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의 기회 조차 박탈된 시국비판 풍자 전시회 중 ‘더러운 잠’ 논란

by TVNEWS posted May 2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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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의 기회 조차 박탈된 더러운 잠논란


시국비판 풍자 전시회 중 더러운 잠논란

 

 작년 방송사의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유명 코미디언이 결손가정을 비하하는 대사를 했다가 문제가 되었다. “양쪽에서 선물을 받으니 재테크”, “ 때문에 엄마, 아빠 갈라선 모르나 등의 이혼가정의 자녀를 희화화의 대상으로 삼았고, 제작진의 사과와 함께 해당 코너가 폐지되었다. 실제 권력에 대한 풍자나 패러디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지만 약자나 소수성에 대한 패러디나 풍자는 사회에서 용인되기 어렵다.

대상이 권력자라고 해도 상관없다. 2009 뉴욕포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을 맞은 침팬지로 묘사하며 경제부양책을 공격하는 만평을 게재했다가 정치권, 인권단체 등에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19세기 미국과 유럽은 유색인종을 영장류로 묘사하여 조롱했던 뿌리 깊은 관행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의원은폭력적이고 인종차별적인 만평을 개제한 뉴욕포스트는 모든 뉴욕 시민에 대한 모욕이라며 보이콧 운동을 제안했다.

최근 이구영 작가의더러운 이라는 작품이 국회의원 회관에 전시되어 논란이 있었다. ‘더러운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을 풍자한 그림으로 마네의올랭피아매춘 여성의 모습에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하여 보여주고 있고, 흑인 시녀는 최순실의 모습으로 그림에 나타나고 있다. 원작에는 없는 창문 밖으로는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제출한 징계안에는표창원 의원이 전시회는 표현의 자유를 빙자한 인격살인 행위와 다를 없다. 대상이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국격까지도 크게 훼손했다라고 밝히고 있다. 소속 정당의 유력한 대선후보인 문재인 대표 역시 예술의 자유는 존중돼야 하지만 국회에서 정치인 주최로 전시된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중앙여성위원회, 경기도의회 새누리당 여성의원들은 표창원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 의원이 여성을 성적으로 조롱했다. 표현의 자유를 인정한다 하더라도 일국의 대통령을 매춘부에 비유해 여성 전체를 비하하는 전시회를 국회에서 것은 용서받을 없는 행동이다라고 비난했다. 또한, 직무정지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인터넷방송에 출연하여 자신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악의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며, ‘더러운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여성비하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림을 표면적으로 살펴보면 관객으로 하여금 불쾌감을 느낄 있는 소지가 다양하다. 여성, 그리고 환갑이 넘은 인물을 나체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도덕적으로 용인되기 어렵다. 불편한 작품을 어떻게 봐야 할까? 대통령이라는 절대권력의 대상에 대한 패러디, 풍자는 어떤 민주주의 사회에서나 허용되어 왔다. 결국, 여성 비하의 여부가 1차적인 쟁점이라고 있다. 작품에서 정조준 하여 비판하고 있는 부분은 바로세월호 7시간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직까지 날에 대한 행적을 밝히지 않고 있다.

박근혜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세월호 7시간 논란에 대해대통령이기 전에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발언하였다. 국가 비상상황이자 업무 상황에서 대통령의 여성성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국민들은 분노했다. 사실 국민들은 7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가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는다. 7시간 동안 조치를 취하지 못하였는가를 궁금해하고 있다. 결국, 작품은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을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이라는 측면으로 접근하고 있는 대통령을 비판하고 있다.

원작에서의 창녀를 비유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도 많은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올랭피아 기존의 여성들이 성상품화 되어 작품에 등장하는 패턴이 아니다. 작품 여성은 누드화를 감상하고 있는 부르주아 남성들의 왜곡된 시선을 응시하고 있다. 남성의 이상향으로 그려지던 아름다운 여성의 곡선과 입체감이 평면적이고 투박한 선으로 보여지고 있다. 에두아르 마네가 보여주는 신체는 근대적인 신체이며 이상성이 부재하다. 분명 원작 역시 여성을 비하하거나 감상의 대상으로 보고 있지 않은 것이다.

번째 논쟁은 예술의 영역을 정치적 공간으로 끌고 왔다는 점에서의 비난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예술의 영역과 정치의 영역은 다르다. 예술에서는 비판과 풍자가 중요하지만 정치에서는 품격과 절제가 중요하다고 본다라고 본인의 입장을 페이스북에 남겼다. 이에 대해서 전국 56 예술단체는 광화문 기자회견에서표현의 자유 국회에서는 발휘될 없다는 것이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정세훈 한국민족예술총연합 수도권 이시장은 “’표현의 자유 광장에서는 가능하고 국회에서는 불가능한 것인가? ‘표현의 자유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기본법이다라고 말했다. 어쩌면 여전히 국회라는 영역을 우리 사회는 계급 체계 속에서 하버마스의 공론장의 개념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품격과 절제 영역이라는 단어 선택은 부르주아의 정치적 입장으로 등장한 공적인 (public) 떠올리게 한다. 기관과 기구에 의해 이뤄지는 법제화는 결국 시민 개인의 여론화는 불가능하다고 정의하는 것과 같다. 여론은 결국 국가 행정기관에서 창출되어야 성립하는 것이고, 국회는 민의와는 동떨어져 있다는 역설적인 상황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약자 위주로 해석되어야 한다. 감상하는 여성이 불편하다면 분명 논란이 있는 작품임에는 분명하다. 표창원 의원은블랙리스트 피해 작가들이 예술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장소 마련에 도움을 드린다는 취지였지만 결과적으로 여성분들을 포함해 불편함과 불쾌함을 강하게 느끼신 분들이 계신다. 다시 사과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작품을 제작한 이구영 작가 역시원래 표현 의도는 권력이 가진 낯을 보여주고자 했다. 그것을 표현하다 보니 누드화의 형식을 사용하였다. 서로가 작품 해석에 대한 이견을 가질 있다고 본다. 부분에 대한 비판이라면 충분히 받아들이고 논쟁할 준비는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편하다면 사과의 뜻도 있다라고 말했다.

사실상더러운 이라는 작품은 우리가 이상 눈으로 보기 어려워졌다. 보수 단체 회원들에 의해서 작품은 훼손되었고, 해당 전시를 주최했던 표창원 의원은 당직 정지 6개월이라는 제도적 처분을 받았다. 민주주의 안에서 문제적 작품에 대한 성숙한 토론의 기회 역시 박탈 당했다. 예술은 사회적 역할을 해왔고, 역사를 반영해왔다는 점에서 가치는 더욱 빛나고 있다. 예술과 정치의 영역이 분리되어 있다면 권력이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하고, 반대자들을 철저히 억압하진 않았을 것이다. 이번 국정농단 사태를 통해서 우리가 그토록 강조했던 것이 바로표현의 자유이다. 블랙리스트가 당사자 모르게 헌법의 가치를 유린했다면, 이번 사태는 우리가 간과하던 헌법적 가치가 무시당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목격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하륭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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