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기자와 MNG 저널리즘

by KVJA posted Jul 02, 201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영상기자와 MNG 저널리즘

 

 

(사진) 영상기자와 MNG 저널리즘.jpg

▲ 영상기자와 MNG 저널리즘

 

 현재의 MNG(Mobile News Gathering)는 고화질 원본 영상을 HEVC 코덱(H.265)으로 압축한다. 모바일 통신망(LTE, 3G 등)을 통해 송출하는‘ 저용량 고효율’ 방식을 사용한다. 불과 1~2Mbps의 대역폭에도 화질과 관계없이 연결 가능하고, 3Mbps 이상의 대역폭에는 방송 가능한 고화질 영상을 실시간으로 연결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 SNG를 100% 대체할 수 없지만, 비용과 편의성 측면에서 강점이 뚜렷하다. 연결 안정성이나 화질 또한 점점 개선되고 있어 긴급한 재난·재해 및 사건·사고 현장에서 적극 활용되는 추세다. 특히 북미정상회담,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고 등 현장 생중계에 적극 활용되면서 해외 중계를 위한 핵심 솔루션이 되고 있다.

 

 MNG는 2010년 3월 29일 ‘천안함 침몰 사고 해상 연결’을 시작으로 중계차 및 OFDM 장비를 활용할 수 없는 현장에서 사용되었다. 3G 통신망을 통해 (저화질이지만) 생중계가 가능했다. LTE 통신망 개통으로 인해 가용 대역폭이 증가하면서 고화질 영상 전송 가능, 연결 안정성 상승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게 되었다. 당연한 일이지만, MNG를 이용한 실시간 영상 송출 수요 역시 급증하고 있다.

 

 통계적으로 볼 때 생중계보다 실시간 송출 목적의 사용이 더 많다. 영상취재 워크플로우도 이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취재 시점부터 여러 가지 송출 과정을 거쳐 뉴스에 반영되기까지 물리적인 시간차가 존재했지만, 이제는 취재 현장을 연결해 뉴스에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다만 MNG 송출 장비와 수신 서버가 한정되어 이를 운용하는 영상 데스크의 부담이 높아졌다.

 

 KBS 보도본부는 5대의 MNG를 운용 중이다. KBS의 경우 특정 기간 (2018년 10월 1일~2019년 4월 13일) 중 평일과 대형 이벤트가 발생한 주말(141일) 간 사용된 횟수는 639회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1일 사용 횟수는 4.53회에 이른다. 운용 장비의 사용 횟수가 증가하면서 장비가 급속하게 노후화되고 고장 빈도도 역시 더 늘어났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KBS는 신규 장비 5대를 추가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7월 중 도입 예정이다.)

 

 MNG는 ‘저용량 고효율’ 방식으로 고화질 영상을 송출할 수 있는 효과적인 장비이지만, 아직은 기술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많다. 현장 모바일 통신망 사정을 예측할 수 없어서 음영지역이나 오지에서는 연결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다. 이는 치명적인 단점이다. 현장의 영상기자가 이러한 위험 부담을 온전히 떠안아야 하는 것 역시 문제다. 현장에 파견된 영상기자 1인이 delay, bit rate 등을 조절하여 최적의 운용 조건을 맞춰 가며 장비 단점을 극복해야 하는 실정이다. MNG 운용과 관련된 모든 직종 관계자들의 장비에 대한 이해도가 장비를 실제로 윤용하고 사용하는 영상기자들에 비해 여전히 많이 떨어진다. MNG 사용의 현실적 문제점들에 대한 인지 역시 부족하다. 이러한 환경이 영상기자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장비 자체의 기능적 한계로 인한 방송 사고의 가능성을 언제나 열어둬야 하지만 실제로는 모든 책임이 현장 영상기자 1인에게 전가되는 실정이다. 방송사고 시 현장 영상기자를 질책하고 운용 미숙을 의심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도 했다. 향후 나아지기는 하겠지만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전원 공급 문제 역시 현장의 영상기자들을 괴롭힌다. 항공기 탑승 시 160Wh 이하의 배터리 기내 반입을 1인당 2개로 제한(ENG 부착 배터리 제외)하고 있어서 해외에서 MNG를 장시간 사용해야 하는 생중계 시에는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고화질 영상의 실시간 송출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곧 카메라에 MNG 기능이 부착되는 것이 가능해지리라 예상은 했었지만, 생각보다 빨리 현실화되었다. SONY는 이미 4K 카메라에 Dual Link Streaming 기능을 적용한 제품(PXW-Z450, Z280 등)을 출시했다. 유심 2개를 장착한 XDCAM Air를 이용해 영상을 실시간으로 연결할 수 있다. KBS 제주방송총국이 이미 2019년 4월 1일 ‘4·3 기획-일본 오사카 코리아타운 연결’에 XDCAM Air를 이용해 일본을 현지 연결했다. 아직 MNG에 비해 화질이 낮고 연결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추후 유심 슬롯이 많아지고 5G 통신망을 활용하게 된다면 MNG의 강력한 대체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MNG가 모든 영상기자 개인에게 지급되는 날도 머지않아 도래할 것이다. 모든 기술의 발전이 그렇지만 MNG 역시 영상기자들에게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이 진보된 기술 장비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예컨대 영상기자 개개인의 취재 자율성은 상당히 큰 위험을 직면해야 할지 모른다. 일반론이지만 데스크와 현장 영상기자의 관계는 구조적으로 대등하지 않다. 데스크나 책임자, 혹은 상급자가 모든 취재현장에 개입하고 통제할 수 있는 중앙 집권적 성격의 업무 형태를 불러올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영상기자들이 자칫하면 오퍼레이터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MNG가 영상기자를 단순 오퍼레이터로 전락시키는 도구가 되도록 해서는 곤란하다. 영상기자 스스로 현장을 취재하고 판단하는 역할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윤대민 / KBS    (증명사진) 윤대민.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