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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저유소 화재와 드론 영상

 

 

박찬걸 사진1 고양시 자유소 화재와 드론.jpeg

 

 

 2018년 10월 7일, 점심 식사를 하고 회사로 돌아 오는 길에 가을이 왔음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는 청명하고 파란 하늘 사이로 시커먼 기둥의 연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검색을 해보 니 고양시에 있는 저유소에서 화재가 났다는 기사 를 접하고 위급한 상황임을 인식했다. 원래 예정되 어 있던 아이템을 뒤로 미루고 화재현장으로 급하 게 출발했다. 지금 속해 있는 영상취재3팀이(디지 털 특수촬영팀) 드론촬영 업무를 주로 하고 있기도 하고, 화재와 같은 사고현장에는 근접 촬영이 쉽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ENG 장비 이외에 드론도 챙겼다. 차를 타고 현장으로 향하고 있는 상황에도 하늘에서는 시커먼 연기가 끊임없이 올 라오고 있었다. 

 

 현장에 도착을 해보니, 상황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각했다. 일단 현장상황을 1보용으로 스케치 했다. 저유소 내 주차장 부근에서는 검은색 연기 기둥과 간간이 솟아오르는 불기둥 정도밖에 보이 지 않았고, 주차장으로 끊임없이 도착하는 소방차 들만 촬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한참 스케치를 하고 있는데 화재현장 부근에서 인스파이어가 날 아다니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나도 여건이 된다면 현 장에서 드론을 띄울 생각으로 팬텀 프로를 들고 갔 기 때문에 다른 드론이 하늘에서 보이니 마음이 초조해졌었다. 하지만 브리핑 취재를 하러 가보니, 현장에 떠 있는 드론은 소방본부에서 띄운 것으로 확인되었다. 현장에서 만난 타사 선배와 소방드론 이라는 것을 확인한 후로는 소방 당국의 드론 그림을 받아서 사용하면 되겠구나 라는 생각에 안심이 되었다. 드론이 떠있는 것을 보고 초조해졌었던 이유와 소방드론이라고 확인했을 때 안심이 됐던 이 유는, 드론 운용시 사용하고 있는‘ Ready to Fly’ 라는 어플리케이션으로 사고현장 주소를 검색해 봤더니 저유소가 있는 곳은 공항 주변이라 관제권 이라고 표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보통 관제권, 비행제한구역 또는 비행금지구역이 라고 표기되어 있으면 사전에 허가 없이는 드론촬 영이 불가하다는 말이다. 사전에 허가를 받기 위해 서는 적어도 일주일전에 신청을 한 후에 심사에 따 라 촬영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알 수 있는데, 당 일 발생사고 건을 커버해야하는 우리의 업무 특성 상 사전 허가를 받고 촬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 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런 사고현장에서 는 소방헬기가 날아다니며 공중에서 물을 뿌리고 화재를 진압하고 있는데, 방송 촬영용 드론을 추가 로 띄우게 되면 진압에 방해가 되진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방당국의 첫 번째 브리핑이 끝나고 난 후 현장 포토라인으로 걸어오 는 길에 한 사진기자가 나무 밑에 숨어 몰래 드론 을(MAVIC) 띄우는 것을 발견하자 또 한 번 초조 해지기 시작했다.

 

 영상기자의 고질적인 문제점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긴 한데, 나 또는 우리 회사가 아닌 다른 사람/ 타사에서 하고 있는 걸 보았을 때 우리도 꼭 같은 것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다는 것이다. 물론 본인도 그날 사진기자가 드론을 띄우는 것을 보고난후에 가져간 드론을 챙겨서 띄워보려고 시도를 했었다. 하지만 얼마 전 지도 업데이트를 해서 그랬 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시동 자체가 걸리지 않아 일찌감치 포기하고 다음 브리핑을 준비하기 위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자리를 잡아두고 잠깐 나 왔을 때 소방드론이란 것을 같이 확인했던 선배가 또 다른 타사에서 방금 화재진압 상황에서 드론으 로 촬영을 하고 갔다고 귀띔을 해주었다. 물론 나도 이미 띄워보려고 시도는 했었고 같은 영상기자 입장으로서 이해를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사전에 허가도 없었고 관제구역인데다가 여러 대의 소방헬기가 화재진압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그렇게까지 해서 취재를 해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번 고양 저유소 화재사건 때만 그랬던 것은 아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상도초등학교 병설유치원 붕괴 현장에서도 여러 대의 드론이 날았었다. 물론 본인 도 그때 현장에서 드론을 띄웠고 다른 사진기자 및 영상기자들이 띄운 드론 수만 해도 내 눈으로 확인 한 것만 6~8대 정도 됐다. 여러 대의 드론들을 피해 서 촬영을 하느라 더 긴장되고 애먹었던 기억이 난다. 자칫 잘못해서 공중에서 부딪혀서 떨어지는 상황이라도 생기면 인명피해로 연결될 수도 있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상도초등학교가 있는 곳도 비행제한구역이었다. 하지만 한 번에 역동적이고 가장 좋은 그림을 보여줄 수 있는 촬영수단이 드론이라고 다들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는 항공법과 관련해 드론 촬영을 갖고 엄정하게 법적 문제를 삼거나 벌금을 부여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알고 있다. 드론시장 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누구나 쉽게 운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보도영상에 꽤 많은 도움이 되고 있기도 하다. 부감을 찍기 위해 높은 곳에 위 험하게 올라가서 촬영을 하지 않아도 되고, 오히려 더 시원하고 역동적인 그림을 쉽게 촬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영상기자협회에서 드론에 관련한 항공법을 숙지하고 효과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각 방송사에 전파하고, 우리들은 그 가이드라인을 최대한 지키 면서 취재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박찬걸 / KBS    박찬걸 증명사진.jp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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