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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생환’ 조은누리, 온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조은누리양.jpg

▲ 군ㆍ경찰이 조은누리양을 찾기 위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사진>.

 

조은누리양 (사진3).jpg

▲ 지난 7월 23일 충북 청주의 한 야산에서 실종됐다가 열 흘 만에 구조됐던 조은누리 양이 충북대병원으로 이송 되고 있다<사진>.

 

 
 군·경·소방 인력 5700여 명. 군 수색견과 드론팀을 포함해 열흘간 수색 끝에 조은누리 양이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실종 당시 한마음 한뜻으로 무사귀환을 염원했던 국민의 바람이 통한 걸까? 열흘간의 장마와 폭염, 악조건 속에서도 조은누리 양은 잘 버텨주었고 사람들이 ‘기적의 생환’이라고 말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조은누리 양‘ 기적의 생환’, 앞으로 실종 수색 변화 이끄나?
 
 조은누리 양이 발견됐을 당시 나는 다른 현장에 있었다. 회사로 돌아오는 길에 핸드폰 알람이 울렸다. 휴대전화기 화면에 뜬 ‘조은누리 양 발견’이라는 문구를 보고 굉장히 놀라고 또 기뻤다. ‘의식이 있고 대화도 가능하다. ’정말 말 그대로 ‘기적의 생환’이었다.
 
 조은누리 양이 발견되고 어떻게 열흘간 버틸 수 있었는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고 관련 후속 보도가 많이 나왔다. 태국 치앙라이 한 동굴에 갇힌 뒤 구조대가 찾기까지 열흘을 버틴 10대 소년들은 종유석에 떨어진 물로 수분을 채웠고,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당시 열흘 이상 버텼던 생존자 역시 구조대가 물을 뿌려 최소한의 수분을 공급받을 수 있었다. 조은누리 양 실종 당시 날씨를 찾아 확인해 보니 총 3번 비가 왔었다. 조 양은 어쩌면 그 비를 통해 수분을 공급받아 버틸 수 있었던 것인지 모른다.
 
 조 양의 사례는 향후 산중 실종 수색에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당시 집중 수색 장소 범위 바깥에서 발견이 됐다. 평소 조 양의 행동과 실종 지점에서 멀리 벗어나지 않았을 거라 고 판단해 군·경·소방 인력이 일주일 넘게 산 전면부에 한해 집중 수색을 했다. 하지만 조 양은 가족 등과 헤어진 지점에서 직선거리로 1.7km 떨어진 산 뒤편 능선 계곡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조 양이 열흘간 버틸 수 있던 이유, 수색 범위 밖에서 발견된 지점 등을 기록해 조 양의 ‘기적의 생환’을 ‘조은누리 백서’로 만들기로 했다. 열흘 간의 기록을 백서로 만들어 산중 실종 사건에서의 대응과 수색 주 안점 등을 정리해 비슷한 사례에 참고하기 위해서다. 
 
끈질긴 수색과 취재
 
 실종 이틀째부터 나는 조은누리 양 취재에 참여했다. 당시 경찰과 소방 인력이 투입돼 이미 조은누리 양을 찾고 있는 상황이었고 취재팀은 조심스럽게 어머니 인터뷰를 요청했다. 며칠 뒤 어머니와의 인터뷰가 보도되자 당사자인 어머니에 대해 인터넷 여론이 싸늘했다.
 
 ‘핸드폰도 없는 아이를 왜 혼자 보냈는가.’
 ‘아이를 잃은 엄마 같지 않게 너무 침착하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과 다른 것이었다. 인터뷰 당시 어머니는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굉장히 불안한 상태였다. 두 손을 움켜잡고 조은누리가 꼭 돌아와 달라며 계속 기도를 했다. 조 양의 어머니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혹시나 조은누리가 방송을 보게 되면 꼭 돌아와 달라는 이유에서 인터뷰에 응했으리라. 그러나 이와 달리 여론이 싸늘해 취재진으로서 여간 마음이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취재팀은 주변 마을을 돌고 산과 수풀, 저수지와 주변 계곡들을 샅샅이 수색하는 현장에 내내 함께 있었다.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났고 조은누리 양의 실종 소식이 전국적인 이슈가 되고 있었다. 군 인력 뿐만 아니라 충북도·청주시, 마을 주민들까지 발 벗고 나서 조 양의 수색에 도움을 주고자 했다.
 
 취재진은 매일 돌아가면서 조 양 소식을 체크했다. 지난 1일 밤에는 열화상 드론 수색팀과 함께 야간까지 같이 취재를 이어갔고 MNG(Mobile News Gathering)를 통해 현장을 보여주었다. 열화상 드론이 산 주변을 수색할 때 현장에는 조 양의 아버지가 눈을 떼지 못한 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다음날인 2일 오후 2시 40분경 조은누리 양을 발견했다는 속보가 나왔다. 육군 32사단 박상진 원사와 군 수색견 ‘달관이’가 조 양을 발견한 것이다. 당시 조 양의 상태는 의식은 있었지만 탈수 증상을 보였다. 박상진 원사는 물을 건넸고 조 양은 그 자리에서 물 5병을 먹었다고 한다. 조 양은 곧바로 충북대병원으로 이송됐고 일주일 간 치료를 받았다.
 
 현재 조 양은 그림 맞추기 놀이와 BTS를 좋아하는 평범한 여중생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열흘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실종 사건에서는 피를 말리는 굉장히 길고 지루한 시간이다. 이 긴 시간 동안 모든 국민의 눈이 조 양 찾기 수색 현장에 가 있었다. 그러한 관심과 응원에 감동도 받았다.
 
 해피 엔딩이어서 다행스럽고 나 나름대로 큰 보람을 느낀다. 작은 힘 하나를 보탠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다. 조 양이 당시의 상처를 잊고 더 아름답고 멋진 여성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강사완 / KBS청주총국    증명사진_강사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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