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박 43일간의 세계일주취재,참으로 가슴 벅찬 일정이었다.
3대륙 12개국을 돌아다닌다니 처음엔 너무 좋았던 기억이 난다.
해외취재에 이골이 난 몸이라 자신을 했건만 그 기대는 첫 날 런던에서부터 깨지기 시작했다.
급체! 첫날 과식을 한 탓인지 하루종일 어지럽고 식은 땀을 흘려야 했다.
어떻게 촬영을 했는지 누구를 만났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하게 흐려진 가운데
우리는 이미 벨기에를 치고 덴마크에 와있었다.
또 바뀐 시차속에 몸을 적응하려하니 해가 지지 않는다.
새벽1시가 돼서야 해가 지더니 새벽4시에 해가 뜬다.
잠도 못자고 쳇기도 가시지 않은채 새벽에 뜨는 해를 맞이해야만 했다.
42박43일간의 세계일주취재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해지는 라인강에서 물끄러미 숭어떼를 발견했다.
매운탕이 그리웠다.
선배가 매운탕사진을 휴대폰으로 보내왔다.
눈물이 났다.
매일 바뀌는 잠자리와 음식,이틀 단위로 바뀌는 시차.
유럽에서 조금 적응하려니 이번엔 대서양을 건너 플로리다에 와 있다.
또 한번 모든게 뒤집혔다.
이번에는 혹독한 더위와 싸워야 했다.
피부는 벌써 원주민 수준으로 타버렸고 체력은 바닥을 내보였다.
된장찌개가 그리웠다.
미국에서 끝내 된장찌개를 먹지 못하고 우리는 일본,중국,말레이시아를 치고 빠져야 했다.
더위를 먹어서 파인애플을 소금에 찍어 먹은 기억외에는 별로 기억나는게 없다.
편집을 한참하는데 편집실밖에는 낙엽이 떨어졌다.
그렇게 그렇게 다큐3부를 방송하고 나니 12월겨울의 중턱에 와 있다.
한 해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백야의 코펜하겐도 라인강의 숭어떼도 힘들었던 2009년의 추억속에 묻혀버렸다.