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41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고양시 저유소 화재와 드론 영상

 

 

박찬걸 사진1 고양시 자유소 화재와 드론.jpeg

 

 

 2018년 10월 7일, 점심 식사를 하고 회사로 돌아 오는 길에 가을이 왔음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는 청명하고 파란 하늘 사이로 시커먼 기둥의 연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검색을 해보 니 고양시에 있는 저유소에서 화재가 났다는 기사 를 접하고 위급한 상황임을 인식했다. 원래 예정되 어 있던 아이템을 뒤로 미루고 화재현장으로 급하 게 출발했다. 지금 속해 있는 영상취재3팀이(디지 털 특수촬영팀) 드론촬영 업무를 주로 하고 있기도 하고, 화재와 같은 사고현장에는 근접 촬영이 쉽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ENG 장비 이외에 드론도 챙겼다. 차를 타고 현장으로 향하고 있는 상황에도 하늘에서는 시커먼 연기가 끊임없이 올 라오고 있었다. 

 

 현장에 도착을 해보니, 상황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각했다. 일단 현장상황을 1보용으로 스케치 했다. 저유소 내 주차장 부근에서는 검은색 연기 기둥과 간간이 솟아오르는 불기둥 정도밖에 보이 지 않았고, 주차장으로 끊임없이 도착하는 소방차 들만 촬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한참 스케치를 하고 있는데 화재현장 부근에서 인스파이어가 날 아다니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나도 여건이 된다면 현 장에서 드론을 띄울 생각으로 팬텀 프로를 들고 갔 기 때문에 다른 드론이 하늘에서 보이니 마음이 초조해졌었다. 하지만 브리핑 취재를 하러 가보니, 현장에 떠 있는 드론은 소방본부에서 띄운 것으로 확인되었다. 현장에서 만난 타사 선배와 소방드론 이라는 것을 확인한 후로는 소방 당국의 드론 그림을 받아서 사용하면 되겠구나 라는 생각에 안심이 되었다. 드론이 떠있는 것을 보고 초조해졌었던 이유와 소방드론이라고 확인했을 때 안심이 됐던 이 유는, 드론 운용시 사용하고 있는‘ Ready to Fly’ 라는 어플리케이션으로 사고현장 주소를 검색해 봤더니 저유소가 있는 곳은 공항 주변이라 관제권 이라고 표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보통 관제권, 비행제한구역 또는 비행금지구역이 라고 표기되어 있으면 사전에 허가 없이는 드론촬 영이 불가하다는 말이다. 사전에 허가를 받기 위해 서는 적어도 일주일전에 신청을 한 후에 심사에 따 라 촬영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알 수 있는데, 당 일 발생사고 건을 커버해야하는 우리의 업무 특성 상 사전 허가를 받고 촬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 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런 사고현장에서 는 소방헬기가 날아다니며 공중에서 물을 뿌리고 화재를 진압하고 있는데, 방송 촬영용 드론을 추가 로 띄우게 되면 진압에 방해가 되진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방당국의 첫 번째 브리핑이 끝나고 난 후 현장 포토라인으로 걸어오 는 길에 한 사진기자가 나무 밑에 숨어 몰래 드론 을(MAVIC) 띄우는 것을 발견하자 또 한 번 초조 해지기 시작했다.

 

 영상기자의 고질적인 문제점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긴 한데, 나 또는 우리 회사가 아닌 다른 사람/ 타사에서 하고 있는 걸 보았을 때 우리도 꼭 같은 것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다는 것이다. 물론 본인도 그날 사진기자가 드론을 띄우는 것을 보고난후에 가져간 드론을 챙겨서 띄워보려고 시도를 했었다. 하지만 얼마 전 지도 업데이트를 해서 그랬 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시동 자체가 걸리지 않아 일찌감치 포기하고 다음 브리핑을 준비하기 위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자리를 잡아두고 잠깐 나 왔을 때 소방드론이란 것을 같이 확인했던 선배가 또 다른 타사에서 방금 화재진압 상황에서 드론으 로 촬영을 하고 갔다고 귀띔을 해주었다. 물론 나도 이미 띄워보려고 시도는 했었고 같은 영상기자 입장으로서 이해를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사전에 허가도 없었고 관제구역인데다가 여러 대의 소방헬기가 화재진압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그렇게까지 해서 취재를 해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번 고양 저유소 화재사건 때만 그랬던 것은 아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상도초등학교 병설유치원 붕괴 현장에서도 여러 대의 드론이 날았었다. 물론 본인 도 그때 현장에서 드론을 띄웠고 다른 사진기자 및 영상기자들이 띄운 드론 수만 해도 내 눈으로 확인 한 것만 6~8대 정도 됐다. 여러 대의 드론들을 피해 서 촬영을 하느라 더 긴장되고 애먹었던 기억이 난다. 자칫 잘못해서 공중에서 부딪혀서 떨어지는 상황이라도 생기면 인명피해로 연결될 수도 있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상도초등학교가 있는 곳도 비행제한구역이었다. 하지만 한 번에 역동적이고 가장 좋은 그림을 보여줄 수 있는 촬영수단이 드론이라고 다들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는 항공법과 관련해 드론 촬영을 갖고 엄정하게 법적 문제를 삼거나 벌금을 부여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알고 있다. 드론시장 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누구나 쉽게 운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보도영상에 꽤 많은 도움이 되고 있기도 하다. 부감을 찍기 위해 높은 곳에 위 험하게 올라가서 촬영을 하지 않아도 되고, 오히려 더 시원하고 역동적인 그림을 쉽게 촬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영상기자협회에서 드론에 관련한 항공법을 숙지하고 효과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각 방송사에 전파하고, 우리들은 그 가이드라인을 최대한 지키 면서 취재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박찬걸 / KBS    박찬걸 증명사진.jpeg


  1.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한국 vs 투르크메니스탄 (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한국 vs 투르크메니스탄 (2) 우린 서둘러 호텔로 돌아왔다. 편집하고, 최대한 작은 용량의 파일로 만들어 웹하드에 전송할 준비를 마쳤다. 그런데 이게 웬일? 로그인이 되지 않는다. 몇 번을 시도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혹시 모를 ...
    Date2020.01.10 Views472
    Read More
  2. <태풍 취재기> 태풍의 최전선 가거도, 제13호 태풍 ‘링링’ 그 중심에 서다

    태풍의 최전선 가거도, 제13호 태풍 ‘링링’ 그 중심에 서다 ▲ 제13호 태풍 ‘링링’ 가거도 취재현장<사진> 지난 9월 초, 제13호 태풍 ‘링링’이 한반도를 관통할 것이란 예보가 나왔다. 지리적으로 태풍의 가장 직접적인 영...
    Date2019.11.08 Views604
    Read More
  3. <태풍 취재기> 태풍 취재현장의 생생함과 안전 그리고 그 중간은 어디?

    태풍 취재현장의 생생함과 안전 그리고 그 중간은 어디? ▲ 제17호 태풍‘타파’현장<사진> “위험합니다. 더 떨어지세요!” 지난 9월 22일 제17호 태풍 ‘타파’ 강풍에 주차타워 건물의 외벽 재가 떨어진 상황. 현장 관리자가 ...
    Date2019.11.08 Views451
    Read More
  4. <태풍 취재기> 고글쇼에 대한 단상

    고글쇼에 대한 단상 ▲ 고글은 태풍현장에 안전하지 않았다.<사진> “선배, 그거 뭘까?” 제주총국 보도국에 이상한 놈이 나타났다. 물안경과 비슷하지만 그보다 크고, 스포츠 고글과도 비슷하지만 그것보다 투박하다. 분명한 건 뒤쪽의 밴드를 머리...
    Date2019.11.08 Views461
    Read More
  5.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홍콩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홍콩 ▲ 홍콩거리에서 송환법 반대 시위현장을 취재하는 SBS 박현철 영상기자<사진 왼쪽>. 어린 시절 성룡의 ‘쿵후’ 영화로 시작되었던 홍콩에 대한 동경은 십 대에는 장국영과 주윤발, 이십 대에는 크리스토퍼 도일과 왕...
    Date2019.11.08 Views436
    Read More
  6. 아세안지역안보포럼 출장이 일러준 방향

    아세안지역안보포럼 출장이 일러준 방향 ▲ 아세안지역안보포럼 회의장 휴가 마지막 날, 울려오는 전화를 받았다. 나의 첫 출장을 알려오는 전화였다.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 배제와 관련된 언급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SEAN Region...
    Date2019.11.07 Views399
    Read More
  7.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한국 vs 투르크메니스탄 (1)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한국 vs 투르크메니스탄 (1) ▲ 아슈바하트 올림피아드 경기장 마지막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8월 어느 날, 핸드폰 진동이 울린다. 데스크의 전화였다. “여보세요?” “다음 달에 월드컵 예선 출장 좀 갔다 와라! 투르...
    Date2019.11.07 Views342
    Read More
  8. ‘보이콧 재팬’ 일본 현지 취재기

    ‘보이콧 재팬’ 일본 현지 취재기 한일 양국의 갈등이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지난 7월 1일 일본 정부는 당국이 생산하는 품목에 대해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수출 규제의 주요 대상은 우리나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의 핵심...
    Date2019.09.09 Views440
    Read More
  9. [헝가리 유람선 사고 취재기] 화려함 아래 잠긴 슬픔

    화려함 아래 잠긴 슬픔 ▲ 다뉴브강의 야경<사진>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스마트폰의 알람을 끈다. 자연스레 화면의 연합뉴스 속보 알림을 읽는다. 지난 5월 30일 아침, 헝가리 다뉴브 강의 유람선 사고, 승객은 모두 한국인들임을 알리는 속보가 떴다. 기...
    Date2019.09.09 Views368
    Read More
  10. 홍콩, 20세기 제국과 21세기 제국 사이에 놓이다

    홍콩, 20세기 제국과 21세기 제국 사이에 놓이다 ▲ 홍콩 시위 현장<사진>. ‘2019年 07月 27日’과 ‘21/07/2019’ 홍콩과 중국은 다르다. 우선, 언어부터 본토의 표준어인 ‘만다린’이 아니고 광둥어와 영어를 쓴다. 심지어 ...
    Date2019.09.09 Views397
    Read More
  11. 무너진 성벽이 준 교훈

    무너진 성벽이 준 교훈 튀어나오고, 깨지고... 전주 풍남문 ‘안전 우려’ 전주 풍남문 일부 성벽이 돌출됐다는 제보가 있었고 현장에 가 보았다. 성벽은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구조물에 가려져 있었다. 시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 안으로 들어가 보았...
    Date2019.09.09 Views372
    Read More
  12. ‘기적의 생환’ 조은누리, 온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기적의 생환’ 조은누리, 온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 군ㆍ경찰이 조은누리양을 찾기 위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사진>. ▲ 지난 7월 23일 충북 청주의 한 야산에서 실종됐다가 열 흘 만에 구조됐던 조은누리 양이 충북대병원으로 이송 되고 있...
    Date2019.09.09 Views448
    Read More
  13. 제2의 고향 속초, 이재민들의 여름 나기

    제2의 고향 속초, 이재민들의 여름 나기 ▲ 일부 이재민들이 에어컨 고장으로 선풍기에만 의존해서 여름 나기 하고 있다<사진>. ▲ 이재민들을 위해 조립식 임시 주택이 마련되어 있다<사진>. 강원도 속초는 나의 ‘두 번째 고향’이다. 지역 순환근무...
    Date2019.09.09 Views340
    Read More
  14. [고성 산불 취재기] 화마와의 사투

    화마와의 사투 ▲ 지난 4월 강원도 고성군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사진) 그동안 수많은 화재현장을 취재해 봤지만 이처럼 빠르게 번지고 피해지역이 광범위한 경우는 처음이다. 처음 인제에서 실화로 산불이 발발했고, 고성군에서 다른 산불이 또 붙었다. 고온 ...
    Date2019.07.01 Views544
    Read More
  15. [고성 산불 취재기] 고성 산불 그 후

    고성 산불 그 후 ▲ 불에 타 무너져 내린 집을 떠나지 못한 피해주민이 망연자실하고 있다(사진). ▲ 그을린 나무와 잿더미를 뚫고 대나무 죽순이 다시 자라나고 있다(사진). 산림 2천832ha를 잿더미로 만들고, 1천289명의 보금자리를 앗아간 동해안 산불. 현장...
    Date2019.07.01 Views536
    Read More
  16. 해양 탐사선 ‘이사부 호’ 동승 취재기

    해양 탐사선 ‘이사부 호’ 동승 취재기 ▲ 남태평양 항해 중인 이사부호(사진) 미국령 괌에 가는 출장이 갑작스럽게 잡혔다. 경남 거제항에서부터 북위 6도 부근 적도 해역까지 항해하며 연구 활동을 한 대양 탐사선 ‘이사부 호’의 전 ...
    Date2019.07.01 Views585
    Read More
  17. 하노이 회담, 그 기억의 단편

    하노이 회담, 그 기억의 단편 호텔, 양국 정상의 잠자리 북미 2차 정상회담이 예정되었던 날짜보다 2주가량 이르게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시작한 취재는 정상들의 유력 숙소지, 회담 장소 등이었다. 멜리아, jw메리어트, 메트로폴 하노이, ...
    Date2019.05.08 Views456
    Read More
  18. ‘극한출장, 베트남 2차 북미정상회담’

    ‘극한출장, 베트남 2차 북미정상회담’ ▶ 할롱베이 크루즈 투어 나서기 직전 크르주 안에서 건배를 제의하는 북한 리수 용 노동당부위원장. ▶ 할롱베이 투어를 떠나는 북측고위급대표단. 북측대표단이 할롱베이를 찾았다는 것 은 북한이 관광산업단...
    Date2019.05.08 Views487
    Read More
  19. 39년 만에 광주를 찾은 전두환

    39년 만에 광주를 찾은 전두환 아침 일찍 눈이 저절로 떠졌다. 3월 11일. 전두환 씨가 광주 법정에 서는 날. 기자 생활 14년 동안 수없이 자료화면을 통해 보고 편집하며 만나온 그의 ‘실물’을 직접 취재한다는 사실이 묘한 긴장감과 설렘을 주었...
    Date2019.05.08 Views381
    Read More
  20. 차량 추적, 그 위험한 줄타기

    차량 추적, 그 위험한 줄타기 “검은색 승용차가 고속도로를 질주한다. 열 대가 넘는 차량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그 차를 따라붙는다. 시속 100km가 넘으면서도 수시로 급브레이크를 밟는다. 경쟁적으로 검은 차에 필사적으로 렌즈를 갖다 댄다.” 이...
    Date2019.05.08 Views426
    Read More
  21. 한국산‘ 불법 수출 쓰레기’ 필리핀 떠나던 날

    한국산‘ 불법 수출 쓰레기’ 필리핀 떠나던 날 지난 1월 11일, 영상취재팀 캡으로부터 해외출장 준비를 해야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해외 재난·재해도 없던 때라 출장에 대한 묘한 기대감이 생기기도 했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알게 된 취재...
    Date2019.03.12 Views489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8 Next
/ 18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