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596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No Attached Image

<줌 인>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멧돼지들이 민가로 내려와 논을 마구 헤집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한강에서 20년 만에 은어가 발견됐습니다. 상류로 올라가는 물고기 떼 모습이 본사 취재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백두산의 봄여름가을겨울을 KBS가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미국 도착 후 잠행을 계속해온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의 모습이 MBC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SBS가 북한 선수단의 숙소를 단독 촬영했습니다.


따뜻해진 봄날을 즐기는 참새와 노랑지빠귀의 모습이 YTN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각 방송사 뉴스의 앵커멘트의 일부분이다. 영상 한 컷이 한 아이템을 살리고 죽이는 방송뉴스의 현실에서 영상의 단독 취재는 분명 강조해야 할 사안이 틀림없다.


 그런데 저 문장들 속에 카메라를 잡은 사람은 어디에 있는가? 앵커멘트에는 보통 촬영주체가 아예 생략되어 있거나 방송사가 촬영주체로 되어 있다. 정작 현장에 나가서 촬영한 카메라기자의 존재는 온데간데없다. 문득문득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라는 앵커멘트를 들을 때마다 우리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문장으로 바뀌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며칠 전 후배가 신문에 난 사진 기사를 오리는 것을 무심히 지나쳤는데 야근을 하려고 회사에 들어와 게시판을 보니 그 사진 기사가 붙어 있었다.


 중앙일보에 난 사진 기사인데 내용은 이렇다.


 ‘극비리에 방한했던 마이클 헤이든 미국 중앙정보국 국장이 올 3월 27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 들어가는 모습이 중앙일보 기자의 카메라에 잡혔다’ 는 내용이었다.


 기사내용을 읽어보면  촬영주체가 분명히 나타나있다.


 앵커멘트는 취재기자가 작성한다. ‘KBS가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MBC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SBS가 단독 촬영했습니다’, ‘YTN 카메라에 잡혔습니다’등의 표현은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무심하게 사용된 표현일 것이다. 취재기자가 카메라기자의 존재를 무시한 처사라고 생각하고 싶은 건 아니다. 하지만 다음의 기사를 보면 반드시 그렇게 볼 것만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인체 유해 논란이 일고 있는 성분이 들어간 중국산 소금이 국산으로 둔갑해 대량유통되고 있습니다. 불법 제조 유통되는 현장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대통령 4년 연임제를 포함한 개헌안 시안을 정부가 모레 발표합니다. 이 개헌안에 어떤 내용들이 담겨 있는지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위 기사도 마찬가지로 앵커멘트의 일부분이다. 각 방송사가 특종취재를 하거나 단독 보도를 한 경우에 대부분 위와 같은 표현을 사용한다. 누가 취재해 보도하는지 해당 기자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강조된 표현들이다. 앵커멘트에서 ‘카메라에 잡혔다’는 식의 기사들도 대부분 단독 취재나 특종취재일 경우 사용되는 표현들이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기사를 쓸 때 ‘○○○ 방송사가 촬영을 했다’, ‘○○○ 방송사의 카메라에 잡혔다’ 또는 ‘무엇이 카메라에 잡혔다’는 식의 표현도 촬영주체를 넣어서 기사를 작성하기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


 위에서 언급한 신문사의 표현을 빌리면 ‘○○○ 방송사 기자의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정도가 될 수 있는데 이 표현도 촬영주체의 존재감을 나타내기엔 부족한 감이 있다. 취재기자들에게 요구한다. 앞으로 특종이나 단독촬영의 경우 ‘○○○ 방송사 기자가 촬영했습니다’는 표현을 사용해주길 바란다.


 방송뉴스는 취재기자가 혼자 만들 수 없다. 특히 단독취재나 특종취재의 경우 현장감을 잘 살린 영상과 기사가 적절히 조화를 이룰 때만이 좋은 뉴스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일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방송뉴스는 협업으로 만들어지는 종합결과물이라는 점을 다시금 떠올려보자.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사소한 부분일 수 있지만 ‘아’ 다르고 ‘어’ 다르듯이 세심한 표현 하나가 현장에서 동고동락하는 카메라기자들에게 작은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 방송사 기자가 단독 촬영했습니다’라는 앵커멘트를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1. 디지털, 네트워크, 아카이브, 영상 편집을 바꾸다!

    디지털, 네트워크, 아카이브, 영상편집을 바꾸다! “카메라기자도 다양한 업무영역이 선순환 될 수 있도록 미래를 준비해야” 지난 호에서는 기술발전으로 인해 변화하고 있는 영상취재를 이야기해본데 이어 이에 못지않게 큰 변화의 소용돌이에 있는 영상편집에...
    Date2009.01.10 Views5181
    Read More
  2. No Image

    "YTN" 우리는 상식을 지키기 위한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상식[常識] : 사람들이 보통 알고 있거나 알아야 하는 지식. 일반적 견문과 함께 이해력, 판단력, 사리분별 따위가 포함 "우리는 상식을 지키기 위한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방송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낙하산 인사의 출근을 저지한 지 어느덧 110여...
    Date2009.01.10 Views4746
    Read More
  3. 암벽등반 촬영교육을 다녀와서```

    제목 없음 새로운 앵글을 위해 등반 길에 들어서다 지금까지 등산을 하면 어렵지 않게 정상에 오른 터라, 가벼운 마음으로 등산학교에 참가하였다. 게다가 등반 장소인 설악산을 그 동안 5~6번 정도 가 본적이 있어 그 곳은 내게 친근했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
    Date2009.01.10 Views4843
    Read More
  4. <자출족 인터뷰> "무조건 시작하세요... 중독됩니다"

    자출족! 내가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 하는 이유 1.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한 지는 얼마나 되었는가? 2달 정도 2.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게 된 계기는? 운동 할 기회가 없어서 출퇴근 시간을 활용해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고 있습니다. 3. 자전거를 타고 출...
    Date2009.01.05 Views4801
    Read More
  5. No Image

    <자출족 인터뷰>"초보! 자전거 출퇴근에 도전하다!"

    자출족, 내가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이유 초보! 자전거로 출퇴근하기에 도전하다! 1년여 전 쯤 이었습니다. 늘어만 가는 몸무게와 뱃살, 운동을 하긴 해야 하는데 하는 막연한 걱정 그러다가도 어김없이 퇴근시간이 가까워 오면 하이에나처럼 찾아다니는 술집...
    Date2009.01.05 Views4746
    Read More
  6. <자출족 인터뷰> "자전거로 출퇴근을 시작해 보자"

    자출족! 내가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이유 자전거 출퇴근을 시작해 보자! 아침에 일어나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자전거 페달을 밟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흠뻑 땀을 흘린 채 회사에 도착하면 그 때부터는 밀려드는 피로와 싸워야 하니 큰 맘먹고 자전거 출퇴근을...
    Date2009.01.05 Views4870
    Read More
  7. <자출족 인터뷰> "음주 라이딩은 절대 삼가주세요!"

    자출족! 내가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 하는 이유 1.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한 지는 얼마나 되었는가? 2007년 부터 타고 다녔다. 올해로 넘어오면서 겨울이라 안타고, 이사하느라 안타고 했었다. 그러다 올 여름 ‘타고싶은 자전거’ 시리즈를 취재하면서 느낀바...
    Date2009.01.05 Views4894
    Read More
  8. <자출족 인터뷰> 내가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이유

    자출족! 내가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이유 1. 자전거로 출퇴근한지는 얼마나? 11년 정도 되었다. 등촌동에서 출발하여 여의도까지 편도 12킬로 정도 되는 거리를 25분정도에 주파한다. 2. 자전거 출퇴근 하게 된 계기? 입사초기 사건팀에서 정신없이 생활하다 ...
    Date2009.01.05 Views4909
    Read More
  9. <자출족 인터뷰> "안전 장비는 꼭 구입할 것"

    제목 없음 자출족! 내가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이유 1. 자전거로 출퇴근한지는 얼마나? 3개월 정도 됐다. 홍제천을 따라 한강과 합류하여 양화대교를 거쳐 여의도로 들어온다. 편도 10킬로 정도 되고 40분정도 소요된다. 2. 자전거 출퇴근 하게 된 계기? 집에...
    Date2009.01.05 Views4904
    Read More
  10. No Image

    YTN 조합원들은 슬퍼할 겨를도 없습니다

    YTN 33명 대학살 이후... YTN 조합원들은 슬퍼할 겨를도 없습니다 ‘YTN 노조원 33명 대학살’을 사측이 자행한 날, 자정이 휠씬 넘어서 집에 들어가자 어머니께서는 주무시지 않고 계셨습니다. 터벅터벅 걸어 들어오는 저에게 어머니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조심...
    Date2008.12.11 Views4769
    Read More
  11. <칼럼>대기업 소유규제 완화와 공영방송의 위기

    대기업 소유규제 완화와 공영방송의 위기 시장자유주의 방송정책과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 이명박 정부의 방송정책은 전통적인 공익적·공공적 가치보다 ‘시장자유주의’(market liberalism)를 중시하고 있다. 시장자유주의 방송정책의 목적은 지상파(공영방송) ...
    Date2008.12.11 Views4876
    Read More
  12. No Image

    <줌인> 아날로그 시청자를 위하여

    아날로그 시청자를 위하여 [지상파 텔레비전방송의 디지털 전환과 디지털 방송의 활성화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어 시행되고 있다. 이 법은 2013년 12월 31일까지만 효력을 지닌 한시법이다. 텔레비전 수상기의 경우도 국내에서 판매하기 위하여 제조하거나 ...
    Date2008.12.11 Views4704
    Read More
  13. YTN은 지금…, "나의 심장의 떨림이 손가락 끝까지 전해졌다"

    YTN은 지금… 나의 심장의 떨림이 손가락 끝까지 전해졌다 2008년 10월 8일 저녁 6시경 리포트편집을 하던 나의 손이 떨렸다. 나의 등 뒤에서 ‘인사위의 징계결과가 나왔다’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 결과가 우리의 상식을 벗어난 경악할 만한 처벌이라는 것...
    Date2008.12.11 Views4874
    Read More
  14. 디지털 세상, 진보하는 카메라기자

    디지털 세상, 진보하는 카메라기자 "카메라기자 직무 교육, 개발 및 상시화 필요 있어" 프롤로그 가장 신뢰하는 매체 1등,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사 1등 KBS, 2등 MBC 2008년을 살아가는 지금 지상파 TV 뉴스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신뢰도와 영향력으로 한국 ...
    Date2008.12.11 Views4668
    Read More
  15. 선정 보도 계속 되야 하나?

    제목 없음 선정보도, 계속 돼야 하나? 연예인 취재 현장에서의 문제점 지난 9월 8일, 탤런트 고 안재환 씨의 사망 현장. 안 씨가 사망한 차량 주위로 취재진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현장은 차의 운전석 창문이 열린 곳을 통해서만 스케치할 수 있었고 일부 ...
    Date2008.12.11 Views4540
    Read More
  16. <칼럼> 조중동과 명박산성으로는 소통할 수 없다

    '이명박 정부와 언론' 조중동과 명박산성으로는 소통할 수 없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시도가 무르익어 가고 있다. 얼마 전 정부와 한나라당이 인터넷 포털에 대한 다중 규제 장치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지난 4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청와대업...
    Date2008.10.02 Views5318
    Read More
  17. No Image

    <줌인> 단순한 것이 가장 효과적인 것

    제목 없음 단순한 것이 가장 효과적인 것 NLE 편집이 보편화되면서부터 다양한 이펙트를 사용한 리포트를 볼 수 있다. 시청자들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지만 간혹 눈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이펙트를 사용하기도 한다. PICTURE I...
    Date2008.10.02 Views5586
    Read More
  18. 더욱 정진하고 노력하는 카메라기자가 되겠습니다!

    "더욱 정진하고 노력하는 카메라기자가 되겠습니다!" 1. 한국방송대상 카메라기자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소감 이렇게 의미 있는 상을 받게 돼 무척 영광입니다. 많이 부족한 제가 받아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사실 이 상은 저 혼자가 아니라 ...
    Date2008.09.30 Views5283
    Read More
  19. 구본홍 사장 저지 투쟁 50일을 넘기며

    구본홍 사장 저지 투쟁 50일을 넘기며 “사장의 징계와 협박에도 불구, 우리는 여전히 투쟁하고 있다” 빨강 파랑의 투쟁 구호전단, 복도 벽면을 메워버린 성명서, 낙하산 사장 반대 출근저지 상황판, 이것들이 현재 YTN 사옥의 모습이다. 경조사, 인사, 공지사...
    Date2008.09.30 Views5332
    Read More
  20. 지역사 최초의 여자 카메라기자, 수습을 마치다

    제목 없음 지역사 최초의 여자 카메라기자, 수습을 마치다 “10kg, 그 이상의 무게를 어깨에 얹고” “여자 카메라 기자는 처음 뵙네. 그거 안 무거워요?”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버린 수습기자 생활 3개월. 그 짧은 시간동안 무수히 들은 인사 아닌 인사말. 처...
    Date2008.09.30 Views771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40 Next
/ 40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