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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의 혁신과 카메라 기자라는 직업의 현실

 

 

임종수교수-OSMO.jpg


필자는 2014년과 2015년을 전혀 다른 시간으로 살아가고 있다.

지난해는 미국 어느 시골마을에서 유유자적하는 기회를 가졌다.  1970년대 삶의 속도감에 현대화된 편의시설과

장비들을 갖춘 휴머니즘적 공간이었다. 그런 단맛나는 삶에 취해서인지 세상 돌아가는 것을 잠시 잊고 있는 동안 세상은,

특히 ‘IT강국 코리아’는 생각을 정리할 새도 없이 저멀리 가버렸다.

1년 반 이상의 시간을 뒤로 하고 현실로 복귀했을 때 이곳은 이미 예전의 그곳이 아니었다.

내가 아는 흔적들은 간데없이 사라졌고 그저 모든 것을 새로 배워야 하는 ‘현실’만 있을 뿐이었다.  빅데이터, 큐레이션,

로봇저널리즘, MCN, 72초TV, Native 광고 등  구글이나 유튜브는 더 이상 혁신을

상징하지 못할 정도로  새로운 용어들이 넘쳐난다. 그 중에는 영상 장비의 진화도 한 몫 하고 있다.

 HD가 실현된 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4K UHD이다. HD만으로도 우리 눈은 행복한데 UHD라니!

한동안 돌파구가 보이지 않던 UHD 사업이 700Mhz 문제가 해결되고 넷플릭스와 같이 UHD 콘텐츠를

대거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이 속속 생기면서, 무엇보다도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UHD 카메라와

UHD 스마트폰이 출시되면서 어느듯 현실이 된 듯 보인다.
단언컨대, 스마트폰의 진화는 적어도 미디어 산업 종사자라면 생존의 문제로 지켜봐야 한다.

스마트폰 영상화질의 고도화는 물론이거니와 그것과 각종 커뮤니케이션 플랫폼과의 연동성은 모든 것이

미디어화(mediatization)되어 가는 시대의 첨병이기 때문이다. SNS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인스타그램, 핀트레스트,

빙글, 포스퀘어 등으로 세대 진화하고 있다. SNS에서의 소셜시청(Social Viewing)과 영상 정보 교류는

디지털 네이티브들에게 있어 특별할 것 없는 ‘살아가는 방식’(ways of living)이다. 폭발하는 콘텐츠 큐레이션에서 보듯이,

이제 디지털 네이티브들은 뉴스, 드라마, 다큐멘터리, 코미디 등과 같이 전형화된 방송 장르와 쿨하게 결별하고 있다.

대신 탈장르화된 큐레이션 콘텐츠들을 가지고 ‘논다.’ 스마트폰은 이 많은 것들을 이끌어가는 힘이다.
스마트폰의 진화에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액세서리들이다. 사실 엄격하게 말하면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장비 중 무엇이

중심 매체고 무엇인 액세서리인지 정의하기가 매우 모호하다. 지난 10월 한국전자전(KES)에 등장한 DJI OSMO가 대표적이다.

 드론 관련 장비를 주로 생산하는 DJI는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핸드헬드 카메라 장비를 선보였다.

스마트폰을 마치 6mm 카메라 뷰 파인더처럼 활용하는 이 장비는 4K 수준의 UHD 화질에 흔들림 방지 장치,

슬로모션, 타임랩스, 방송 또는 영화 모드, 화이트밸런스, 수동과 자동 등 전문 카메라 기술이 집약돼 있다.

심지어는 스마트폰과 최대 25m 떨어져서도 연동된다. 최근 출시되고 있거나 출시 예정인 스마트폰마저도 그같은 기능을

당부문 대부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 장비의 구매비용은 이러저러한 액세서리를 포함한 6mm 카메라 시스템과

견줘봐도 거의 1/10 수준이다. 들고 뛰기도 좋다. 백팩이나 자동차, 자전거 같은 곳에 거치해서 쓰기도 좋다. 상상해 보라.

지금까지의 모든 카메라가 넘지 못했던 새로운 영상표현이 가능해지고 있다!
흔히 6mm 카메라는 소형화, 간소화, 저렴, 고성능을 특징으로 VJ라는 직업과 VJ 저널리즘의 표현영역을 개척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전에 없던 다양한 카메라 앵글, 높은 현장 접근성, 빠른 편집 등은 방송 영상세계를 한 차원 더 고도화했다.

하지만 일부 고사양의 전문 카메라를 제외하고 6mm를 포함한 일반적인 방송 카메라는 진보의 동력을 잃은 듯 보인다.

오히려 스마트폰 혹은 그와 연동되는 영상기술이 주도권을 행세하고 있다.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는 영상문법의 차이를

가져오기 마련이다(예를 들어 <1박2일>에서 스마트폰이나 DJI 장비를 사용했을 때를 상상해 보라). 과거 모든 영상 카메라가

 그랬듯이, 카메라의 시각적 특성은 곧 장비의 차이에 기인한다. 그리고 장비의 차이는 곧

그것을 다루는 직업의 차이를 낳는다.  그 차이는 기성세대에게는 위기로 감지된다.

곳곳에 닥친 디지털 혁신의 파고가 방송 카메라 기자에게 그렇게 밀려오고 있다.
영상 ‘전문가’인 방송 카메라 기자들에게는 그런 진화담론이 가소롭게 여겨질지도 모르겠다.

카메라 렌즈는 물론 이미지 센서의 크기, 그로 인해 야기되는 영상의 깊이 면에서 아직까지 전문가용 방송 카메라를

따라올 수 없다는 생각! 그럴 수 있을 것이다. 분명 표현 영역에서 좋은 영상과 평범한 영상은 구분된다. 하지만 기술진보는

하루하루 눈부시게 발전한다는 사실, 그것도 카메라에서가 아니라 스마트폰과 같이 개인휴대장비에서 진보가 이뤄진다는

사실, 또한 영상을 배우는 젊은 세대들이 그런 저렴한(?) 최신의 장비에 점차 길들여지고 있다는 사실,

다른 무엇보다 이 시대의 사람들이 그렇게 만들어진 영상을 보며 ‘즐거움’을 얻고 있다는 사실은 결코 간과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런 현실은 성찰과 실천을 부추긴다. 카메라 전문가가 아니지만 필자 역시 경험적으로 느낀다.

필자가 대학에 몸 담으로면서 만든 스튜디오와 각종 카메라 시스템은 당시 전국 신문방송학과에서 최고의 시설과 장비였다. 하지만 채 10년이 안된 지금 방송제작 수업은 엄청난 딜레마에 빠져있다.

그때까지만 해도 최고의 6mm HD 카메라와 액세서리, 그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이 이제는 낡은 유물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이번 학기는 특히 그렇다. 대학이 이 정도인데 현장은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카메라 기자들의

고민이 무엇인지 자못 궁금하다. 곳곳에서 ‘위기’를 얘기하는데 그런 위기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그것을 어떤 ‘기회’로 삼고 있는지 등등.

 

 

임종수/ 세종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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