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직 KBS 송학필 선배 인터뷰 - 고즈넉한 정취와 평화로움이 좋다

by TVNEWS posted Nov 18,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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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오두리에 위치한 송학필 기자의 하얀 벽돌집이 멀리서부터 눈에 띄었다. 아파트들이 빽빽이 즐비해있던 서울과 달리 각양각색으로 논과 밭을 주변으로 집들이 멀찍이 떨어져있다. 하얀 벽돌집에 들어서자마자 단연 돋보이는 것은 아기자기한 팻말들이 붙어있는 닭장과 개집이다. 송학필 기자님이 환히 반겨주셨다. 영락없는 농부의 모습이다. 


Q.수십년간의 회사생활을 뒤로 한 소감은? 
아직은 잘 실감이 안 난다. 33년 동안 KBS에 출근했는데 이제는 쉴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의 여유가 많이 생겼다. 현재로서는 매우 편하고 좋다. 여타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경제적 여유가 있으면 다들 쉬고싶어할 것이다. 이제 고정수입이 연금수령밖에 없어서 덜 쓰려고 노력 중이다. 사회생활 할 때보단 불필요한 지출이 확실히 줄어들 것이다. 주어진 한도 내에서 알뜰 살뜰히 살고 있다. 

Q.귀촌을 하게 된 계기는? 
평생 서울에서 자란 지라 어렸을 때부터 농촌생활을 하는 것이 꿈이었다. 정년퇴직하면 꼭 귀촌을 해서 살아야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아내가 전격적으로 지지해줘서 큰 어려움 없이 자리 잡게 되었다. 5년 전에 강화도로 이사를 오면서 적응하기까지의 기틀을 마련했다. 
타지에서 온 터라 기존 주민들의 텃세(?)가 심할까봐 걱정했다. 그래서 아내와 함께 마을사람들한테 먼저 찾아가 인사 하고, 마을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또 경로잔치 같은 곳에 가서 손 걷고 나섰던 노력들이 진정한 강화도 주민으로 인정 받게 되었다.   

Q.장단점? 
퇴직을 하고나서 제일 걱정했던 것이 일이 없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하루종일 집에서 TV보면서 빈둥빈둥 시간만 하릴없이 보내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귀촌을 하게 되니 해야될 일들이 많아서 좋다. 일단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무슨 일이든 해야 한다. 일이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보람차다. 농사를 생업이라고 생각하면 힘들텐데 조금씩 여러 작업을 하니깐 부담감도 없고 힘들지도 않다. 한 작업을 오래하면 힘드니깐 땅콩밭에 있다가, 화초 물주고, 고추 땋고.. 한꺼번에 일을 하려고 하지 않고 조금씩 매일 하다 보니깐 지금은 적응도 되었고 굉장히 재밌다. 조그만 농사를 지은 것들이 수확되는 것을 보면 신기하고 행복하다. 서울에서는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망설임 없이 구입을 했지만 여기선 하나하나 직접 내가 만들게 되었다. 작업실을 만들고, 연못을 만들고, 텃밭을 가꾸고, 이렇게 뚝딱뚝딱 만들다 보니까 손재주가 좋아졌다. 순간 지나가는 시간들도 햇살에 바람 산뜻 하니 조용히 무언가를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그런 고즈넉한 정취와 평화로움이 좋다. 단점은 딱히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병원이 멀어서 불편하다. 더 나이가 들면 병원 근처로 이사 가서 살 예정이다. 지금은 이 곳에서 경험을 쌓는 단계이다.  

Q.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 건강해야 뭐든 도전을 해도 할 수 있다. 카메라기자 업무 자체가 야외에서 위험한 현장에서 일을 하니깐 다칠 위험이 많다. 일 욕심도 중요하지만 안전 문제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내 의견으로는 진급도 소용이 없는 일 같다.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도 있겠지만, 절박히 자리에 연연해할 필요 없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직장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Q.개인적인 바램? 
여태까지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해보려고 한다. 민요를 배우고, 피리도 연마를 하고, 차밍댄스를 배우려고 한다. 시간이 없어서 배우지 못했던 것들을 배워야겠다. 자식한테 물려준다는 생각은 없다. 아내와 함께 남은 시간을 즐기며 보내고싶다. 


장유진 / 취재 및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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