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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기자 블랙리스트>, 김장겸을 정조준하다!



긴박했던 영상기자 비상총회


지난 8월 7일 오후 6시30분 경영센터 2층 M라운지. 긴급 소집된 MBC 영상기자회 비상총회가 열렸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 속에 많은 영상기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고, 권혁용 영상기자회장의 개회선언 후 회의는 비공개로 전환되었다. 충격적인 보고였다. <영상기자 블랙리스트>의 내용은 보안 상 해당 개인에게만 짧은 시간 회람되었다. 

한동안 서로 말이 없었다. 분노는 깊었고 침묵은 무거웠다. 속개된 회의에서 문건의 출처 및 진위를 확인했고, 문건의 위법성과 사법처리에 대한 법적 자문이 이어졌다. 대응과 대책이 논의되었다. 이것이 공영방송 정상화 투쟁의 국면을 바꿀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자, 그만큼 위험하고 힘겨운 싸움의 시작임도 알았다. 개개인의 신상발언과 의견이 있었다. 

이어 이미 힘겨운 제작거부 투쟁 중인 <시사매거진 2580> 영상기자들의 호소도 있었다. 토론은 치열했고, 결론은 명쾌했다. 행동은 하나였다.


“MBC 영상기자 전원은 제작거부를 결의한다! 보도국 차원의 대책을 논의할 보도국 기자총회를 요청한다! MBC에서 자행된 엄중한 인권탄압과 언론탄압의 책임자인 사장 김장겸과 논설실장 박용찬의 퇴진을 요구하며 이들에 대한 민, 형사상의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다! MBC 영상기자는 김장겸, 박용찬이 퇴진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영상기자 블랙리스트>폭로는 김장겸 몰락의 시작이다


다음날 8월 8일. MBC 노동조합과 영상기자회는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MBC 영상기자 블랙리스트>를 공개했다. 김장겸. 박용찬. 작성자 권지호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MBC 사측의 불법적인 인권침해와 노동탄압, 언론 탄압과 민주주의의 파괴행위에 대한민국은 경악했다. 2012년 파업에 앞장섰던 보도영상조직을 공중분해시켜 보복하고 잔인하게 탄압한 것이 밝혀졌다. 그것도 모자라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영상기자들을 감시하고 배제시킨 증거가 나왔다. 

방송의 사유화를 위해 뉴스제작시스템을 파괴하고 동료들을 탄압한 것이다. <MBC 영상기자 블랙리스트>가 드러나자 사측은 당황했다. 폭로 직후에는 이것이 ‘유령문건’이라며 존재 자체를 부인했다. 심지어 ‘허위사실 유포시 모든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겁박했다. 하지만 제3노조 소속의 작성자가 밝혀지자 하루 만에 부랴부랴 입장을 바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자며 우왕좌왕했다. 사내는 물론 시민사회와 정치권에서 블랙리스트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졌다. 

8월 11일 보도국 총회에서 취재기자들의 제작거부가 결의되자 사측은 대체인력 투입을 위해 대규모 ‘취재-영상경력기자 채용공고’를 내며 저항했으나 이틀 만에 철회했다. 이후 <방문진 이사회 녹취록>을 통해 보도국 취재기자들에 대한 배제와 탄압의 음모가 밝혀졌고 아나운서 동료들의 절규를 통해 이러한 핍박이 전사적으로 모든 부문에 걸쳐 자행된 것임이 드러났다.<영상기자 블랙리스트>에 대한 분노는 편성, 콘텐츠, 뉴미디어, 라디오, 아나운서 부문으로 확산되어 제작거부 참여인원이 400명에 이르렀다. 김장겸 체제에 부역했던 핵심 보직부장들의 사퇴도 이어졌다. 

절반 가까운 보직간부들이 동참했다. 노동조합과 함께 하겠다는 조합가입자도 서울지부 기준 1천2백50명을 돌파, 2012년 파업 당시인원보다 200명이 늘었다. 마침내 8월 29일 MBC 정상화를 위한 노동조합의 총파업 투표는 93%의 찬성으로 가결되었다.


2012년 시작한 투쟁을 2017년에 끝장내자


지난 7월 21일. <PD수첩> 10명의 PD들이 시작한 외롭고 용감한 투쟁은 <시사매거진 2580>으로 이어졌고, 마침내 블랙리스트를 통해 폭발했다. 그 뜨거움에 용기를 얻은 수많은 동료들이 제작거부에 동참하며 서로의 의지를 확인했다. 

공정방송을 되찾겠다는 구성원들의 열망 앞에 폭압으로 지탱하던 김장겸 체제는 순식간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토록 자신했던 그들의 철옹성은 한 줌의 모래성이었던 것이다. 지난 9월 4일, 우리는 지난 2012년 파업의 상처와 슬픔을 이겨내고 다시 파업에 돌입하였다. 이번 싸움은 승리의 싸움이다. 지난 5년간 영상기자들은 조직이 없어지고 푸줏간의 고깃덩어리로 취급받으며 모욕과 상처에도 굴복하지 않고 참아왔다. 


MBC 파업 시위.jpg

                                                                                                                                                                                              사진제공 :  MBC 노조


이제 그 기나긴 싸움을 끝내려 한다. 이번 파업은 2012년 시작된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종결짓는 싸움이다. 우리의 소중한 일터이자 국민들의 눈과 귀인 공영방송 MBC를 회복하는 투쟁이다.

2012년 시작된 영상기자들의 투쟁은 2017년 공정방송을 되찾고 MBC를 다시 세우는 그 날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최경순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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