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조직개편, 그 의미와 영향

by 최경순 posted Sep 1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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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조직개편, 그 의미와 영향

 MBC 보도본부는 지난 8월11일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조직개편의 골자는 기존의 보도국과 스포츠국을  보도국으로 통합하고, 기존의 부장 중심의 조직구조를 7개 에디터 책임하의 팀제로 개편한 것이다. 이번 개편으로 보도국의 기자들은 편집에디터, 영상에디터, 정치국제에디터, 경제과학에디터, 사회에디터, 문화스포츠에디터, 뉴미디어에디터 소속의 2-5개의 팀으로 속하게 되었다. 보도영상부문의 경우는 기존의 보도국의 영상취재부와 영상편집부, 스포츠국의 스포츠영상취재부가 영상에디터 소속의 영상취재1팀, 영상취재2팀, 탐사-스포츠팀, 영상편집팀, 자료-기재관리팀등의 5개 팀으로 개편되었다.  

 이번 조직개편은 MBC뉴스의 추락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보도국내부의 위기의식의 결과로서  MBC는 최문순 사장취임 직후부터  취재·제작 환경의 변화, 뉴스 시청 행태의 변화에 발맞춰 오래 전부터 추진해왔다.  스트레이트 뉴스의 나열이 아니라 심층·기획 보도 중심으로 고정 시청층을 확보하여 경쟁사와 차별화를 꾀하고 내부적으로는 만성적인 인력난을 해소함으로서 취재력을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조직개편으로 기존의 부서 체제가 전면 폐지되고 경험많은 중견기자들이 취재일선에 전면배치 되었다.  

 특히 보도영상부문의 통합은 오래전부터 현장의 카메라기자들이 만성적인 인원부족과 장비관리의 효율성 제고, 부문내 소수직종으로서의 불이익개선을 위해  계속적으로 요구해온 사항중의 하나이다. 이번 개편으로 영상부문의 경우는 100명의 영상취재-편집기자들을 통합하여  순발력있는 인원재배치와 자원의 선택과 집중을 가능케 되었다. 아울러 소속이 나뉘어져 운용과 관리가 분산되어 있던 기존의 지원인력 및 장비등이 일원화 됨으로서  비용과 자원 활용의 효율성을 높일수 있게 되었다. 보도영상부문의 경우만 년 간 수억원의 예산절감효과를 기대할 수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번 조직개편이 장밋빛 기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보도국차원에서는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MBC뉴스를 되살려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시작한 조직개편의 순수한 의도가 준비과정에서  실무진들의  독단적인 행태와 부문간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불완전한 형태로 매듭지어 진것이다.  몇 달간 수뇌부 인사조차 미루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며 조직원간의 불신과 냉소만 깊어지게 되어 조직개편의 초심이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고참기자들의 현업투입인력의 확대도 만만치 않은 과제이다.  현장취재팀장들 입장에선 데스크 업무와 리포트 제작을 병행한다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영상부문이 경우도  이미 현장의 최일선에 고참 카메라기자들을 배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투입여력이 없는 형편이다. 이미 팀제를 시행하고 있는 타사의 경우를 보더라도 팀중심의 조직개편이 실질적인 현장투입인원의 확대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에디터와 팀장간의 업무분장도 아직 진행중이다. 에디터는 인사-예산권의 권한이 커진만큼 책임도 무거워 졌다. 보도영상 에디터의 경우 100명이 넘는 초대형 조직의 책임을 맡은 만큼 조직관리에 있어 엄청난 업무부담이 가중되었다. 그렇다고 각각의 팀장들에게 권한을 대폭 이양하는 것도 효율성있는 통합관리라는 조직개편의 취지와 상반된다.  따라서 에디터와 팀장간의 업무분장을 적절하게 이루어내는 것 또한 이번 조직개편의 주요한 과제이다.

 이번 조직개편은 지난 수십년간 현실에 안주해 오던 MBC 보도국 조직의 변화의 몸부림이다. 물론  조직개편자체가 완벽할 수도 없고,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시행착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조직개편이 또 한번의 부질없는 푸닥거리로 끝나버리지 않게 하기위해서는  향후 몇달간의 실험적 운영을 통해 조속한 인력의 재배치, 에디터와 팀장간의 역할분담, 각 팀들의 명확한 업무구분을 통해 조직의 안정화를 이루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MBC뉴스를 부활시키겠다는 모든 구성원의 사심없는 희생정신과 부문의 수장들의 리더쉽, 구성원들의 인내심이 필요한 시기이다.  

MBC 보도국 영상취재2팀 최경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