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승 후에 찾아올 일

by TVNEWS posted Jul 0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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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승 후에 찾아올 일

 

 “오늘부로 민주노총은 모든 노사정 대화에서 불참하겠습니다.”


지난 5월 22일 새벽 2시가 넘은 국회환경노동위원회 회의실 앞 복도. 협상 결과 보다는 퇴근시각이 더 궁금한 지겨운 상황에서 민주노총 김경자 수석부위원장의 발언이 나왔다.


국회로 넘어온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 논의가 결국 산입범위를 확대하는 방향 으로 매듭이 지어지려 하자 민주노총이 극렬히 항의하던 중이었다.  당일 오후에는 일부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국회 담장을 넘어 경내 안 추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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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1일 국회환경노동위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 관련 소위원회 회의가 예정 되어 있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시위 중 국회 담장을 넘어 본청으로 진입을 시도하다 막혀 국회 분수대 앞에서 경찰과 대치했다.


 오후 11시경 노동계 출신 홍영표 환노위원장과 민주노총 김경 자 수석부위원장의‘ 복도 설전’이 있었는데 일말의 기대감마저 없 어졌나보다. 김경자 수석부위원장의 이글거리는 눈동자를 본 것 같았는데 잘못 봤겠지 하고 넘겼다.


아무튼 오후 7시에 시작해 7 시간 넘게 지루하게 이어진 환경노동위원회 소위원회가 정리되 는 분위기에 취해 일사불란하게 정리 후 퇴근에 박차를 가했다. 민주노총 김경자 위원장의 이글거리는 눈동자를 본 것은 착각이 아니었다.

 

 6월 1일 추미애 대표를 앞세워 본격적인 민주당의 지방선거 유세가 진행되자 여당을 출입하는 국회영상기자들은 민주노총의 기습시위에 시달려야 했다. 여기에는 없겠지 하고 안 심을 하면 어느새 나타나 현장 최고위원회 중인 건물의 입구를 막았다니 하는 소식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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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30일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송철호 울산시장후보자를 지지하기 위해 기자회견장에 도착하자

민주노총 울산본부 측에서 입구를 막고 거세게 항의했다.


 발언자 싱크와 현장 스케치 취재, 각 사로의 송출 등을 세밀히 준비했던 계획은 이내 물거품이 되곤 했다. 일정을 마무리하고 여유롭게 음료 한잔하면서 송출을 하던 시간들이 그리워졌다.


민주노총조합원들이 홍영표 원내대표와의 대화를 요구하며 건물 안으로 진입하면 추미애 대표는 혼란을 틈타 건물 밖으로 재빨 리 빠져나와 예정된 유세를 취소하고 다음 일정을 진행하곤 했다.


추미애를 따라잡기 위한 레이싱의 압박이나‘ 일정 건너뜀’으 로 인한 낙종의 불안은 당일 취재 풀 담당의 몫으로 고스란히 왔다.


대선보다 힘들 수도 있겠는데? 하는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시간이 흐를수록 민주노총도 지쳤는지 기습시위는 점점 줄어드 는 분위기였고 무난한 승리를 예상하는 당내 분위기처럼 일정들 도 무난하게 진행되었다. 이렇다 할 당내 잡음도 없었다.


 이재명 후보의 여배우 파동(?) 이 선거 막바지에 이슈화됐지만 북미 정 상회담에 밀려 소진되었다. 북미 정상회담 당일은 선거 하루 전날 이었는데, 선거관련 뉴스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큐시트 순서에 밀려 뒤늦게야 관련 뉴스가 나왔다.


2016년, 4월임에도 한 여름 처럼 더웠던 날씨만큼‘ 옥새 파동’으로 대변되는 최대 선거 이변 이 일어났던 20대 총선에 비하면 날씨처럼 살랑거리는 봄바람 같은 선거였다. 결과도 예상대로 민주당의 압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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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일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전북 익산을 찾아 김영배 익산시장 후보 지원 유세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압승 후“ 겸손한 자세로 임하겠다.” 고 하는 민주당 지도부의 결 심이 잘 지켜졌으면 한다.

당선 당일‘ 오만함’을 읽을 수 있었던 이재명 캠프에서 일어났던 일들이 기시감으로 나타나지 않았으 면 하는 바람이다.


지난 6월 22일 예정이었던 2차 최저임금회의 에도 노동계 전체는 불참의 뜻을 내비쳤다.

최악의 경우 노동계가 불참한 가운데 최저임금이 결정될 수도 있다는 뉴스가 나온다. 압도적 지지를 받은 집권 여당으로서의 조정자 역할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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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민 / MBN (글,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