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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올림픽 14번째 금메달!
                                                        

19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인류 역사상 최초의 초강대국이자 가장 거대했던 나라 영국.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고 불리며 세계를 지배했던 나라에서 3번째로 열린 런던올림픽.
우리의 올림픽 취재 역시 ‘해가 지지 않는 취재’였다. 한국과는 8시간의 시차가 있어 아침부터 저녁까지 뉴스를 만들어야 했다. 영국시간으로 오전에는 저녁 9시뉴스를 위해 ENG를 들어야했고, 밤에는 아침뉴스를 위해 뛰어야 했다.

그렇게 시작된 25일간의 올림픽 취재. 해가 지지 않았던 힘든 취재를 보상하듯 2012 런던올림픽은 한국 스포츠의 새로운 역사가 되었다. 13개의 금메달로 역대 올림픽 사상 최다 금메달, 원정 올림픽 사상 최고 성적인 종합 5위를 기록한 런던올림픽은 그 성적에 걸맞게 수많은 이슈들을 낳았다. 양궁과 사격, 펜싱에서의 선전, 한국체조의 새 획을 그은 도마, 동메달에 빛나는 축구 등 기쁨의 순간들이 넘쳐났다. 또 박태환의 실격, 신아람의 눈물 등 가슴 아픈 순간들도 있었다. 이 모든 현장은 카메라기자의 눈을 통해 국민들에게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나의 취재는 런던으로 출국하는 비행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금메달의 꿈을 품고 런던으로 향하는 선수들의 다양한 모습을 담았다. 11시간의 비행 동안 어떤 선수는 동료들과의 담소로 고단함과 긴장을 풀었고, 어떤 선수는 노트북으로 경기 동영상을 돌려보며 각오를 다졌다. 나 역시 노출이 나오지 않는 기내에서 높여가는 게인(gain) 데시벨만큼 앞으로의 일정에 대한 기대와 긴장을 높였다.

고단한 비행의 끝에는 런던의 교통체증이 기다리고 있었다. 히드로 공항에서 숙소로 가는 길은 퇴근길 정체로 인해 3시간 가까이 걸렸다. 밤 9시가 넘어서야 숙소에 도착했고 그제서야 늦은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밤 10시에 먹는 저녁식사. 이것은 불규칙적인 밥 때를 규칙적으로 지키는 25일간 일정의 복선이었다. 도착 다음날부터 시작된 취재는 비행기에 오르는 날까지 단 하루의 휴식도 없이 진행되었다. 그러나 새벽에 시작해 새벽에 끝나는 스케줄에도 피곤함을 느낄 수 없었다. 올림픽의 열기와 환희, 그리고 아쉬움, 선전하는 한국선수들의 모습을 생생히 국민들에게 전달한다는 사명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컨디션이 좋아지는 환각(?)에 빠지게 했다.

런던 7일차 본격적인 올림픽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을 취재할 기회가 주어졌다. 8만 명의 관중이 운집한 올림픽 스타디움. 영국의 대표 영화감독 대니 보일의 지휘하에 ‘경이로운 영국’이라는 주제로 펼쳐진 개막식은 한편의 대형 뮤지컬을 보는 느낌이었다. 미스터 빈으로 유명한 로완 앳킨슨을 포함한 유명 배우들의 연기와 2,500명이 넘는 인원이 동원된 퍼포먼스로 영국의 농촌 풍경부터 산업혁명 과정, 전쟁의 역사 등 발전과정에서의 양면성을 보여줬다. 또 영국여왕의 헬기신은 개막식 장면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다. 이렇게 역사적인 현장을 취재하게 된 나. 촬영기자가 아니었다면 평생 겪지 못했을 일이란 생각에 가슴이 벅찼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나는 정해진 ENG ZONE에서 행사 진행요원들의 제제를 뿌리치며 on-cam를 잡았다. ENG ZONE에서의 on-cam은 규정위반이었던 것. 하지만 난 현장의 모습을 전달해야 했다. 선수단 입장시간에는 중계그림이 잡아내지 못하는 북한 선수단의 모습, 히잡(hijab)을 쓴 여성선수와 같은 특징 있는 선수를 담았다.

나는 원래 올림픽 외곽영상취재 담당으로 런던에 갔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경기가 시작되자, 외곽뿐만 아니라 경기취재까지 할 수 있었다. 한국선수단은 전체 26개 종목 중 22개 종목에 출전했고, 나는 그중에서 축구 응원전, 핸드볼, 사격, 태권도 등을 취재했다. 아울러 북한 선수단의 훈련과 경기도 취재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 북한 탁구선수단의 훈련취재와 웸블리에서 열린 축구 조별리그 가봉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생에 처음으로 마주친 북한사람들. 한민족이라고 생각했지만 왠지 모르게 긴장되었다. 그 긴장을 확인하기라도 하듯 취재 중에 북한 선수단과 실랑이가 있었다. 훈련모습을 취재하는 우리들에게 북한 코치진이 언성을 높인 것이다. 험악해진 현장의 분위기 “찍지말라우!” 위협하는 북한 코치의 육성은 고스란히 취재되었고, 현장의 긴장감은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북한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로 역대 최대 성적을 거두었다. 후에 다시 경기장에서 다시 마주친 북한 선수단은 그때보다 훨씬 유연한 자세로 우리를 대했다. 우리에게 언성을 높이며 선수들을 독려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반영된 것 같았다. 그들의 기쁨에 덩달아 나도 기뻤다. 역시 우린 한민족.
웸블리는 축구의 성지라고 불리는 곳이다. 바로 축구의 발상지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동메달에 빛나는 올림픽 축구 조별예선 가봉전이 열렸었다. 자그마치 9만 명이나 들어갈 수 있는 웸블리 스타디움. 아시아의 한국과 아프리카의 가봉 경기가 열린 이곳에 7만6천 명이라는 관중이 들어왔다. 영국대표팀의 경기도 아니고, 유명한 선수가 있는 나라도 아닌데 몰려든 엄청난 수의 관중들. 축구를 사랑하고, 웸블리를 사랑하는 영국 사람들. 태극기를 페이스페인팅하고, 태극기를 두르고 응원 온 영국 사람들은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정부에 의해 동원된 것이 아닌 자발적이고 성숙한 응원문화는 우리도 배워야 할 부분인 듯하다.

그렇게 17일간의 뜨거운 날들과 25일간의 뜨거운 날들. 17일 동안 374명의 한국선수단은 13개의 금메달로 최고의 성적을 냈고, 한달동안 9명의 KBS촬영기자들은 밤낮 쉬지 않는 취재로 역사의 전달자가 되었다. 완벽한 팀워크로 이루어낸 성과! 최고의 그들에게 14번째 금메달을 바친다.
  
KBS 부산총국 권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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