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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의 구체적인 제도화가 필요하다 


드론과 관련된 법규와 제도는 자동차의 그것과 많이 닮아 있다. 

자동차가 처음 등장했던 19세기 당시 영국의 시가지에는 마차가 즐비했는데, 이들과의 충돌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자동차에는 3명의 운전수를 태우고 이 중 한 명은 낮에는 붉은 깃발, 밤에는 붉은 등을 가지고 전방 55m 앞에서 자동차가 오고 있다고 소리치거나, 후방 55m에서 자동차가 지나갔다고 붉은 깃발을 흔드는 일을 맡아야 했다. 이것이 세계 최초의 자동차 법안인 ‘적기조례(Red Flag Act)’이다. 

이 법안은 차량의 중량과 속도 및 운행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였는데, 이로 인해 영국의 기업들은 자동차 산업에서 자연스럽게 손을 떼게 되었고 당시 경쟁국이었던 독일과 프랑스에 비해 오히려 영국의 자동차 산업은 

한참 뒤떨어지게 되는 불행한 결과를 낳게 하였다. 

이처럼 강력한 규제가 새로운 산업의 성장을 해치는 과오를 범하지 않으면서, 신 성장 동력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드론 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그에 따른 사회문제(비행사고와 사생활 침해)를 보완할 수 있도록 

드론과 관련된 국내 제도의 구체화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중국은 그동안 관련된 법 규정이 없는데도 규제 완화정책을 시행하면서 드론 산업을 획기적으로 성장시켰다. 그런데 최근 드론의 성지라 불리는 중국이 드론 안전 규정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드론 사용이 급증면서 

안전사고, 사생활 침해 등 많은 위험요소들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1일부터 중국 민항국은 기체 무게 250g이상에 대해 드론 소유주 실명 등록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중국에서 드론을 띄우려면 온라인을 통해 보유 기기를 등록해야 한다. 

산업용은 물론 개인용 제품도 이에 해당한다. 

사실상 소형 완구용 제품을 제외한 모든 드론은 자동차처럼 소유한 기체를 등록하고 신고해야 하는 것이다. 이어 영국에서도 지난 7월 22일부터 드론 사용자들은 온라인 혹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보유 기기를 등록해야하고 무인기 사용과 개인 정보 보호 등 드론 안전규정을 제대로 습득했는지 입증해야 한다. 

이는 400g이상의 드론이 비행 중인 헬리콥터의 유리를... 2kg이상의 드론이 항공기의 유리를 파손시킬 수 

있어 드론 사용자의 책임감을 높이고 사고를 막기 위한 규정 개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미국은 지난 2016년 6월에 교통부와 연방항공청등 총 26개 기관이 참여하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그간 몇 번의 회의와 수정안을 거쳐 '소형 무인항공기 규정(PART 107)'을 발표했다. 

그 내용은 비행 준비 단계부터 비행 후 사후 처리까지 드론 기체부터 조종사의 컨디션까지 광범위한 내용을 포함하면서도 상당히 구체적이다. 그 중 주목할 점은 드론 사용자가 소형무인항공기 원격조정 면허 조건을 

충족시키고 이를 입증할 경우 소형 무인항공기 규정(PART 107)에서 설명한 대부분의 제한은 예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드론 관리 및 비행, 사고, 승인 등 비행에 대한 모든 책임은 주조종사에게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마치 자동차 운전 중 모든 책임이 운전자에게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 예외조항에 따라 미국 연방항공청은 만약 드론 사용자가 비행을 안전하게 할 수 있음을 입증하면 대부분의 제한을 풀어 주는 절차도 만들었고 

온라인을 통해 제한 완화 신청을 받을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드론을 적용할 수 있는 산업분야는 영상 촬영, 물품 배송, 산림 감시, 시설물 안전진단, 국토조사, 해안선 관리, 농업 살포, 재난인명구조 등 다양하다. 이 중 드론에 장착된 카메라로 정보를 습득하는 영상 촬영 및 

조사, 검사 등의 활용을 제외하고 화물을 실었을 때 최대 이륙중량 25kg을 쉽게 초과하고 원거리 비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규정이 드론 산업의 발전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는 앞으로 우리가 고민하고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여전히 드론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위의 드론 관련 규정에 영상 촬영 분야는 상대적으로 제약이 덜하다. 

그래서 방송사의 드론 운용은 이 산업의 바로미터가 될 수가 있다. 

따라서 드론을 활용해 항공촬영을 하는 우리는 평소의 직접적인 사용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드론 제도가 보완될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을 개진할 필요가 있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여 건강한 드론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드론 2.jpg



설민환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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