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영상취재 문제점 "무엇이 우리를 믿지 못하게 했을까?"

by TVNEWS posted May 2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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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우리를 믿지 못하게 했을까?

사고초기 단원고 강당에서도 팽목항과 진도체육관에서도 안산에 마련된 분향소에서도 카메라기자들은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에게 내쫓기는 상황이 되었다.
세월호 사고초기 진도에서 취재를 하고 온 후배 카메라기자의 종아리는 시퍼런 멍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그들은 아픔과 슬픔을 기록해야 했다.
무엇이 우리를 믿지 못하게 했을까?
 안산 분향소에서 취재를 한 풀단 카메라기자들은 촬영을 하면서 함께 눈물을 흘려서 포커스를 맞추는데 힘이 들었다고 증언했다. 참으로 비통하고 애통하며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는 표현도 부족한 사건이다.
세월호 사고 일주일이 지날 즈음 인터넷 상에서는 세월호 침몰 사건 보도와 관련해 'MBC가 사고 해역에 파도가 높아 구조 작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방송한 영상은 취재진이 배를 흔들어 연출한 장면이었다'는 글이 게재됐다.
어쩌다. 이런 유언비어까지 나돌며 보도영상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고 있을까?

지난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재난재해 취재 보도 개선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발제를 맡은 인제대 김창룡 교수는 현재의 재난 보도 방송 보도의 논란에 대한 유형을 7가지로 정리하였는데 그중 3번째는 유가족의 오열장면 클로즈업 혹은 미성년자 얼굴, 신원공개 불법 논란의 보도를 지적했다.
김창룡 교수는 발제문에서 “한 지상파는 구조된 6살 어린이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했다. 미성년자의 방송 출연에 대한 논란과 가족을 찾기 위한 목적이라 하더라도 국민모두가 그 어린이의 얼굴까지 알 필요는 없다”는 주장이다. 부모가 실종된 상태라면 얼굴은 모자이크 하더라도 나이와 이름 정도면 충분했다는 의견이었다.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가 주최한 세월호 사고 취재 카메라기자들의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도 이 문제들을 뒷받침하고 있다.
간담회에 참석한 A 카메라기자는 “카메라기자로서 더 좋은 화면을 담기 위해 그림에 대한 강박감이 있다. 효율적인 보도를 위해 욕심을 부리는 것을 고쳐야 한다.”며 “근접촬영을 지양하고 타사의 뉴스를 자사와 비교하여 받는 비판들을 긍정적으로 소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부 데스크들의 무리한 요구와 현장에서 타사와 다른 그림을 요구하는 것 자제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 현장에 있는 카메라기자, 취재기자들과 데스크가 합을 맞추어 재난현장에서 가십거리만 좇는 보도를 지양해야 한다. 차분한 태도로 사람들의 슬픔과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취재에 임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사고 초기 단원고를 취재한 SBS 김명구 기자는 “애통한 눈물을 흘리시는  부모님들을 좀 더 잘(?) 촬영해보고자 6mm를 든 VJ들이 근접 촬영을 시도했고 우리 카메라기자들도 앵글이 좁아지니 근접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 되었다. 점점 취재열기가 과열되기 시작하였다.”밝혔다.
 “오후에 더 많은 취재진들이 모여들었고 일부 6mm를 든 VJ들이 과도한 근접촬영을 하다가 학부모님들에게 혼이 나면서 강당에 있던 모든 취재진들이 내쫓기는 상황이 되었다.”고 말했다.
안산 분향소에서도 부감과 근접 촬영을 하기 위해 재단 위를 올라가려는 소속을 알수 없는 촬영팀을 제지했다는 회원도 있었다.
팽목항에서도 과잉 욕심으로 운구되는 시신을 바짝 쫒아 촬영하는 이들과 시신 안치소를 취재한 종편도 있었다. 시신 안치소에서 비통해하는 유가족의 녹취를 해서 그대로 방송한 종편도 있다.  일부 인터넷 매체들은 무분별한 근접촬영과 자극적으로 보도 일삼았다. 진도체육관에서는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과 실종자 가족들과의 비공개 내용을 취재하기 위해 여자 화장실에 숨어있다 잡힌 인터넷매체 기자도 있었다.
SBS 김명구 기자는 “종편과 6mm VJ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생긴다.”며 “맏형으로 이런 큰일들이 발생 했을 때 함께 취재 가이드라인을 협의하여 언론사들의 취재로 인하여 유족들에게 2차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회원사 풀단 역시 그 구성과 포토라인 설정이 너무 늦었다.
 안산 단원고 풀단은 학교 앞에서 학생들을 취재하지 않기로 협의를 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방송사가 지키지 않았다.

카메라기자들은 찍고 싶지 않아도 관성대로 영상을 찍고 있다. 팽목항에서 아이의 생사유무도 모르는 유가족의 눈물이 과연 필요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또, 사고 초기  속보경쟁으로 인해 자사 아이템에 매몰되어있었다. 이해관계에 얽혀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통합이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사고 둘째 날부터 안산에서는 카메라기자협회 회원사들은 풀단을(KBS,MBC,SBS,OBS,YTN,MBN) 구성했다. 첫날에 과열된 취재열기로 인해 학생들과 유가족들을 최대한 보호하면서 취재하자는 의견이 모아져 2팀씩 3곳에 위치 풀을 했다. 팽목항에서도 중계라인을 포토라인 삼아 풀단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었다.
 많은 카메라기자들은 추후 대형 재난 재해 사고에서는 ‘협의체’를 일괄적으로 구성하여 협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조율해야 한다 는 의견이었다. 협회가 중립적으로 포토라인을 운영하고 필요하다면 풀단 구성과 함께 사고 현장을 취재하는 환경이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 이중우 회장은 “재난보도준칙 제정 작업에 적극적으로 우리의 목소리를 담을 것이며 필요하다면 카메라기자협회 단독의 준칙제정도 준비하겠다”며 “협회는 대형 재난 재해 발생 시 적극적으로 데스크간의 협력과 포토라인 및 풀단 구성 등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카메라기자들의 윤리교육과 취재현장에서 겪은 트라우마를 치료하기 위한 교육도 개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협회는 숙명여대와 공동으로 직업적 고충과 심리적 상처에 대한 현황파악을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 중에 있다.

 

 

이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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