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순방 출장> 중국의 밧줄 포토라인과 상처뿐인 백악관 취재

by TVNEWS posted Dec 2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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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초 나는 2년 동안 청와대 출입의 익숙한 옷을  벗고 경제문화 취재의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처음 청와대 취재기를 부탁받았을 때 망설였지만 나의 작은 글이 청와대 영상취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청와대 영상 1풀은  KBS MBC SBS OBS YTN MBN  KTV로 구성되어있다. 
청와대 출입의 꽃은 전용기인 Air Force One을 타고 대통령 해외순방 취재가 아닐까 싶다. 
나는 지난 2년 동안 청와대를 출입하면서 대통령 해외출장을 동행해 13번 총 29개국을 다녀왔다. 
물론 나보다 더 많은 순방을 다녀온 선후배들도 많이 있어서 조금은 이런 글을 쓰기가 쑥스럽지만 본인이 느낀 점만 
쓰는 것임을 밝힌다. 해외순방기간 중에 취재는 국내취재여건과 다르고 상대국의 의전과 취재방식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항상 긴장을 해야 하고 순간은 놓치면 물먹는 상황이기에 항상 새롭다. 
해외순방은 대한민국 풀로 구성되어 대통령 일정을 취재하기에 처음 청와대 출입하여 대통령 모습을 취재했을 때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순간 손끝이 떨렸던 기억이 난다.

대통령해외순방 취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작년 11월  북경에서 한중 FTA협정식과 
지난 10월 워싱턴 한미정상회담이 아닐까싶다. 영상기자로 대한민국을 대표로해서 중국인민대회당과 미국 백악관에 
들어가 정상회담을 취재한다는 것은 행운이고 선택받은 것이 아닐까 한다.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한중정상회담 취재 당시 처음에는 상당히 긴장했다. 중국취재진과 치열한 자리싸움도 
그렇고 중국의 악명 높은 밧줄포토라인 때문이다. 처음에 중국취재관행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밧줄에 이리저리 끌려 
다니다가 제대로 취재도 못하고 나온 경험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1월 한중정상회담과 FTA협정식에서 
중국이 우리 취재진을 많이 배려해 주었다. 중앙자리와 취재할 수 있는 상당한 시간을 준 것이다. 한중정상간의 
우호적인 분위기와 중국이 FTA협상 타결 목적으로 우리를 많이 배려했고 취재진을 자극하지 않은 것 같다.
나에게 있어서는 정상회담과 한중 FTA협정식 취재는 역사의 현장에서 기록자로 있었던 자체가 영광이고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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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배-지난11월 APEC 정상회담 단체기념촬영 두시간째 기다림.jpg

▲지난 11월 APEC 정상회담 단체기념촬영 두시간째 기다림

 
또 다른 기억에 남는 출장은 백악관 오벌 오피스(Oval Office)에서 한미정상회담 취재다. 
미국대통령 접견살인 백악관 오벌 오피스 한미정상회담을 풀로 들어간다고 서울에서 출발하기 전부터 얘기를 듣고 
조금은 부담이 되어 그동안의 한미정상회담 자료그림을 찾아보았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첫해 미국방문에서는 사진만 
공개하고 영상이 없었다. 지난 이명박 정부 때에는 전속이 오벌 오피스에 들어가 잠깐 스케치하고 나온 게 전부였다. 
이번 정상회담처럼 대통령 전속이외 영상기자가 들어가는 경우는 이례적이고 드문 일이였다. 
그런데 자료그림을 보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정면에서 찍은 그림은 없고 주로 측면에 위치에서 취재한 영상들이 
대부분이었다. 외신영상도 찾아보았다. 아베 총리 미국방문 때 일본 풀 그림을 보니까 중앙 바로 옆쪽에서 엄청 흔들리며
풀샷 10초만 있었고 중국 시진 핑 그림도 마찬가지었다. 자리싸움이 장난이 아님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속으론 백악관 출입 기지들이 청와대에 왔을 때 그래도 우리는 중앙 한자리는 그들에게 양보했기에 그들도 양보하겠지 
하는 생각뿐이었고 별일 있겠어. 하는 생각이 마음 한편에 있었다. 나중에는 이러한 안일한 생각이 엄청난 오판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드디어 대통령 미국순방 마지막 날 회담시작 네 시간 전에 백악관에 가서 검색을 받고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처음 1분 공개한다고 했다가 3분으로 시간이 조금 늘었다고 했다. 처음에는 백악관 브리핑 룸에서 
기다리면서 사진도 찍고 여유가 있었다. 그러다가 백악관 공보담당자가 준비하라는 말이 떨어지자 미국취재진이 
벌써 오벌 오피스로 들어가 입구 앞쪽에 서있었다. 우리통역에게 회담장에  우리 쪽도 먼저 들어갈 수 있게 
얘기하도록 했다. 그 유명한 백악관 메리할머니는 올봄에 그만두고 새로운 30대 여자 공보관계자가 
한미 양국 취재진 순차적으로 들여보낸다고 걱정 말라는 이야기만 했다. 그저 말 뿐이었다. 오벌 오피스 문이 열리자 
백악관출입기자들은 잽싸게 그들의 익숙한 위치로 찾아갔다. 거기에는 대한민국 풀 취재진에 대한 배려와 양보는 없었다.
그 순간부터 몸싸움이 시작되었고 중앙에서 풀샷, 양국 정상 원샷 한컷, 모두 3컷 그것마저도 흔들려 난감하고 
후회되는 순간이었다. 취재를 마치고 나오는데 옆에 있던 후배가 "선배 눈에서 피가 나요."  몸싸움을 하다가 
카메라에 부딪친 것 같았다. 낭패감과 창피함이  마음 한편으로 밀려왔다. 나의 안일함과 부족함을 자책했다.
전속 포함 영상 3팀이 들어갔는데 쓸 그림이 1분도 안됐다. 상처뿐인 백악관 취재였다. 사전에 충분한 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있었는데 백악관담당자와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못한 점과 상황 예측을 안일하게 한 것은 
되풀이하지 말라고 다음에 백악관에서 취재할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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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벌오피스 들어가기전 여유로운 모습


또한 청와대 해외출장에서 가장 많이 경험하는 것은 정상 간의 양자 정상회담 이외에  APEC, G20, ASEAN+3 같은 

다자간 국제회의이다. 세계 각국에서 취재진들이 몇 시간 전부터 와서 자기네 정상을 취재하기 위해 치열하게 
서로 좋은 위치를 잡으려고 자리싸움을 하는 모습은 청와대출장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회이다. 
우리는 항상 국제회의에서 일본취재진과 많은 몸싸움을 한다. 최근 불편한 한일관계 만큼 양국 정상의 만남에서의 표정.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 표정 한컷 한컷이 양국 관계의 단면을 잘 보여주기 때문에 
양국 취재진의 자리싸움은 치열하다. 취재현장의 분위기는 영상취재  한일전인 셈이다. 
지난 2년간 청와대를 출입하면서 국내외 취재 무엇하나 놓칠 수 없었던 소중한 경험들이었다. 
그러한 기회를 준 SBS영상취재선후배 동료들에게 감사하고 특히 같이 출입한 장운석 차장, 박현철 차장, 
김세경 기자에게 2년간 옆에 있어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또한 내년 한해 청와대 출입 영상취재팀들의 건투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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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포스원 앞에서 청와대 출입 영상기자들


김원배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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