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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출장 지원자를 받습니다.

여느날과 다름없는 일상의 아침은 짧은 문자와 함께 요동쳤다. 무라바크의 퇴진을 요구하는 이집트 반정부 시위가 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는 그 시점이었다. 기자로서 이런 역사적 순간에 국제적 수준에서 취재할 수 있다는 것은, 흔히 찾아오지 않는 분명한 기회였다. 두말할 것 없이 선뜻(!) 지원하고 싶었으나, 문제는‘타이밍’이었다. 사정인즉, 개인적으로 회사의 지원을 받아 다닌 대학원 졸업논문이 상반기까지 통과하지 못하면 지원금 천오백만원을 반납해야 한다는‘인생의 위기(?)’가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런 복잡하고도 무거운 마음을 표현해줄 짧은 문자를 보냈다“지원자 없으면 가겠습니다”영어로“I’m the last man to go...”분명‘Last’에 방점이 찍혀있다고 주장하였으나, 이 문자는 일종의 지원으로 즉각 해석되었고, 이집트는 그렇게도 빨리, 그리고 아주 무겁게 눈앞에 펼쳐졌다.

혁명의 광장, 타흐리르(Tahrir)

이집트로 가는 밤비행기 안에서 신문을 꺼내들었다. 아랍어로 자유를 뜻한다는‘타흐리르 광장’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이집트 시민들 한명 한명의 표정에서 읽어낼 수 있는 간절함이 시위의 밀도를 말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 간절한 외침을 열세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직접 들을 수 있었다. 광장의 인파는 대단했다. 이들은 예상외로 언론에 매우 호의적이었다. 거기에서 만난 모하메드라는 대학생은 아랍어를 모르는 나를 위해 두시간동안 동시통역을 옆에서 자원해서 해주기까지 했다.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무바라크의 퇴진과 그와 그의 관료들이 축적한 부의 환수였다. 높은 실업률과 반민주적 통치, 그리고 극심한 빈부격차 등 사회불안 요소들은 그렇게 광장에서 용암처럼 터져나왔다.
이때까지만 해도 순조로울 것 같던 취재였다. 통신망도 용이치 않았으나, 먼저 도착해 훨씬 고생하며 좋은 결과를 내고 있던 후배 박주일 기자와 KBS 박진경 선배, 그리고 세계에서 온 수많은 외신기자들과 함께 이들의 절박한 요구를 세계에 알리는 인류애적인 과정에 동참하고 있다는 보람도 느껴질 즈음, 문제는 공권력의 위협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 속에서 나왔다. 바로 친무바라크계와 반무바라크계의‘민민(民民)갈등’이었다. 민주화의 역사가 거의 그러하듯 상처를 기억하려는 자와 상처를 지우려는 자들이 하나의 공간에서 만났고, 이들은 서로에게 과격했다.
어렵게 들어간 광장. 머리위로 돌이 날라 다니기 시작했다. 이런 분위기는 불탄 관공서들, 뒤집혀 전소된 차량, 도시 곳곳에 배치된 탱크, 장갑차와 함께 전장의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있었다. 이런 첨예한 갈등 속에서 광장에 있는 반무바라크 시위대에 유입되는 사람들을 막기 위해 친 무바라크 시위대들이 이들을 에워싸면서 광장은 봉쇄됐다.
무엇보다 친무바라크 시위대는 외신 취재진에게 매우 과격했다. 반민주적 행태를 보여온 경찰들은 시위대에 가장 먼저 습격당해 도시에서 자취를 감추고 없었고, 경찰을 대신해서 자경단의 형태로 스스로 경찰을 자처하는 이들은 외국인 기자들을 잡고 근거없는 마녀사냥을 하기 시작했다. 더욱이 제복을 입지않은 사복경찰이 이들속에 섞여 시위대에 총을 쏘아 대고, 차량으로 시위대에 돌진하기도 하고, 호텔 베란다에서 촬영하던 취재진의 방을 따고 들어와 물리적으로 위협하기도 했다. 말그대로 무법지대였다. 140여명의 기자들이 죽거나 다쳤다. 이들은 외신들이 이집트의 문제를 국제화하여 무바라크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무바라크는 나의 영원한 대통령이자 나의 아버지이다! 꺼져라!" 카메라를 보면 무조건 수십명이 달려와 몸을 잡아 끌었다. 시간이 갈수록, 이들은 더욱 과격해졌고, 길거리에서 촬영을 하지 않아도 카메라만 보고 달려와 주먹과 쇠파이프 등으로 위협했다.

필요한 건 연기력과 핸드폰

이 상황에선 연기력이 필요했다. 제지하는 군인들에겐 얼치기 관광객 모드로“무바라크가 누굽니까 전 관광객인데 타흐리르 보러 왔는데요. 피라미드는 왜 안하나요”를, 친무바라크 시위대엔“무바라크를 존경합니다. 위인전에서 봤는데요”라든지, 반무바라크 시위대엔“우리는 당신들을 돕기 위해 왔습니다”를 어설프지만 간절한(?) 연기와 함께 사용했는데, 이런 것들도 먹히지 않으면, “쌀람 알레이 꿈”,“ 브라더”, 등등을 외쳐대며 그들의 어깨를 감싸고 스킨쉽을 해댔다. 험지교육강사들이 가르치듯 인간의 eye to eye contact는 흥분한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한 것이었고, 이는 실제로 자긍심이 강한 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약간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문제는 취재였다. 숙소에서 걸어서 이십분도 채걸리지 않았던 광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서른 번의 검문을 당해야 했다. 카메라는 이런 상황에서 도저히 불가능했다. 그날 밤 호텔로 돌아와 가만히 광장 들어가는 과정을 곰곰히 생각해 봤다. 그리고 조금의 회의 끝에 핸드폰 정도는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에 이르렀고, 취재기자들에게 영상취재의 기술적 결과물이 안좋을 경우의 편집적 보완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취재는 그렇게 자유롭게 시작됐다. 민감한 부분에서는 전화를 거는 척하며 촬영을 했고, 스탠드업 역시 셀프로 하게 했다. 1인칭 주관적 시점의 영상은 2000년대들어 가장 두드러진 약진을 하고 있는 분야로서 이질적이지 않게 현장감을 부각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과 다른 대안이 없다는 절박함에 이끌려 그렇게 취재는 진행되었고, 하나둘 이집트 시민들의 외침은 작은 휴대폰에 차곡차곡 담겨갔다.
성공한 혁명, 그 놀라운 감격 그렇게 열흘을 보냈다. 정치적인 타협안이 연이어 나오고 있었고, 가장 중요하다는 미국의 외교적 입장은 갈팡질팡 흔들리기만했다. 광장에서는 사람들이 매일매일 끈질기게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었다. 상황이 완만하다고 판단되면서, 전 팀이 먼저 복귀를 했고, 우리도 복귀 비행기편을 예약하고 귀국 짐을 싸고 있었다. 많은 외신 취재진들 역시 귀국길에 오르고 있었다. 그때 주요 외신들의 브레이킹 뉴스가 급박하게 들어오기 시작했다.

“ Mubaraksteps down!”

곧이어 민주화를 쟁취해낸 시민들의 승리감이 도시 전체에 흘러넘쳤다. 사람들이 모두 길거리로 나와 서로서로를 축하했고, 이들을 통제하던 탱크와 장갑차 위의 군인들도 시민들과 하나되어 춤을 춰댔다. 카이로 전체가 시민들의 손으로 직접 일군 혁명과도 같은, 아니 기적과도 같은 결과를 누리고 있었다.
인류문명이 시작되었던 나일강. 이 강은 인류역사를 고스라니 안고 흐르는 강이다. 이곳에서 시민들의 손으로 그리고 그 많은 목숨을 던져, 그들이 그토록 바라던 열망을 성취해 냈다는 기적을 보는 것은 관찰자의 입장에서도 뭉클한 것이었다.
승리를 만끽하면서 내게 다가와 더듬거리며 질문 했던 한 이집트인의 질문으로 글을 마친다.
“what will you talk about egypt revolution... to your country?
(당신나라 사람들에게 이집트 혁명에 대해 뭐라 말할 겁니까”)
대답은 이날을 기억하며 증언해야하는 바로 우리들의 몫이다.

김우철 MBC 영상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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