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겠다."

by 안양수 posted May 1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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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수 부장 인터뷰

81년 11월 입사해 현장에서 만 20년을 보내고 2001년 11월 내근 데스크를 맡았고, 2003년 3월부터 스포츠영상부장으로 근무하다 지난 3월 9일 쇼트트랙 경기를 시작으로 다시 현장으로 돌아왔다.

현장에 돌아와 보직 부장 때와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은?

우선 복장이 변했다. 정장에서 캐쥬얼로 갈아입었는데 3월 초 이후로 한 번도 양복을 입어본 적이 없다. 그리고 정신적 부담이 많이 줄었다. 보직에 있다 보니 여러 부문과의 관계, 예산문제, 부서 내 여론 수렴 등으로 부담이 컸다. 실제로 양복을 벗고 나니 술이 많이 줄었다. 옆자리에 있던 부서 후배 김경배 차장이 고개를 갸웃 한다.

정신적 부담은 줄었지만 육체적인 부담은 오히려 늘었다. 그래서 일주일에 다섯 번은 헬스를 찾아 땀을 흘린다. 과거에는 체중을 줄이려 노력했는데 지금은 근력을 키우는 운동을 주로 한다.

과거 현장과 지금 현장에서 달라진 점은?

과거에는 선배들도 현장에 있었는데 지금은 대부분 후배들이다. 또 카메라기자를 포함해 현장에서 아는 사람이 20%정도다. 그래서 나이 많은 티 안 내려고 젊게 입으려 노력한다.
그리고 과거에는 헨드헬드 촬영이 많았는데 지금은 트라이 포트까지 함께 들고 이동하는 경우도 많아 어색하다.
취재장비나 취재지원 시스템은 많이 개선된 것 같다. 하지만 취재환경은 오히려 불편해졌다. 초상권에 대한 인식이나 카메라기자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면 적대시하는 것을 보면 안쓰럽다.
10년 이상 차이가 나는 후배들(10년 후배라고 해도 15년차인데....)을 보면 일에 대한 열의가 과거보다는 부족한 것 같다. 주어지는 취재 지시에 너무 매달리고 직접 발굴하고 창조하는 노력이 부족하다. 또 카메라기자로서 권익도 과거보다는 많이 개선되었지만 아직도 더 넓혀야 한다.

앞으로는 생활은 어떻게?

80년대 팀스피릿 훈련 취재차 위싱턴을 간적이 있다. 그곳 NPC(national press center)을 들어가다가 흰 머리에 흰 수염, 파이프를 문 나이 지긋한 카메라기자가 취재장비를 차량에 실으며 젊은 취재기자와 일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보면서 내가 나이가 들어서도 저렇게 자신만만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후배들 앞에 서야겠다고 생각했다.
현장에서 후배들을 만나면 "노인네가 나왔네", "젊은 자식이 건방지긴..." 하는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선배가 될수록 후배일 때 보다 더 조심하고 겸손 하려고 노력한다. 지금 후배들을 보면 참 잘 찍는 후배들이 많다. 또 후배들의 아이디어나 체력을 보면 난 그들보다 나은 것이 없는 듯하다. 현장에 20여 년간 뛰었으니 경험이 묻어나는 이성수표 메이커로서 훌륭한 후배들과의 전쟁에서 뒤쳐지지 않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