땀방울의 결실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또 하나의 기억에 남았던 취재는 1999년에 발생했던 화성 씨랜드 화재참사이다. 그 당시 엄청난 특종이었는데 이미 타사에서 제보를 받고 자사보다 한걸음 빠르게 취재를 했었다. 하지만 타사 취재진이 내보낸 영상에는 화재를 진압하고 난 뒤의 남겨진 앙상한 잔해들밖에 없었다. 우리 측에서도 기발한 대응책이 필요했었다. 그래서 곰곰이 대책을 마련하던 도중에 분명히 6미리로 누군가가 찍었을 것이다. 라는 너무나도 확신에 찬 생각이 뇌리에 스쳐지나갔다. 그런데 정말 기적적으로 영상을 소유하고 있다는 제보를 이곳저곳 수소문 끝에 정보를 입수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영상을 어떻게 전달받느냐가 최대의 난관이었다. 지금도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사람은 인간관계를 잘 맺어야 한다. 내가 가장 친했던 형님이 헬기 조종사였다. 마침 형님께서 도움을 주신다며 연락이 왔었다. 그리하여 형님께선 직접 헬기를 타고 제부도로 가셨다. 하늘이 돕는 것과같이 마침 테이프를 입수했다는 연락이 왔다. 문제는 테이프공수를 어떻게 할꺼냐가 문제였다. 또 다른 문제는 헬기를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였다. 마음이 다급해진 나는 형님께 큰 재난이니, 어디에든 불시착을 해서 테이프를 꼭 공수하라고 사정을 했었다. 테이프를 공수하신 형님께서는 가까운 수원 KBS로 가셔서 전달을 해주려고 했는데.. 아까와 똑같은 사정으로 착륙장이 없었기 때문에 직접 내려서 손수 테이프를 공수하기엔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고민고민 끝에 그러면, 우리 kbs 직원 한 명이 옥상에서 테이프를 받겠다. 떨어뜨려 달라. 라고 형님께 얘기를 했다. 그래서 형님께선 테이프를 옥상에 던져주셨는데, 예상대로 테이프는 산산조각이 났다. 긴 좌절 끝에 있었지만 죽으란 법은 없었던 것 같다. 마침 회사에 남아있는 엔지니어가 그 테이프를 완벽하게 복원해냈다. 자사보다 빨리 취재를 갔던 타사는 우리측보다 몇 분 빨리 뉴스를 내보냈지만 이미 다 타버린 재밖에 안남은 잔해의 그림만 뉴스에 나갔었고 몇 분 후에 뉴스를 내보낸 우리 측은 활활 불에 타고 있는 씨랜드의 그림을 뉴스에 내보냈기 때문에 긴박하고 급박한 서사의 끝에 대서특종의 낙을 선사받을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웃으면서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 급박했었다.
3. 후배들에게 해줄 충고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많은데 첫 번 째로 가정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카메라기자들 항상 일이 차고 넘치는 것 다 안다. 일하는 것 당연히 중요하다. 그러나 일에 치여 가정에 소홀하는 것은 절대 바람직한 가장의 자세가 아니다. 두 번째로 부모한테 잘하라는 얘기를 하고 싶다. 부모가 나를 낳아주신 부모님에 한정되는 의미가 아니라 아내의 부모님께, 장인어른 장모님께도 내 부모처럼 생각해서 효도를 많이 해야 한다. 세 번째로 부부간의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한다라는 얘기를 끝으로 하고 싶다. 부부끼리 여행도 많이 하고 여유시간을 충분히 가져 부부간의 완만한 관계를 유지하는게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장유진/취재 및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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