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설레게 했던 또 한 번의 기회

by 안양수 posted Dec 22,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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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촬영교육을 마치고 Ⅱ>


나를 설레게 했던 또 한 번의 기회



 또 한 번의 기회가 찾아왔다! 작년에 이어 나에게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 한 가지 더 늘어나게 될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바로 수중촬영 교육연수에 가게 된 것이다. 작년 10월 초급과정으로 참가하여 오픈워터 라이센스 자격증을 업그레이드 시킬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작년에는 난생처음으로 땅위에서 바다 물 속으로 처음 들어가는 것이고 도착하자마자 바다 속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뭐가 먼지 모르는 상황에서 힘들게 교육을 마치고 온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이번 교육을 가서는 정말 열심히 하여서 수중촬영을 조금이라도 할 수 있게 노력하여 돌아와야지” 라는 생각을 같고 설레는 마음으로 제주도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그러나 제주도에 도착했을 때, 나는 밀려오는 실망감과 불안감에 물 먹은 스펀지 마냥 마음이 무거워졌다. 제주도에 비가 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걱정은 혼자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기에 점심식사를 하러 이동하던 도중 강사님에게 물어봤다. “강사님 비가 많이 와도 교육해요?” 강사님 말씀이 “바다 속은 비 안 오는데요?” 하고 대답하셨다. 나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물어보길 잘 한 것 같다며 스스로를 칭찬했다. 그리고 다시 내 가슴은 빵빵한 풍선이 되어 하늘 높이 붕붕 떠올랐다.


 우리는 작년에 교육을 받은 곳이 아닌 ‘굿다이버 리조트’ 숙소에 도착하였고 각자 5일 동안 쓸 장비를 받고 브리핑을 하는 등의 일정으로 첫날을 보냈다. 다음날 아침식사를 마치고 공기통과 각자의 장비를 챙겨서 항구로 이동하여 첫 번째 다이빙 교육을 할 범섬으로 출발했다. 교육 참가자들은 작년과 같이 어드밴스 과정과 비디오 팀 과정으로 나뉘어서 교육을 받았다. 각 팀별로 나뉘어서 간단한 브리핑을 받은 후, 장비착용을 했다. 드디어 물속에 들어갈 시간이 온 것이다. 각자 버디(파트너)를 체크한 후 입수를 시작했다. 확실히 입수전과 입수후의 느낌은 차이가 있었다. 작년에 했던 교육들이 뇌리를 스쳐가면서 ‘아! 이건 이렇게, 이건 이렇게.’ 몸이 스스로 반응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몸이 스스로 반응 한다 고해서 바다가 내 몸을 가만히 두는 게 아니라는 것도 깨닫게 됐다. 첫 잠수는 그렇게 작년의 교육을 리마인드 해보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잠수를 다녀온 후 각 팀별로 브리핑을 했고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무엇이 잘된 것인지를 서로에게 물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셋째 날은 확실한 중성부력을 마스터하기로 일정을 잡고 중성부력에만 올인 하였다. 중성부력(물속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떠 있을 수 있는 일)은 수중촬영을 하게 될 경우 가장 중요한일이기 때문이다. 역시나 중성부력 맞추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하지만 교육이 끝날 때 즈음, 마지막 세 번째 공기통을 다 쓰고 나와서는 각자 머릿속과 몸속에 확실하게 기억이 될 정도로 열심히 해서 중성부력을 마스터 하였다. 무엇보다 견디기 어려운 것은 수온 19도 물속깊이 평균 13미터에서 중성부력을 하는 것이었는데, 이 때는 몸을 많이 움직일 일이 없기 때문에 체온이 많이 떨어 져서 호흡기를 물고도 이빨이 “다다다닥” 떨릴 정도였다.


 넷째 날은 오전 교육은 ‘펀 다이빙’과 ‘물속에서 나침판으로 수중 길 찾아 가기’, 그리고  ‘수심 5미터 안전정지 교육’을 받았다. 펀 다이빙을 하면서는 수심 30미터까지 내려갔다올라 왔다. 펀 다이빙을 하면서 느낀 점은 역시 엄청나게 춥다는 것이었다. 이제까지 많이 내려가야 20미터 정도였는데, 28미터쯤 내려가니 1미터 1미터의 수심온도 차이가 장난이 아니었다. (수면위에서는 비가 내리고 있었기 때문에 수온도 많이 낮았다.) 양손을 가슴 앞으로 모아서 추위를 버텨가면서 펀 다이빙을 무사히 마치고 수면위로 올라왔다. 두 번째 교육인 나침반 활용은 물속으로 들어가서 버디 및 강사와 함께 이동 한 후 다시 원위치로 돌아가는 찾아가는 훈련을 했다. 그리고 세 번째 교육인 물고기 식별과 수중에서 물고기 그림 그리기 질소마취대비인 안전 정지 후 산소가 많이 들어있는 탱크 호흡기로 바꿔 물기 까지 안전하게 마치고 수면위로 올라왔다.


 마지막으로 공기탱크 두개가 남았을 때다. 하늘에서는 비가 억세게 퍼 붓고 있는 것이 아닌가? 위에 강사님이 말했듯이 바다 속은 비가 안 온다니 들어갈 수밖에 더 있나? 와! 역시나 나는 조류와 엄청난 추위랑 싸우고 있는데 다른 강사 분 한분이 물속에서 미역을 머리위에 올려놓고 춤을 추고 있는 것이 아닌가? 순간 웃다가 호흡기를 입에서 놓칠 뻔했다. 그때는 얼마나 황당했는지… 물속에서 소리 내서 웃어보긴 처음인거 같다. “어부부부부” 이런 소리가 났던 걸로 기억된다. 마지막 공기탱크는 추위와의 싸움에서 진듯했다. 잠수포기를 결정하고 리조트로 복귀를 했다.


 작년교육보다는 하루일정이 더 늘어나게 되어서 더욱더 여유 있게 교육을 잘 받은 것 같다. 수중촬영을 직접적으로 찍어보진 못하였지만 비디오 팀이 하는 걸 수중에서 보았고 머릿속으로 나였으면 어딜 찍고 있을지 포인트도 정해보기도 하였다. 아직까지는 기초단계이지만 기회가 되는대로 노력해서 좋은 수중촬영을 해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이번 교육을 준비해준 카메라기자협회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다음번에도 수중촬영교육뿐이 아닌 여러 가지 분야에 도전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


이상우 / CBS 보도국 영상취재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