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중계, 또다른 도전의 시작

by KVJA posted Nov 0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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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중계, 또다른 도전의 시작

 

 

스마트폰 중계(사진).jpg

▲ 스마트폰 중계를 하는 아리랑TV 현장 분위기

 

 방송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진화 중이다. 어느새 UHD 화질이 대중화되어가고 있고, 송출도 LTE에서 5G로 발전 중에 있다.

 

 뉴스 영상취재 역시 마찬가지다. 방송 기술 발전의 큰 흐름에 발맞춰, 현장 취재도 기존 방식의 틀을 깨고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려는 시도들이 계속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스마트폰 취재’이다.

 

 바야흐로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각종 액션캠과 핸드짐벌 등 다양한 기기들을 활용한 취재로 뉴스 영상의 새로운 문법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동안 스마트폰 취재를 보편화하는데 주력해왔던 아리랑TV는, 또 다른 방식으로 스마트폰의 활용을 모색 중이다. 바로 ‘스마트폰을 통한 중계시스템 구축’이다. 이 시스템은 일종의 ‘작은 중계차’를 의미한다. 여러 대의 스마트폰으로 촬영되는 영상 신호들을 하나의 중계기를 통해 모으고, 태블릿 PC로 현장에서 컷팅까지 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그간의 스마트폰 취재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시험 무대는 빨리 왔다. 스마트폰 중계 시스템이 구축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뉴스 연결 제안이 불쑥 나왔다. '추석', 우리 민족의 대표 명절에 맞춰 국내외 시청자들에게 새 시스템을 선보이는 것이 어떤가 하는 제안이었다. 현장 중계팀이 신속하게 꾸려지고, 회사 내 기술연구소와 영상취재파트 간 정보 교환을 통해 어떤 식으로 뉴스 중계를 할 것인지 결정하는 긴 과정이 이어졌다.

 

 시스템이 사실상 완성되기는 했지만, 아직 방송에서 선보인 적이 없기 때문에, 걱정 반 우려 반이었던 게 사실이다. LTE망을 사용하는 통신 특성상, 통신거리 제한 또는 인파에 의한 통신장애 등 해결해야 할 위험 요인들이 많았다. 특히 추석 당일 중계 장소로 선정된 곳이 용인에 위치한 한국민속촌인데, 추석과 같은 명절에 많은 관람객들이 방문하는 장소이기 때문에 걱정이 컸다. 이런 저런 연결의 방해 요소들이 충분히 예견되었다.

 

 뉴스 중계 당일 전까지 어떠한 문제점들이 발생할 수 있는지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만약의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했다.

 

 추석 당일, 현장에 아침 일찍 도착하여 상황을 살펴보았는데,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민속촌을 방문해, 취재팀 모두 내심 당황했다. 중계 예정 장소에서는 상황이 더 나빴다. 연결 장소가 민속촌 내에서도 핫한 장소라 관람객 이동량이 상당했다. 연결 준비 단계부터 애로사항이 생겼다. 중계에 사용하기로 한 총 4대의 스마트폰 중, 2대는 카메라를 고정하여 보여주고, 나를 포함한 2명의 영상기자가 짐벌을 사용해 카메라를 직접 컨트롤한다는 것이 애초의 계획이었다. 그런데, 현장의 관람객들로 인해 중계기와의 통신이 원활하지 않았다. 리허설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중계 동선을 계속해서 수정해 나갔다. 중계팀으로 함께 한 기술연구소 분들과도 분주히 소통하며 어떻게 하면 매끄럽게 연결이 이루어질 수 있는지 중계 직전까지 고민을 거듭했다.

 

 드디어, 뉴스가 시작되었다. 연결 콜이 들어왔다. 리허설을 충분히 하긴 했지만, 돌발 상황에 대비해 긴장을 놓지 않고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 취재기자의 움직임에 따라 조심스럽게 이동을 시작했다. 스마트폰 중계의 특성상, 다른 카메라의 영상과 방송되는 온에어 영상을 모니터 할 수 없었기에, 카메라의 움직임에는 역시 한계가 있었다. 게다가 취재기자를 따라 이동하는 메인 카메라 역할이었기에, 더 조심스러웠다. 인파 속에서 충돌 없이 움직이면서 신호는 끊어지지 않아야 했다. 그리고 어느 때보다 순식간에 2분이 흘러갔다. 연결이 끝나자마자, 바로 영상을 확인했다. 전체적인 흐름은 괜찮았지만, 역시나 현장 상황 상 통신 장애는 어쩔 수 없었다. 영상이 살짝살짝 끊기는 것 등, 아쉬움이 남지만 현재의 기술력으로는 이게 최선이리라.

 

 일반 중계차나 ENG를 통한 MNG 연결이 아닌, 다수의 스마트폰을 통해 현장에서 컷팅하여 현장 연결을 해냈다는 자부심은 작지 않았다. 스마트폰 취재를 시작한 데 이은, 스마트폰 중계라는 두 번째 걸음을 나아간 데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 협회보에 이렇듯 짧은 보고를 남기는 만큼 방송 뉴스에 작은 참고가 되시기를 바란다.

 

 

임현정 / 아리랑TV    아리랑TV임현정.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