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21 01:39

<국정감사 취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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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미완성 국정감사

“국정감사 종합일정 아직도 안 나왔어?!”

 

다들 초조해 지기 시작했다. 보통 2~3일전 국감 상임위 일정이 나와야 하는데 국감 시작 전날 늦은 오후에

세부 일정이 나온 것이다. 일제히 컴퓨터 앞에서 각 회사별 국감일정 전파보고와 평소 때와 다른 송출 분배일정,

부서별 소관 국감 챙기기 논의 등 전시상황실을 방불케 할 정도로 소위 ‘급‘ 분주해졌다. 
국감을 앞두고 여야 정치권은 동상이몽이 따로 없었다. 여당은 선거구획정 및 노동개혁 논의의 중심에 있었고

야당은 문재인 대표 재신임건, 국정원 해킹 의혹규명, 메르스 사태 국정조사 요구 건으로 시끄러운 상황이었다.

국감 시작 전까지 불시에 여야 간사 회동을 한다거나 외부에서 의원모임을 수시로 갖는 등 여야가 국감일정 조율을 앞두고

팽팽한 힘겨루기를 하고 있었다. 이러한 바탕에는 여야가 대권과 당권에 관심이 더 가있고 내년 총선의 공천권에 사활을

걸면서 당이 내분으로 치닫고 있는 현실에 국감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우리의 앵글도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말해서 마음은 콩밭에 가 있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국감 전날까지

구체적 일정이 미확정 상태로 있다 보니 올해 국감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의문이었고 의원들은 충실한 국감준비가

되어 있을리 만무하다는 생각뿐이었다. 일반적으로 국감을 시작하려면 피감기관 및 증인, 참고인 선정을 완료해야 하고

국감 준비에 2주~3주가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감 일정 조율이 늦춰질수록 준비가 소홀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불길한 국감의 시작은 예상대로였다. 첫날 국감장에 올라가 대면한 모습은 제시간에 의원들이 다 모이지 않고 의원수보다

빈 의자수가 더 많을 때였다. 또 다른 국감장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본격적인 감사를 진행하지 않고 의사진행 발언만

내내하며 고성이 오가는 의미 없는 샷만 담고 있을 때는 심지어 머릿속으로 ‘파행’, ‘파행’ 만을 주문하며 몸이라도

편해보고자 했던 마음까지 들었다. 실제 파행이 된 국감장에서 빈자리는 파행뉴스의 주인공이 되어 전파를 탄다.

출석한 각 기관장, 증인들은 하염없이 먼 산만 바라보며 있었고 당당하게 대답할 자신감 있는 자세보다는 얼마나 질타를

받을까하는 걱정에 만감이 교차하는 눈빛들은 파인더를 통해서도 읽을 수가 있었다. 수없이 불량 국감뉴스로 소개됐던

명장면 중 하나인 경찰청장에게 총기사용법 시연을 요구하고 성희롱 의혹을 질타하며 의원 자신이 오히려 성희롱성 발언을

해 눈총을 사기도 했다. 대기업 총수를 불러놓고 자신의 지역구 민원을 해결해줄 것을 공개적으로 종용하는 등 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해야하는 본질은 흐려지고 부작용이 속출했던 것이다. 국민들의 속을 시원하게 해야 하는 국회가 오히려

국민들의 가슴을 더욱더 답답하게 만들었다.
나 역시 국민의 알권리의 최전선에 있으면서도 진정성 있게 국감현장을 깊이 있게 들여다봤기 보다는 “될 때로 되라”는

 수수방관의 마음을 가지고 임했던 건 아닌지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고 국가의 현안사업과 정부의

살림살이를 제대로 챙겼는지 들여다보고 피감기관의 예산절감, 성실한 대민 서비스와 효율적인 정책집행에 대해 칭찬하고

격려하는 모습을 더 많이 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 완성까지의 길은 멀겠지만 아름다운 미완성 국정감사를 보고 싶다.

 

 

정인학 / MBC 보도국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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