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인 탄생하다!

by 안양수 posted Jan 1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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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 2008”


2008년 4월,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인이 탄생하다!


2008년 4월 8일



 3, 2, 1, 0, 발사~~~ 지축을 뒤흔드는 엄청난 굉음과 흰 연기를 내뿜으며 대한민국 첫 우주인 ‘고 산’이 탑승한 “소유즈 우주선” 은 광대한 우주를 향해 첫 발을 내딛는다. 3만6천명의 지원자 중 지열한 경쟁 끝에 선발된 ‘고 산’ 이 우주로 첫발을 내딛는 감격적인 순간을 SBS는 시청자에게 생생하게 전달할 것이다. 이에 앞서 타임머신을 타고 내년 4월 8일로 여러분을 안내한다.


D - 10


 가가린 우주인 훈련센터에서 1년간 기초훈련, 특수전문훈련, 생존훈련 등 혹독한 교육을 받은 우주인 ‘고 산’, ‘이소연’은 우주 발사기지가 있는 카자흐스탄의 “바이코누르(Beikonur) ”로 이동한다. _ 바이코누르는 러시아가 연간 1억 6천만 달러에의 임차료를 지불하고 2050년까지 우주기지로 사용_  도착한  우주인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나무심기. 47년 전인 1961년 세계 최초 우주인 ‘유리 가가린’이 나무를 심기 시작해 모든 우주인이 심었다는 무사기원 식수행사를 한다. 숙소에서는 감염 및 전염병 예방을 위해 격리생활을 한다. 낮에는 매일 4시간씩 체련 훈련을 하면서 우주선에서 사용할 모든 연구장비와 비품을 점검한다.


D - 2  


 태극기가 선명하게 새겨진 '소유즈 우주선 TMA - 12호'는 발사체와 결합한 채 기차에 실려 발사대로 조금씩 움직인다. 길이 53m, 무게 180톤의 웅장한 모습은 우리의 숨을 멈추기에 부족함이 없다. 누워서 이동하던 우주선이 발사대에 천천히 세워지면서 발사 당일 사용할 연료를 주입하는 모습은 바벨탑 이후의 인류 최대 피조물로 우리를 압도한다.


D - 1



 우주인 기자회견장에는 탑승 팀(고 산)과 예비 팀(이소연)이 모두 참석한다. 우주인들이 처음 공개되는 기자회견장은 감염을 우려하여 우주인과 취재진 간에 유리창으로 칸막이가 되어 있는 상태에서 마이크를 통해 질의, 응답을 하고 포토세션을 갖는다.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위한 특별면회가 주어지고, 국가위원회에서 탑승 팀을 확인하고 비행 계약서와 비행 보험에 사인을 하면 최종 점검이 끝난다.


D - Day


 이른 아침 우주인들은 비행 전 진행하는 전통 행사로 먼 여행길에 오르는 우주인을 위해 “하라, 하라, 하라(만세라는 뜻)”를 외치며 샴페인으로 축배를 들고 전원이 길게 앉아 묵상을 한다. 탑승 우주인 ‘고 산’ 팀과 예비 우주인 ‘이소연’ 팀은 가족들과 관람객들의 환호 속에 경찰 차량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발사기지로 이동한다.


 출발 6시간 전. 최종 의료 검사를 받는다. _ 탑승 팀에 문제가 있으면 예비 팀에서 탑승을 할 수도 있게 된다.


 출발 4시간 전. 우주비행 준비 완료 보고. 우주인들은 비행복으로 갈아 입고, 최종 점검을 마친 후 러시아 국가위원회 위원장에게 비행 준비 완료를 보고한다. 보고를 마친 우주인들은 가족들과 관람객들의 환호를 받으며 버스에 탑승하여 발사장으로 이동을 한다. 예비팀은 탑승팀이 러시아 국가위원회 우주비행 완료 보고를 할 때 별도의 버스 탑승하여 발사장까지 함께 이동 한다. 발사장으로 이동하는 버스에 오르는 순간 탑승 우주인(Primary Cosmonaut)과 예비 우주인(Back-up Cosmonaut)이 바뀔 수 없다. 그러나 우주선 탑승 직전 마음을 바꿔 예비 우주인이 탑승하는 경우도 있다.


 탑승 우주인들은 발사장으로 가는 도중 버스에서 내려 차량 바퀴에 소변을 누며 안전한 비행 기원 의식을 한다. _ 1961년 ‘유리 가가린’이 우주비행 전 미리 소변을 본 것이 유래가 되어 “바이코누르”에서 탑승하는 우주인들은 성공적인 비행을 위해 꼭 하는 의식이 되었다.


발사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면서 소유즈 우주선을 지지해주던 클램프가 하나씩 쓰러진다. 3,2,1,0, 발사~~~ 엔진점화와 동시에 소유즈 우주선 로켓에 불과 연기를 내뿜으며 천천히 움직이든가 싶더니 대기를 흔드는 천둥소리와 오렌지색의 엄청난 연기를 내뿜으며 칠흑같이 어두운 밤하늘을 대낮같이 밝히면서 대기권을 향해 날아간다. 소유즈 우주선이 발사되는 순간 1km 이상 떨어진 관람석까지 땅의 흔들림이 몸으로 전해지고, 천둥 같은 굉음 소리는 고막이 터져나가는 느낌을 준다.  발사 광경은 그 어떤 느낌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의 짜릿함 그 자체다.  드디어 역사적인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탄생되는 순간이다.


 어둠을 뚫고 발사대를 떠난 소유즈 우주선을 우리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은 아쉽게도 1분 반에서 2분에 불과하다. 어두운 밤이지만 소유즈 우주선의 주위가 환해 2분 후 1단계 연료통이 분리되는 모습까지만 눈으로 관측할 수 있다.  소유즈 우주선 안의 우주인들은 최대 4G (지구중력 가속도의 4배, 자기체중의 4배)에 해당하는 힘을 온몸으로 느끼며 대기권을 벗어난 후 2, 3단 분리를 하고 우주선 본체인 “소유즈 TMA - 12호”는 528초 만에 궤도에 진입한다. 소유즈 우주선은 지구 궤도를 초속 8km/sec로 한 바퀴 도는데 1시간 반이 걸리며, 이틀 동안 지구를 33~34 바퀴를 돌기에 우주인 ‘고산’은 하루에 17번의 일출과 일몰을 보게 된다.


Docking


 지구 주위를 돌며 궤도를 맞춘 “소유즈 TMA-12” 호는 국제우주 정거장(ISS: International Space Station)에 47~48시간 만에 도킹을 한다. ISS와 소유즈 TMA-12호의 기압을 맞추고 공기가 새는지 여부를 점검하는데도 30분 이상이 소요된다. 우주에서의 숨막히는 30분 보다는 도킹의 모든 작업을 진두 지휘하는 모스크바 근교 우주 통제 센터(MCC: Mission Control Center)는 더욱 긴장감에 휩싸이고 바쁘게 움직인다. 도킹 작업이 끝나면 “소유즈” 호의 문이 열리면서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 ‘고 산’이 우주에서 첫 유영을 하게 되고, 바로 이 역사적인 모습이 실시간으로 SBS를 통해 안방에 전해질 것이다.


 국제 우주 정거장에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지상에 있는 우주 통제센터 MCC (Mission Control Center)와의 교신이다. MCC에서는 우주와 지상 간에 첫 화상 통화가 연결된다. 우주인 ‘고 산’은 무사히 도착했다는 인터뷰를 하고, 앞으로 계획, 그리고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는 화상 통화를 할 수 있다. 이 화상통화는 ISS가 러시아 영토 내에 있을 경우만 가능하고 그 이외의 지역에서는 불가능하다.


우주 정거장 생활


 우주인 ‘고 산’은 약 8일간 ISS에 머물면서 13가지의 기초과학 실험, 5가지의 교육 실험, 그리고 다양한 우주 임무 훈련 등을 한다. 중력이 없는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우주인의 생활, 기초과학 실험을 하게 될 것이다.


우주에서 생활이 지구에서의 생활과 어떻게 다를까? 무중력 상태에서 생활은 어떨까?


 식사는 지구에서처럼 식탁에 음식을 올려놓고 먹을 수는 없다. 모든 음식들은 비닐 팩이나 튜브, 캔 등에 진공포장이 되어 있는 인스턴트 식품이라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우주인들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은 무려 150종이 된다고 한다. 우주인은 음식을 미리 맛보고 점수를 매기며 채점을 바탕으로 자신의 우주식을 선정하여 80 여종의 음식을 선택하게 된다. 이번에 우리나라 김치도 우주인을 위한 우주식으로 개발하고 있다. _ 주스는 치약 튜브에 들어있고, 수프, 음료, 차는 모두 비닐 팩에 들어있다.


 우주인은 ISS에 머물면서 하루 2시간 운동은 의무다. 그 이유는 근육량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 우주선 내에는 러닝 머신과 자전거 머신이 있어 우주인들의 건강을 지켜주고 있다.


 하루에 17번 정도 일출, 일몰을 보는 생활을 하면서도 잠은 자야 한다. 그러나 지구에서처럼 잘 수는 없다. 침낭을 벽에 묶어 고정시킨 뒤 그 안에 들어가 꿈나라로 가야 한다. 무중력 상태이기 때문에 누워서도, 서서도, 앉아서도 잘 수 있다. 그러나 잠을 자며 호흡을 할 때 혹시 이물질이 호흡기 속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얼굴 부분을 망을 가려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샤워와 화장실은 어떻게 사용을 할까? 먼저 화장실은 진공청소기처럼 생긴 기구가 소변 한 방울까지 빨아들인다. 샤워나 세수는 할 수가 없고 젖은 타월로 얼굴과 몸을 닦는 것이 전부다. 깔끔하게 생활하는 사람에게는 우주가 불편할 수도 있겠다.  이렇게 한 방울의 물이라도 떠다니다 전자기기에 들어가면 심각한 사고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 모든 것이 지구에서는 느끼지 못하고 우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무중력 상태이기 때문이다.


기초과학 훈련


 정수기가 우주 비행사들의 식수문제 해결을 위해, 화재 경보장치가 우주 정거장에서 혹시 일어날지 모르는 화재를 감지하기 위해 개발되었던 것을 보면 우주 기술이 우리의 생활과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주기술은 무중력, 경량화 등 특수한 환경조건 아래에 최고 품질의 전자부품 기술 등이 결합되어 활용되기 때문에 타 산업분야로 파급되는 효과가 크다.


 한국최초 우주인 ‘고 산’은 우주에서 8일간 머물면서 초단위로 시간을 쪼개며 기초과학 실험 “미세중력이 안구압에 미치는 영향 및 우주환경이 심장에 미치는 영향”, “우주시대 대비한 차세대 메모리 소자 실증실험” 등 13가지, “지구와 우주에서 펜이 써지는 차이점을 통한 중력 영향비교”, “지구와 우주에서의 표면장력 차이점 비교” 등 5가지 교육실험 한다. 이는 우리 과학기술 발전의 초석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_ 우주 선진국인 미국, 러시아는 우주공간에서 실험한 간단한 내용도 알려주지 않기에 스스로 얻어야 하는 것이다.


 우주에서의 18가지의 기초 과학실험 임무는 돈과도 바꿀 수 없는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산이며, 그 결과들이 우리나라 기초과학, 경제, 문화 등에 엄청난 파급효과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확신을 할 수 있다.


귀환


 우주비행과 임무훈련 마친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인 ‘고 산’ 은 소유즈 귀환캡슐에 탑승하여 지구로 귀환하게 된다. 소유즈 우주선은 미국의 우주 왕복선 같이 활주로에 착륙하는 것이 아니라 초원이나, 바다에 낙하산을 이용하여 떨어지는 방식이다. 지구에서 발사하여 도킹할 때가지는 48시간이 걸렸지만, 귀환 할 때는 도킹 해제부터 약 3시간 30분 정도 소요가 된다.  


 길게 생각하면 길고, 짧게 생각하면 짧은 8일간의 우주 일정에서 모든 임무를 무사히 마치고 귀환하는 대한민국 최초 우주인 ‘고 산’은 멋진 유영을 하며 ISS에서 소유즈 귀환캡슐로 이동한다.


 귀환 캡슐의 착륙은 카자흐스탄 북쪽 사막지대. 귀환 예정지를 2곳으로 압축하지만 지역의 반경이 100km 에서 200km 나 된다. 이렇게 넓게 도착지점을 잡는 것은 대기권 돌입 시 각도와 풍향에 따라 예상 장소에서 수 십 km 이상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귀환에는 많은 변수가 발생할 수 있기에 올 7월엔 우크라이나 흑해에서 해상 생존훈련을 했고, 내년 1월에는 산악지대 생존훈련을 할 예정이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분리된 귀환캡슐이 지구를 두 바퀴쯤 돌고 대기권 진입을 위한 엔진 점화를 하고, 대기권에 들어서면서 장치 추진모듈, 궤도모듈을 모두 분리하고 귀환캡슐만 대기권을 통과 하는데, 음속의 20배 이상의 속도로 진입하기 때문에 귀환캡슐의 표면온도가 3,000도 이상이 되어 떨어지는 유성과 같은 불덩이로 15분 만에 대기권을 통과한다. 착륙 15분전엔 2개의 보조 낙하산이 펼쳐지며 귀환캡슐의 속도를 조절하며 천천히 하강한다. 착륙 2초 전 6개의 역 추진 엔진을 가동하면서 귀환 캡슐의 하강속력을 최대한 줄여서 안전하게 카자흐스탄 사막지대에 착륙하게 된다. ISS에서 도킹 해제 후 약 3시간 25분 만에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인 ‘고 산’이 지구에 무사히 귀환하게 된다..


 우주에서의 장기 체류로 우주인은 뼈와 근육이 약해져 걷기가 힘들어 휠체어를 이용하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 ‘고 산’ 은 씩씩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승리의 V 자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이렇게 “Space 2008”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인 ‘고 산’의 탄생과 함께 우리나라가 세계 36번째로 우주인을 배출하고, 세계에서 11번째로 우주과학 실험을 한 국가가 되는 위상을 드높일 것이다. 여기에 대한민국 국민에게 무한한 우주에 대한 도전정신의 시금석을 놓았다는 데에 가장 큰 의미를 두고 싶다.


태양식 / SBS 영상취재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