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132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제목 없음

<독도 리포트>

대한민국 동쪽 땅끝을 다녀오다

출발 그리고 도착

2월 17일 갑작스레 독도 출장이 결정됐다. 취재 목적은 작년 일본 시마네현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다케시마의 날(2월 22일)을 맞아 독도 현지 분위기를 전달 하는 것. 급하게 결정된 만큼 출발하는 것이 그리 순탄치 만은 않았다. 독도로 가는 민간 선박이 없어 간신히 해경의 경비정을 섭외했으나 다시 승선인원이 문제가 되었다. 처음 중계팀을 포함해 15명으로 구성된 출장인원은 경비정 승선인원 제한으로 어쩔 수 없이 8명으로 축소되었다. 특히 영상기자와 오디오맨 그리고 취재기자 2명이었던 취재팀은 영상기자와 취재기자 1명씩만 가는 것으로 결정되어 출발 전부터 험난한 출장길을 예상케 했다. 게다가 중계팀에서 카메라맨이 빠지는 바람에 내가 중계 카메라까지 맡아야만 했다. 밤 10시에 서울을 출발하여 새벽 2시가 넘어서 묵호항이 있는 동해에 도착해 잠깐 눈을 붙였다. 18일 오전 9시 묵호항에서 중계팀 그리고 KBS 취재팀과 함께 해양경찰 경비정 1003호를 타고 독도로 출발했다. 7시간의 긴 항해 끝에 독도가 멀리 보이기 시작했다. 독도의 동도에 있는 접안시설에 경비정을 댈 수 없어 소형 보트를 이용해 독도로 들어갔는데 무거운 SNG 장비 때문에 짐을 옮기는 데만 1시간 넘게 소요됐다. 게다가 우리는 독도에 도착할 때까지 입도 허가가 나지 않은 바람에 선착장에서 경찰과 실랑이까지 벌여야 했다. 해가 거의 질 무렵에 입도 허가가 나고 우리는 간신히 독도경비대 막사 식당 앞에 SNG 장비를 옮겨 놓고 도서실에 짐을 풀 수 있었다. 작년 독도에 위성장비를 설치한 KBS는 우리와 같은 8명이 독도에 들어왔지만 짐은 우리의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

취재 그리고 중계

도착 다음날인 2월 19일 10년 만에 독도로 다시 이주하는 김성도씨 부부와 이예군 씨를 취재했다. 독도에 두 가구가 거주하게 된다는 것은 독도가 국제법상으로 유인도로 분류되어 일본의 독도는 무인도라는 주장을 무의미하게 하는 의미 있는 사건이다. 성금으로 마련된 독도 호를 타고 독도의 서도에 내린 김성도씨 부부를 중심으로 독도이주 안녕기원회와 거주지인 어업인 숙소 등을 두루 취재했다. 다케시마의 날 전날인 21일에는 독도를 지키는 독도 경비대원들과 동해안의 밤을 홀로 비추는 독도 등대 소장을 만났다. 일부 보안 시설 때문에 취재 시 독도경비대장의 협조를 구해야 했지만 대부분 큰 어려움 없이 취재할 수 있었다. 일본 시마네현에서 다케시마의 날로 선포한 2월 22일, 나는 해뜨기 전부터 해진 후까지 영상기자와 중계 카메라맨 1인 2역을 소화해내야만 했다. 아침 6시 뉴스부터 메인인 8시뉴스까지 총 5번의 중계를 했고 이의근 경북도지사가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독도경비대원들을 격려하는 행사를 취재했다. 당초 일본 시마네현에 맞선 독도지킴이 행사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기상이 나빠 관계자들이 독도에 오지 못해 행사는 연기되고 말았다. 만일 행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었다면 독도의 동, 서도를 오가며 더욱 분주한 하루를 보냈을 것이다. 중계 포인트는 KBS와 함께 동도 꼭대기에 있는 헬기 착륙장에 잡았다. 헬기장은 넓을 뿐만 아니라 낮에는 독도의 서도, 밤에는 동도를 상징하는 등대를 배경으로 할 수 있어 중계를 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자 유일한 곳이다. 바다바람이 거세게 불어 조명을 비롯한 중계 장비를 설치하는데 다소 애를 먹었지만 우리와 KBS 모두 중계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생 활

출장이 갑작스레 결정되어 독도 입도 허가도 받지 못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맨바닥에서 먹고자고 할 각오로 독도로 향했다. 출발하기 전에 생수, 컵라면, 햇반, 참치 통조림 등 일주일 분량의 부식 과 버너 그리고 침낭을 준비했다. 다행히 경비대장의 배려로 스팀이 들어오는 경비대 막사 도서실에 거처를 마련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바닥은 난방이 전혀 되지 않는 콘크리트. 중계팀이 우천을 대비해 가져온 커다란 비닐과 경비대에 빌려준 이불을 깔고 그 위에 침낭을 펴 우리팀 8명의 숙소가 완성됐다. 거센 바다바람 때문에 버너의 불이 잘 올라오지 않아 도서실에서 물을 끓여 참치 통조림을 반찬으로 햇반과 컵라면을 끓여먹었다. 독도에서는 따로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지만 다행스럽게도 경비대원들을 위한 체력단련장에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 6대와 당구대 탁구대 등이 설치되어 있어 가끔 이용할 수 있었다. 경비대장이 컴퓨터 중 2대를 취재용으로 제공해줘 각 사의 취재에 큰 도움을 주었다. 또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공중전화가 있어 상황에 따라 유용하게 쓰였다. 휴대폰은 일부 지역에서만 사용가능하지만 신호가 약해 소리가 잘 끊어지고 배터리 소모도 커 평소엔 전원을 꺼놓고 지냈다. 뒤늦게 독도에 들어온 MBC 취재기자가 맨홀에 빠져 갈비뼈가 손상되는 사고가 있었다. 또한 동기인 우리 취재기자도 선착장에서 트라이포드를 들고 뛰다 미끄러져 넘어지기도 했다. 독도는 잘 정비가 안된 곳이 많아 사고의 위험이 어디에나 도사리고 있다. 항상 안전에 유의해야 할 곳. 그 곳이 바로 독도였다.

복 귀

22일 8시뉴스 중계를 마치고 모든 위성장비를 정리하고 짐을 꾸렸다. 23일 아침 7시에 해경 경비정이 오기로 되어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6시부터 장비를 선착장으로 내렸다. 그리고 들어왔을 때와 똑같이 소형보트를 타고 동해의 푸른 파도를 가르며 독도를 떠났다. 괭이갈매기, 삽살개 그리고 매서운 바닷바람과 함께했던 독도에서의 5박6일. 어쩌면 내게 독도는 콘크리트 바닥 위에 깐 침낭 속에서 밤을 지새고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운 기억으로 먼저 떠오를지 모른다. 하지만 쉽게 갈수 없는 곳인 만큼 쉽게 잊혀지지 않은 기억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 동쪽 끝에서 내 두발로 대한민국을 느끼고 돌아온 시간이므로…

SBS뉴스텍 영상취재팀 주용진 기자


  1. 북한이 변하고 있다, 그러나...

    <핵실험 그 후, 평양을 가다> 북한이 변하고 있다, 그러나... 손님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리 비행기는 지금 압록강을 건너 공화국 영토 위를 날고 있습니다. 중국 선양공항을 출발한 고려항공 비행기가 40분을 날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안개가 자욱한...
    Date2006.11.20 Views7307
    Read More
  2. 비에 젖은 금강산

    <핵 실험그 후, 북한을 가다> 비에 젖은 금강산 ‘풍악산, 가을 단풍이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풍악이라는 별칭을 붙였을까? 곱디고운 풍악의 단풍은 어떠할까? 그 모습을 영상에 담으면 어떨까?’ 카메라기자라면 가을 금강산, 그러니까 풍악산을 영상에 담아보고...
    Date2006.11.20 Views7210
    Read More
  3. No Image

    Re:Re:MBC 태그의 뻘쭘함.

    맞습니다. 독일제로 개당 13만원~18만원 정도 합니다. 마이크 값과 비슷합니다. 국산화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Date2006.11.14 Views7752
    Read More
  4. No Image

    해외 출장시 현지에있는 Agency를 활용하세요

    안녕하세요 AP Television서울지국 문승재 입니다. SBS에서 태국 구테타 취재 하신 기자의 글을 읽고 한가지 도움이 될까 해서 글을 씁니다. 저도 이곳 저곳 출장을 다녀 보았지만 항상 공항에서 출발 전에는 긴장하는 마음을 갖습니다. 한국에서 일하는 것이 ...
    Date2006.10.30 Views8508
    Read More
  5. 태국 쿠데타 취재기

    <태국 쿠데타 취재기> 이번에도 작심삼일, 삼일 후에 또 작심삼일! 갑작스러운 출장 (우리의 숙명) 아침에 받는 전화 - 기상하기 전에 전화벨이 울리면 비몽사몽간이라도 반사적으로 긴장하게 된다. 100이면 100이 일찍 출근하라는 전화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
    Date2006.10.20 Views8128
    Read More
  6. 전쟁 취재에 대한 교훈 얻은 소중한 경험

    <취재기> 전쟁 취재에 대한 교훈얻은 소중한 경험 인천-영국-시리아-레바논 폭염에 휩싸인 레바논을 취재하기 위해 택한 첫 번째 관문 영국공항. 취재진들은 레바논 전쟁터에서 어떻게 취재해야할지를 고민하느라 사뭇 긴장감이 맴돌았다. 그러나 레바논은 커...
    Date2006.09.13 Views7329
    Read More
  7. No Image

    Re:MBC 태그의 뻘쭘함.

    모양은 괜찮은것 같은데 가격이 개당 10만원이 넘는거로 알고 있는데 맞습니까? 스폰지가 너무 비싸지 않는가요? 외제라서 그런가.....
    Date2006.09.05 Views7567
    Read More
  8. No Image

    MBC 태그의 뻘쭘함.

    마이크 스폰지 부분에 로고를 붙인 이후, 인터뷰이 사이즈 잡기가 곤란하네요. 타사 마이크 로고도 다 나오게 잡자니 사이즈가 넓고, 엠 로고 안나오게 잡자니 너무 클로즈업이고. 중간 사이즈로 잡으면 엠 로고만 나오고... -_-; 다같이 이기회에 스폰지에 자...
    Date2006.08.25 Views8741
    Read More
  9. 수재민, 여러분 힘내세요!

    <강원지역 폭우, 취재를 마치고> 수재민 여러분, 힘내세요! 모처럼 쉬는 날이었던 지난 15일. 큰 비가 온다는 예보는 있었지만, 강원도는 대부분 8-9월 태풍 외에는 큰 비 피해가 없었던 터라 “상황 대기만 하면 되겠지”라는 속편한 생각으로 주말을 맞았다. ...
    Date2006.08.11 Views7575
    Read More
  10. No Image

    아파트 촬영허가 받으셨어요?

    현장 속에서 현장1- 경기도 파주에 있는 한 유명업체에서 지은 아파트의 처마가 무너졌다는 얘기를 듣고서 현장을 찾았다. 사고가 난 H아파트는 2년 전에 입주를 시작한 새 아파트였다. 사고가 난 처마는 가로 5 미터, 세로 1 미터, 깊이 1미터이고 총무게가 ...
    Date2006.05.16 Views6873
    Read More
  11. No Image

    아파트 촬영허가 받으셨어요?

    현장 속에서 현장1- 경기도 파주에 있는 한 유명업체에서 지은 아파트의 처마가 무너졌다는 얘기를 듣고서 현장을 찾았다. 사고가 난 H아파트는 2년 전에 입주를 시작한 새 아파트였다. 사고가 난 처마는 가로 5 미터, 세로 1 미터, 깊이 1미터이고 총무게가 ...
    Date2006.05.16 Views9057
    Read More
  12. 이산가족 상봉 취재... 어떻게 해야 하나?

    이산가족 상봉 취재... 어떻게 해야 하나? 2006년 3월 23일. 제 13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 공동취재단은 결국 철수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 공동취재단의 이러한 결정은 50여년 만에 혈육의 정을 나누는 뜻 깊은 이산가족 행사를 국민들에게 상세히 취재 및 ...
    Date2006.04.18 Views7675
    Read More
  13. 대한민국 동쪽 땅 끝을 다녀오다

    제목 없음 대한민국 동쪽 땅끝을 다녀오다 출발 그리고 도착 2월 17일 갑작스레 독도 출장이 결정됐다. 취재 목적은 작년 일본 시마네현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다케시마의 날(2월 22일)을 맞아 독도 현지 분위기를 전달 하는 것. 급하게 결정된 만큼 출발하는 ...
    Date2006.03.14 Views11326
    Read More
  14. 남극 세종 과학 기지에서 느낀 것... "공부가 필요해!"

    남극 세종 과학기자에서 느낀 것 … "공부가 필요해!" 광활한 자연과 작은 인간들이 펼치는 무대 남극 과학기지 최근에 사람들 사이에서 탐험과 야생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고 있다. 그런 관심 속에 가장 대표적인 와일드 라이프가 바로 남극 대륙과 그에 연관...
    Date2006.02.15 Views10462
    Read More
  15. 시속 233Km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시속 233Km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우리는 시속 233Km의 허리케인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이 가지 않는다. - 4등급은 바람세기가 시속 131마일 ~ 155마일 (210Km ~ 249Km). 일반 주택을 심하게 파괴하거나 무너뜨리고, 나무를 뿌리째 뽑아 날려 버릴 수 있다. -...
    Date2005.10.12 Views10729
    Read More
  16. 1인 5역이 아니면 안 되는 곳 울릉도!

    제목 없음 1인 5역이 아니면 안 되는 곳 울릉도! KBS 울릉지국 방송기술 직원의 태풍 나비 수해 취재기 작년 12월1일 KBS 울릉중계소에 오면서 나름대로 계획이 있었다 프로그램 하나 만들어 보겠다고 기획 제작 서까지 만든 것이다. 그러나 막상 울릉도에 와...
    Date2005.10.12 Views8467
    Read More
  17. No Image

    태국 푸켓 온라인 송출

    태국 푸켓 온라인 송출기 ENG 카메라를 가지고 해외 출장을 갈 때와 달리 6mm 캠코더의 장점은 까르네 등의 서류절차가 간소하거나 필요 없고, 무거운 삼각대와 배터리를 지참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기자는 올 1월초 지진 해일 피해가 났었던 태국 푸켓에 ...
    Date2005.09.09 Views7558
    Read More
  18. No Image

    베트남 하노이 온라인 송출

    베트남 하노이 온라인 송출기 14일 새벽 1시 30분(서울시각)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서울행 비행기를 탄다는 제보를 받고, 12일 하노이로 떠났다. 갑작스런 제보였기에 pc 150 한대와 wireless mic가 준비한 장비의 전부였다. 해외 취재...
    Date2005.09.09 Views7211
    Read More
  19. No Image

    대만 온라인 송출

    대만 온라인 송출기 지난 7월, 대만 출장이 급하게 결정되었다. 한국 국회의원들이 대만에서 부동산 사기 피해를 당한 의혹이 있다는 정보가 입수되었는데 서둘러 현지에 가서 취재한 내용을 서울로 송출해야하는 상황이었다. 대만은 나름대로 위성 송출 시스...
    Date2005.09.09 Views7560
    Read More
  20. 평양 축전 기간 중 평양 순안 공항에서

    이 한 장의 사진 2001년 8월 15일 평양축전 기간 중 평양 순안 공항에서 이 해 민족통일대축전은 처음 남측 대표단이 공식 참가하였으나, 한 참가 교수가 만경대 방명록에 친북 성향의 글을 남겨 논란이 되었다. 공동취재단 왼쪽부터 MBC 양윤모 부장, 김종수 ...
    Date2005.09.09 Views7743
    Read More
  21. No Image

    64년만의 폭우, 그 피해 현장 스케치

    64년만의 폭우, 그 피해 현장 스케치 “아니 이것이 뭔 난리여!! 내 나이 팔십 평생 요렇게 비가 많이 온 걸 본 적이 없는디... 이것이 뭔 일이다요 기자양반~” 350밀리미터의 집중 호우가 쏟아져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겨버린 부안군 줄포면. 비가 그친 3일 오...
    Date2005.09.09 Views728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Next
/ 18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