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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초의 父子 카메라기자
변영우 변성중 기자를 만나다

  아버지와 아들이 바쁘게 생활하다 보니 인터뷰 하기가 정말 힘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24일 저녁 7시 목동에서 드디어 재회했다.

간단히 가족을 소개해 달라. 아들이라 키우기 힘들었겠다.
  변영우: 1남 1녀를 두고 있다. 아들과는 무려 8살 차이가 나는 딸이 있다. 성중이가 하도 동생을 낳아달라고 해서 낳았다.(웃음) 동생이 태어나고 나서 성중이가 학교 친구들에게 자랑을 했던 게 생각난다. 딸은 보스턴대학 국제학과를 1년 일찍 조기졸업하고 지금은 중국 베이징에서 유학을 하며 외무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성중이나 딸이나 키우면서 말썽 한번을 안 피웠다. 화초를 좋아해 많이 키웠는데 꽃잎 한번 따지 않았다. 하지 말라는 행동은 하지 않는 착한 아이들이었다. 다른 집은 벽이며 장롱이며 온통 낙서로 도배가 된다고 하는데 우리 애들은 참 순했다.

카메라기자가 된 동기가 무엇입니까?
  변영우: 중앙대 사진학과를 다녔다. 사진을 전공 한 계기는 고3때 몸이 아파 휴학을 했었다. 그 후 나름대로 사진 작업을 했는데 성과가 좋게 나왔다. 당시 한국일보 학생과학 잡지에서 장래가 촉망되는 사진작가로 선정되었고 중앙일보 전국학생 사진 콘테스트 은상을 수상하는 등 여러 공모전에서 수상했다. 그 휴학하는 일 년이 내 인생의 목표가 정해지는 아주 중요한 시기였다. 하지만 영상의 길로 가겠다는 결심은 졸업을 하고 ROTC로 군대를 다녀와 1년 여간 방황을 마친후 이루어 지게 되었다. 그때는 시대 상황이 방송이나 신문의 제 역할을 못하다보니 선배들이 다른 길을 찾아보라고 할 정도로 번뇌가 심했다. 하지만 결국 1982년 11월 MBC에 입사를 했고, 드라마, 중계 카메라 등의 촬영감독을 했다가 1991년 SBS가 창사되면서 카메라기자로의 전환을 시도하며 나름대로의 주관과 철학을 갖고 업무에 임했다. 조선시대 승정원은 지금의 대통령 비서실과 비슷한 역할을 했는데 승정원에는 사관이 있었다. 왕도 승정원 일기를 마음대로 고칠 수 없었던 것처럼 카메라기자 역시 사관의 마음을 갖고 취재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역사의 오점 역시 항시 올바른 시각으로 시청자에게 사실을 전달해야 한다. 일종의 소명의식이 필요하다.
  변성중: 대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DSLR 카메라를 사주셨다. 사진에 대해 많이 배웠고 촬영하는 것이 즐거웠다. 건축공학을 전공하여 졸업 후 건축회사에서 1년 반 정도 일을 했지만 배움과 현실은 너무 달라 아버지와 상의 후 퇴사를 했다. 그 후 유럽으로 3개월 간 배낭여행을 다녀왔고 고심 끝에 동경했던 카메라기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변영우: 동경했다고 했는데 아들은 표현을 하지 않았다. 아들이 말이 없어 속을 알 수 없었는데 유럽 여행을 다녀온 후 카메라기자가 되겠다고 하더라. 본인이 심사숙고해서 결정했기 때문에 아들의 의견을 존중했다.

기억에 남는 취재나 프로그램이 있으시다면?
  변영우: 참 많다. SBS 카메라기자들과 함께 집필한 <그때 카메라가 내 눈물을 닦아 주었다>에서도 언급한 내용이지만 정말 울면서 취재했던 기억이 있다. 1993년 인가 1994년인가 사할린 교포가 입국했던 적이 있다. 당시 당일 출장으로 사할린에 가게 되었다. 공항 밖을 나갈 수 없는 취재였는데 소련 측의 배려로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주변을 취재 할 수 있었다. 공항이 철조망으로 둘러 싸여 있었는데 남아 있는 가족들이 철조망에 올라타거나 매달려 “가지마라” 소리치며 우는데... 절규였다. 나 역시 흐르는 눈물로 파인더가 흐려져서 촬영이 힘들 정도였다.. 귀국하는 동포들은 우즈베키스탄이나 카자흐스탄 지역으로 강제 이주되었다가 다시 사할린으로 돌아와 정착했지만 부모의 나라에 뼈를 묻고 싶어 귀국을 결심하게 된 분들이다. 이미 징용으로 인한 강제이별을 경험했는데 또 다시 남아 있는 가족들과 이별을 해야만 했다. 취재 후에도 동포들이 자꾸 생각나 애잔한 아픔으로 남아있다.

보람된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
  마약회사 정트리오... 마약실태 파악을 하는 50분 특집물을 제작했다. 90년대 초반일 것이다. LA 할렘가에 들어가기 전 카센터에서 차의 내부를 안보이게 선팅을 한 후 조그만 구멍을 뚫어 그곳으로 마약 현장을 촬영했다. 긴장도 많이 되었고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다. 이어 마약 청소년 중독자 개선 센터를 취재했는데 그중에 한국계 청년들도 있었다. 인터뷰 도중 그들은 참회의 눈물을 흘렸고 우리와의 인터뷰를 계기로 다시는 마약에 손을 대지 않겠다는 그들의 다짐에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2000년대에는 10여 년간 현장 취재를 하지 못했다. 영상편집부장, 영상취재부장, 영상 본부장을 역임했다. 특히 영상편집부장 시절은 아날로그 시스템이 디지털로 전환되는 시점으로 디지털 관련 여러 교육이 이루어졌다. 영상취재기자와 영상편집기자들은 일과 후에도 테스트를 받아야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우리 방송사가 디지털 선두주자로 나서는데 초석을 다져 보람되었다.

변성중 기자는 이제 3년차인데 기억에 남는 취재가 있었는가?
  변성중: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가 기억에 남는다. 천안함 사태가 일어났을 당시에는 수습기간이었는데 집에서 자다가 급히 연락을 받고 출장준비도 없이 입은 옷 그대로 백령도에 김재헌 선배와 함께 들어갔다. 역사의 현장에서 실종자 가족들을 보며 많이 안타까웠고 추위와 싸우며 6일정도 있었다.
  변영우: 천안함 이야기가 나와서 생각이 났는데 부자지간에 첫 합작품이 나올 뻔 했다. 침몰 천안함을 바지선에 싣고 예인해 평택항으로 들어올 때 아들한테 전화가 왔다. “이거만 되면 꼭 특종이니 평택항 입구에 있는 한전서부발전 평택 화력발전소 대형 굴뚝에 올라가 촬영할 수 있게 아는 분께 섭외를 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나는 SBS소속이고 아들은 MBN인데... 망설이다 그곳에 근무하는 선배에게 전화를 했더니 이미 경찰관계자가 취재진이 절대로 굴뚝에 올라가지 못하도록 협조해 달라는 연락을 해왔다며 정중히 거절하는게 아닌가. 첫 합작품(?)이 될 뻔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됐어도 입장이 애매모호 할 뻔했다.(웃음)
  변성중: 그 다음 기억에 남는 취재는 역시 아웅산 수치의 인터뷰이다. 만 1년도 안되었는데 출장 명령을 받았다. 책을 통해 보안이 어떤지에 대해 공부도 많이 했다.
( 미디어아이 78호 아웅산 수치 취재기 참고)

  이즈음 인터뷰가 진행되었을 때 한국 올림픽 대표팀의 런던 올림픽 축구 대진표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다.
  변영우: 어떻게 보면 카메라기자는 축구선수와 비슷하다. 개인기도 중요하지만 팀웍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출입처에서는 타방송사 기자들과 팀웍을 이뤄 취재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른 직종에 비해서 경쟁관계의 기자들과도 친하게 된다.
종편 개국이후 POOL에 문제가 많은 것 같은데 협회에서 조율을 잘해야 할 것이다. 저도 협회 사무국장과 부회장을 해봤지만 지금의 협회는 예전의 친목성 단체에서 벗아나야 한다. 방송3사 체제에서야 세가 약했지만 지금은 명실상부한 언론 직능단체로 자리매김했다. 협회가 풀로 인한 협회 회원사의 갈등을 적극적으로 해결해줘야 한다.

아들에게 카메라기자 선배로서 조언을 해주신다면?
  변영우: 요즘 아들 보기가 참 어렵다. 기자가 되었는데도 어렸을 때의 성격 그대로인 것 같다. 자주 해 준 이야기인데 잘났다고 자만하지 말고 겸손하고, 팀웍을 깨지 않는 기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상호간에 인사를 잘하고 화목하게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 선배들과의 유대감이 재산이 될 것이다. 또, 뛰어난 능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수를 최소화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아마 지속적인 경험을 통해서 느끼게 될 것이다.

후배 기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변영우: 기자란 말 그대로 역사를 기록하는 사람이다. 글로 쓰던 영상으로 취재를 하던... 취재기자들이 보면 기분 나쁠 수도 있겠지만 글은 현장에 없어도 쓸 수 있고, 과장되게 쓸 수도 있지만 영상은 과장 할 수도 없고 현장에 없으면 아예 취재자체가 불가한 것이다. 예전엔 화재가 발생하면 거리에 상관없이 취재를 갔다. 그런데 지금은 대부분 소방서 제공의 그림과 인터넷에 올라온 제보영상이 주를 이룬다. 기자가 현장에 없다면 기자라고 할 수 있는가? 현장에서 기록하고 사실 그대로를 전달해야 한다. 가보지도 않고 글을 쓰거나 영상을 받는다면 스스로의 영역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비록 그 곳이 전장이거나 재해현장 일지라도 반드시 현장에 있어야만 존재 가치가 있는 것이 카메라기자이다. 물론 최대한 안전하게 취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해 통계를 보니 지구촌에서 분쟁 취재 등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기자의 수가 백여명을 넘어섰다. 현장에 존재하되 안전을 확보하고 기자의 책무를 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변성중: 구체적인 꿈은 아니지만 아버지께서 조언해 주신대로 겸손, 성실, 예절 등 초심을 잃지 않고 맡은 바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는 참된 기자가 되고 싶다.
마지막으로 아버지 자랑을 해 달라
  변성중: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가 너무 엄하셔서 장기간 출장을 가시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눈치 안 봐서 좋고 돌아오시면 선물 많이 사 오시니 좋고... (웃음)
집에서는 아버지이지만 사회에서는 카메라기자 선배이기 때문에 많은 조언들을 구할 수 있어 좋다. 아버지는 풍부한 유머감각과 위트가 있으셔서 제 친구들과 모인 자리에서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분위기가 살아 친구들이 아버지를 무척 따르고 좋아한다.

  일찍 자리에 온 변성중 기자는 스킨스쿠버 오픈워터 과정의 서적을 읽고 있었다. 이번 휴가 때 필리핀에서 자격증을 딸 예정이라고 한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참으로 행복하고 화목해 보이는 아버지와 아들, 가족의 모습이 보였다.

대담: 박현철 이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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