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누구나 찍는 동영상시대의 카메라기자

by 안양수 posted Jun 26,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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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인>

누구나 찍는 동영상시대의 카메라기자

 요즘 국민의 관심사를 취재하는 취재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취재현장에서 취재기자(카메라기자, 사진기자포함)들의 수가 늘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 것은 2000년 이후 케이블TV와 인터넷매체의 수가 늘면서부터였고, 지금은 웬만한 행사장의 참석자보다 취재진이 많아 행사진행에 지장을 줄 정도로 각종 매체와 취재기자의 수가 많아졌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메이저 방송, 신문이나 인지도가 낮은 매체나 똑같은 조건에서 취재를 하고, 각자 차별화된 영상취재를 위해 카메라의 위치를 옮기고, 다양한 앵글로 영상취재를 하고, 취재원에게 다양한 포즈와 인터뷰를 요구하기도 하면서 선의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상적인 영상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기에 역부족인 것은 좁은 공간에서 너무도 많은 카메라기자들와 사진기자들이 취재에 임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리고 몇몇 신문사의 취재기자나 사진기자들이 기사취재와 사진촬영이 끝나면 자사웹사이트에 동영상콘텐츠 제작을 위한 동영상촬영을 추가적으로 하는 경우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 독자들에 대한 서비스차원에서 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취재현장의 분위기와 인터뷰 등을 촬영하고 편집하여 자사사이트에서 동영상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이다. 기사와 동영상서비스가 되는 기사의 히트수가 현저하게 차이가 나는 것을 보면 동영상서비스에 대한 독자들의 선호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문에서 한 컷의 사진으로 승부하던 사진기자들이 더 이상 스틸사진에만 전념할 수 없게 만드는 환경이 된 것이다.

 신문 1면 사진 1컷을 위해 몇 날 며칠을 고민하고 촬영하던 사진기자들이 사진뿐 아니라 동영상까지 촬영하고 편집해야 하는 멀티플레이어로 역할을 요구받고 있으며, 짧은 취재시간에 본연의 임무에 추가적으로 부여된 동영상촬영을 하느라 이중고에 시달리게 된 것이다.

 이러한 취재기자나 사진기자들의 동영상서비스의 수준이 아직은 UCC동영상 수준이고 앞으로도 보조적인 서비스에 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카메라기자들에게 그리 크게 위협적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런 취재환경의 변화에 따라 카메라기자들은 본연의 업무인 영상취재를 위해 필요한 피사체와의 적절한 거리유지와 가장 중요한 한 장면에 온갖 신경을 쓰면서 또 한편으로는 여기 저기 불쑥 들이미는 6mm카메라의 돌출행동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취재현장에서의 보다 좋은 화면을 잡기 위해 카메라기자와 사진기자들이 맺었던 신사협정인 PHOTO LINE은 이런 복잡하고 무질서해진 취재현장에서는 애초에 적용되기 힘들어졌고, 각각 경쟁적으로 취재에 임하다보면 모두 함께 좋은 영상을 얻기 어려운 아수라장이 되어버리기 십상이다. 사회적으로 관심이 집중된 취재 현장일수록 피사체에 근접해서 ENG카메라와 스틸카메라, 캠코더를 들이 대다보면 취재원들이 카메라에 부딪쳐 다치기도 하고 취재현장의 분위기는 온갖 몸싸움과 욕설이 난무하기도 한다.

 자신만 좋은 영상을 얻고자하는 이기심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취재원에 접근하다보면 모두 제대로 된 화면을 얻기 힘들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경험으로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물론 사건, 사고의 경우 취재진들과의 몸싸움으로 흔들리는 화면이 긴박감을 더해주기도 하지만)

 취재현장에 맞게 PHOTO LINE과 POOL을 적절히 활용해서 모두가 최고의 영상을 얻을 수 있어야할 것이다. 보다 나은 취재를 위해 취재현장에서의 취재의 룰과 에티켓이 필요하다고 본다. TV카메라기자회, 사진기자회, 인터넷매체 등과 이러한 현장취재에 있어서의 보다 바람직한 취재를 위한 논의가 이뤄져 취재현장에서의 무질서가 없어져 취재진들도 품위를 지키며 취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러한 취재환경에서 각 방송사별로 다양한 심층취재와 기획취재를 활발히 함으로써 카메라기자와 취재기자의 기량을 신장시킬 수 있고, 자신만의 색깔과 역량을 담은 TV만이 보여줄 수 있는 영상을 시청자들에게 서비스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사진기자들의 동영상과 UCC들의 동영상과 비교될 수 없는 카메라기자들의 노하우가 녹아있는 뛰어난 영상미와 감동을 줄 수 있는 고품질의 TV영상으로 승부해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