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회 한국방송카메라기자상 대상 OBS 기경호, 최백진 기자 - 세월호 그 후, 트라우마는 누구의 것인가

by TVNEWS posted Mar 31, 201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제31회 한국방송영상기자상 대상 OBS 기경호, 최백진 기자

 

<세월호 그 후, 트라우마는 누구의 것인가>

 

 

 
 
 

대상  수상소감

<세월호 그 후, 투라우마는 누구의 것인가>

 

영광스러운 카메라기자협회 30주년 대상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 관계자와 회사 동료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세월호 그 후, 트라우마는 누구의 것인가...

이 기획은 세월호 참사 2주년을 앞둔 재작년 2월에 기획됐습니다. 이후 세상에 나오기까지 10개월여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세월호가 인양되고 그 참혹한 모습을 보면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지금과 달리, 제작 당시는 미수습자 가족과 세월호 참사로 인한 피해자들의 고통은 스스로 감수해야 할 몫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시간이 흘러도 아픔은 치유되지 않았고 곪을 대로 곪아 사회 갈등만 더 커져 갔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은 2년이라는 시간이 흘러도 쉽게 치유되지 못했고 그로 인해 여러 사회적인 갈등이 생겨났습니다.

 

취재를 하면서 느낌 점은 대형 참사의 피해자들은 모두 참혹한 정식적 고통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대구지하철참사와 군부대 총기사고, 고양버스터미널 화재사고 등 피해자들은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 같은 삶에서 지옥을 경험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트라우마는 사라지지 않고 기억의 흉터로 자리 잡습니다. 사랑하는 피붙이를 떠나보낸 상실감, 떠올리고 싶지 않은 순간, 나 혼자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은 모두 흉터를 더욱 짙게 할 뿐입니다.

 

이들이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정상적인 삶, 더 나아가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우리는 그 부분에 주목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에 트라우마 전문가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잇따른 재난과 참사로 집단적인 트라우마 피해자들은 늘어갔지만 국가의 대처는 제자리를 멤돌았습니다.

방치된 트라우마는 공동체를 파괴하고 그들의 삶을 조금씩 조금씩 좀먹어갔습니다.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해외 사례를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 있었습니다. 10년 전 요켈라고교 총기 사고를 겪은 핀란드는 미리 준비한 정신지원 시스템을 이용해 무사히 고비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핀란드의 국민들은 누구나 3년간 정신과 진료를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9.11테러 참사를 겪은 미국은 피해자들의 건강지원을 법제화해 테러 발생 15년 후인 지금도 국가가 트라우마 치유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동일본대지진의 피해를 겪은 일본 역시 재난 때 트라우마를 최대한 남기지 않기 위해 정신과전문가들을 급파합니다.

 

이 세 국가의 공통점은 트라우마를 국가가 책임지고 관리한다는 것입니다. 사회공동체 역시 이웃의 트라우마를 가볍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트라우마가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가 돕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누구도 원하지 않은 재난과 참사. 하지만 사건은 벌어지고 트라우마는 우리를 덮쳐옵니다. 내가 가볍게 여긴 타인의 고통은 결국 내 이웃의 고통과 내 사람의 고통, 내 고통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이 기획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분들이 도움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수 있도록 후속 기획을 통해 더 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옆으로 누워있는 세월호는 이제 곧 바르게 일어서게 됩니다. 비뚤어져 있던 세월호가 다시 일어서는 것처럼 마음을 할퀸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제도 역시 올바르게 섰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OBS 기경호, 최백진

 

 

 

 

 

 

 


Articles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